내용요약 미국 물가 쇼크에 다음 주 연준 FOMC 금리 인상 주목
한미 금리차 크게 벌어질 수도…다만 한은, 과도한 금리 인상 부담 상존
이달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강도 높은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 폭에 대한 고민이 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강도 높은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 폭에 대한 고민이 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미국의 8월 물가가 예상치를 웃돌며 9월에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금리도 어느 수준 인상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8월에 비해 8.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되며 시장의 전망치를 상회했다. CPI 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전문가들은 8.0% 정도의 상승률을 예상하며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기대가 확대됐지만 발표 이후, 오히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강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때문에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0.75%P 금리 인상)이 아닌 울트라스텝(1.0%P 금리 인상)을 밟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한국은행(한은)은 대응에 분주하다. 한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를 열었고, 10월에 다시 금통위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다. 미국 물가 쇼크로 인한 연준의 강도 높은 금리 인상 여파로 한은도 지난 7월 단행했던 이례적인 빅스텝(0.50%P 금리 인상)을 10월에 재차 밟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2.50%이고 미국은 2.25~2.50%로 양 국가간 기준금리 상단이 같다. 하지만 이달 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 한미 기준금리는 역전된다. 시장에서 울트라스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0.75~1.00%P 수준의 금리 격차가 벌어질 수도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를 역전해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면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 및 채권 시장에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8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미 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역전기간이 길어지거나 주요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확산될 경우 국내에서도 일부 외국자본이 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90원대를 돌파하며 13년 5개월여 만에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연내 환율 상단이 1450원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교역조건 악화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축소되는 가운데 대규모 해외투자로 수요 우위의 외환수급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우려 확대가 한은의 빅스텝 가능성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불안요인에 대해 이승헌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13일 '시장상황점검회의'에 참석해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자본유출입, 원·달러 환율 등의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할 것을 당부했다.

빅스텝 전망이 제기되고 있지만 확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 둔화 우려로 인해 한은이 빅스텝 단행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 부담 가중도 외면할 수 없다. 한은의 올해 초 추산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와 같은 수준으로 오른다고 가정할 경우 빅스텝으로 인한 가계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연간 6조 4000억원이 늘어난다.

이에 8월 금통위에서 한 금통위원은 과도한 기준금리 인상이 대외리스크 요인과 맞물려 국내경제 하방리스크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빅스텝과 거리를 두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회의 이후 당분간 금리를 0.25%P씩 인상하겠다고 밝혔으며, 잭슨홀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인 발언에도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아 향후 통화정책 운용 방향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한 바 있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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