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지난 2000년 1월, 국내 최초의 온라인 증권사로 출범한 키움증권이 설립된지 22년이 넘고 있다. 키우증권은 낮은 수수료를 무기로 시장을 공략했으며 금융거래의 패러다임이 온라인과 모바일 중심으로 바뀌며 입지를 더욱 굳힐 수 있었다. 

2022년 현재, 키움증권은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에 나섰던 각국 중앙은행들이 수돗물을 틀어막 듯 유동성을 옥죄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증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이에 코스닥 상장 시점인 2004년 1분기부터 현재까지 7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키움증권 역시 불황 여파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영업익 1조 클럽에 입성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올해 들어선 사정이 어렵다.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6.5%가 줄어든 1273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키움증권이 3분기부터 반등을 시작해 서서히 낙폭을 줄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는 키움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2021년 3분기에 비해 30.92%가 감소한 221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리테일 강자'인 키움증권의 미래 전략은 균형 잡힌 두 바퀴가 굴러갈 수 있도록 전력을 정비하는 것이다. 키움증권은 증시가 호황이었던 지난해부터 실적 성장세가 꺾일 것을 전망하고 기업금융(IB) 부문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천명한 바 있다.

또한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4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2022년 4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를 받기도 했다. 이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 가운데 금융위원회 지정을 받은 것으로 기업 신용공여 업무가 가능해지고, 그 한도도 자기자본의 200%로 증가했다. 기업에 대한 투자여력이 확대되는 셈이다.

물론 이 같은 복심을 키움증권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타 증권사와 IB 시장의 경쟁도 더욱 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역으로 IB 시장 자체의 파이가 커지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레드오션이던 리테일 시장의 요혈을 공략해 본 경험을 가진 키움증권이니 해법을 찾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지난해 주요 증권사들이 대형 IPO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키움증권은 알짜 중소·중견기업의 IPO를 주관하는 전략으로 짭짤한 수수료를 건질 수 있었다.

아울러 지난 2018년 IB부문을 기업금융본부와 구조화금융본부 체제로 분리하며 외연을 키우고, 각각 전문성을 성장시킨 점도 유효한 포석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한편으로 IB 부문에서 경쟁하는 타 증권사들이 잠시 소홀했던 부분도 공략 지점이다. 키움증권은 저비용 사업구조와 최대 고객 수를 기반으로 17년 연속 주식위탁매매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권의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화되며 이 같은 위상은 현실적인 강점이 되고 있다. 키움증권의 마이데이터 서비스인 'MY자산' 가입자는 23일 100만명을 돌파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지난 7월 MY자산 서비스 리뉴얼을 통해 고객 친화적으로 이용자환경(UI)을 개편하고 편의성과 접근성을 향상하는 한편, 자산분석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고객에게 보다 실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가입자 100만명 달성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자평하고 있다.

MY자산 서비스의 대표적인 내용을 보면 ▲보유한 자산을 한 눈에 모아 볼 수 있는 '홈' ▲각 업권별 자산을 분석해 리포트 형태로 제공해주고 있는 ‘분석리포트’ ▲오픈뱅킹, DSR계산기, 연금계산기 등 금융생활을 편리하게 도와주는 기능 중심의 ‘편리한기능’ ▲고객 성향과 자산현황에 따라 추천되는 투자상품과 대출, 보험, 카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는 ‘금융상품몰’ 등으로 구성된다.

아울러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은 증권사 중 최초로 모바일 앱 '영웅문S#'과 '영웅문S'에서 카드비교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소비 태그를 40여 가지로 구분해 고객의 주된 소비 유형을 선택하면 맞춤형 카드를 추천하는 서비스다.

증권사가 '굳이' 이와 같은 카드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고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두터운 고객층과 거기서 얻은 빅데이터 덕이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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