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10년 체코 대회 이후 10년 만에 월드컵 무대서 승리
강이슬 3점슛 7개 포함 37득점 맹폭
정선민호가 월드컵 무대에서 10년 만에 첫 승을 거뒀다. 2010년 체코 대회에서 일본을 65-64로 꺾은 바 있다. /EPA 연합뉴스
정선민호가 월드컵 무대에서 10년 만에 첫 승을 거뒀다. 2010년 체코 대회에서 일본을 65-64로 꺾은 바 있다. /EPA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개인 기록을 떠나 팀으로서 좋은 경기를 펼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모든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뛰었다.”

정선민(48)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농구 국가대표팀은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2022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99-66으로 이겼다. 이번 대회 2연패 뒤 첫 승이자 지난 2010년 체코 대회 이후 무려 12년 만에 승리를 올렸다. 당시 한국은 일본을 65-64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이후 내리 3연패를 당한 뒤 8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2014년과 2018년에도 월드컵 무대에 나섰지만 각각 3패씩을 기록한 뒤 발길을 돌렸다. 이날 승리로 월드컵 11연패를 끊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말들이 많았다. 핵심 선수인 박지수(24·KB국민은행)가 공황 장애 증세로 이탈했고, 배혜윤(33·삼성생명)과 최이샘(29·우리은행)도 부상으로 빠졌다. 전력 누수가 큰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실제로 개막전에서 중국에 44-107로 대패했고, 2차전 벨기에를 상대로 61-84로 졌다. 신체적인 열세에 외곽 수비도 무너지면서 무기력하게 패했다. 대회 전패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3차전 상대인 보스니아(FIBA 세계랭킹 26)는 한국(13위)보다 상대적으로 랭킹이 낮지만 신장은 더 좋다. 게다가 20216-2017시즌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197cm의 존쿠엘 존스(29)가 있어 방심할 수 없었다.

정 감독은 앞선 두 경기와 다른 선수 기용을 택했다. 모든 선수를 활용했던 것과 달리 선택과 집중을 했다. 박혜진(32)과 김단비(32), 박지현,(22·이상 우리은행), 강이슬(29·KB국민은행)을 30분 이상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강이슬은 박지수가 빠진 팀의 ‘에이스’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3점슛 7개 포함 37득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다. 여기에 박혜진이 16득점 7리바운드, 박지현이 13득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 김단비가 10득점 6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강이슬이 FIBA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FIBA는 "강이슬이 한국의 월드컵 11연패를 끊는 데에 앞장섰다"고 설명했다. /FIBA 홈페이지 캡처
강이슬이 FIBA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FIBA는 "강이슬이 한국의 월드컵 11연패를 끊는 데에 앞장섰다"고 설명했다. /FIBA 홈페이지 캡처

경기 후 강이슬은 “개인 기록이 좋게 나왔지만, 모든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경기를 뛰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FIBA도 강이슬의 활약에 주목했다. “강이슬이 커리어에 남을 하루를 보냈다. 한국의 월드컵 11연패를 끊는 데에 앞장섰다”며 “그가 기록한 효율지수(44점)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2018년 호주의 리즈 캠베이지(31)가 스페인전에서 세운 41점을 넘었다”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열악한 상황에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중국과 벨기에를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했다.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이날 경기에서 선수들이 120% 능력을 발휘했다. 굉장히 값진 경기다”라고 전했다.

김호진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