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최태원 회장

[한스경제 송진현] SK그룹 뿌리는 1953년의 선경직물이다.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이 선경직물을 인수해 섬유기업으로 출발한 것이다.

최종건 회장의 동생인 최종현 회장이 1973년 그룹 사령탑에 오르면서 SK그룹은 비약적인 성장을 하기 시작했다.

미국 시카고대학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최종현 회장은 기업을 키우기 위해 과감히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다.

최종현 회장은 1980년 유공(현 SK이노베이션)을 인수함에 따라 오랜 숙원이던 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이뤄냈다. 휘발유와 기초 유분을 비롯해 함성고무, 합성섬유에 이르기까지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는 당시 한국 산업계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학창시절 미국에서 선진 기업들의 경영행태를 직접 관찰할 수 있었던 최종현 회장이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인수합병에 성공한 것이다.

최종현 회장의 다음 목표는 통신업 진출이었다. 선진국에서 통신업이 발달한 것에 주목했던 것이다.

통신업 진출을 위해 치밀한 전략을 짰던 최종현 회장은 노태우 대통령 시절인 1992년 마침내 제2동통신 사업권을 획득했다.

하지만 최종현 회장은 사업권을 자진 반납했다. 노태우 대통령과 사돈관계라는 이유로 특혜 시비가 일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매사에 정정당당하게 사업을 하는 인물이었다. 여기서 멈추지 않은 최종현 회장은 1994년 최고가 입찰로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해 마침내 통신업에 진출할 수 있었다. 당시 경영수업을 받던 현 SK그룹 최태원 회장도 실무작업을 진두지휘하며 한국이동통신 인수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1998년 부친인 최종현 회장의 갑작스런 타계로 SK그룹 지휘봉을 잡게된 최태원 회장도 이후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포트폴리오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 최태원 회장은 부친의 모교인 시카고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 통합과정을 이수해 선진국 기업들의 경영 흐름에 정통하다. 

최태원 회장은 2012년 그룹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 하이닉스를 인수했다. 

당시 그룹 내에서 반대가 심했지만 최태원 회장은 향후 반도체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과감히 베팅했다. SK하이닉스는 이후 탄탄대로를 달려 메모리 반도체 세계 2위 업체로 거듭났고 매년 조단위의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2000년 전후로 바이오 산업에도 적극 투자해 그룹 포트폴리오의 한 축을 형성시켰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바이오 계열사가 국내 바이오 산업을 리드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태원 회장은 시대의 흐름에 맞게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변경해 왔다.

수 년전부터는 ESG 경영에 발맞춰 그룹 사업의 딥 체인지를 추구하고 있는 상태다.

이렇게 해서 SK그룹은 첨단소재(SK하이닉스, SK머티리얼즈)와 바이오(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그린(SK E&S, SK에코플랜트), 디지털(SK텔레콤) 등 4개 분야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여기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사업 다각화 DNA를 바탕으로 최태원 회장은 SK그룹을 자산 기준 국내 2위 재벌기업으로 재탄생시켰다.

그룹 CEO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몸소 보여준 최태원 회장이다. 

송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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