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라면 매대를 둘러보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라면 매대를 둘러보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국내 라면(봉지라면·용기면 등 유탕면) 생산액이 2조5000억원에 육박하며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업계는 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내수시장뿐 아니라 해외시장에 더욱 집중할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 등의 생산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봉지라면·용기면 등 유탕면 생산액은 2조49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2조2479억원) 대비 10.9% 증가한 수치다. 2017년 1조9639억원, 2018년 1조9663억원이였던 라면 생산액은 2019년 2조248억원으로 성장했다. 2020년 2조2479억원, 2021년 2조4920억원으로 최근 5년간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라면 가격이 전년 대비 약 11% 오르는 등 13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며 최대 생산액을 기록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라면 수출 규모는 매년 수출액이 증가하며 지난해 6억7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라면 수출액은 3억8340만달러로 전년 동기(3억1969만달러) 대비 19.9% 증가했다. 2015년 이후 해마다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국내 라면은 K-콘텐츠의 인기와 함께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국가별 라면 수출은 지난해 기준 중국이 22.2%로 1위를 차지했고 미국과 일본이 각각 12%, 9.7%를 기록했다. 상위 3개국의 비중이 44%로 전체 수출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셈이다.

세계 라면 시장의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모니터 통계에 따르면 세계 라면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416억 달러로 2017년 343억 달러 대비 21.3% 늘었다. 오는 2026년에는 지난해 대비 26.6% 증가한 527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라면시장의 성장세에 따라 내수시장 침체, 고환율 악재를 겪는 라면업계는 해외 수출에 더 힘을 실을 전망이다. 동남아시아 및 중동 시장도 공략하며 미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2022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에서도 ‘K-라면’의 인기가 높다. 코트라에 따르면 국내 라면은 카타르 인스턴트 라면 시장에서 지난 5년간 점유율 1위를 수성했다. 국내 라면의 점유율은 34.6%로, 레바논(13%), 영국(7.3%) 등보다 높다.

국내를 대표하는 라면 3사 역시 해외시장 선점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망시장으로 떠오른 중동시장에도 눈독을 들이는 모양새다. ‘불닭볶음면’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삼양식품은 미국법인과 중국법인을 설립하며 해외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올해 반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랍에미리트 '사르야 제너럴 트레이딩'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중동시장에 적극 나섰다. 내년까지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시장을 공략해 연간 수출액 5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농심은 올해 5월 연간 3억5000만 개의 라면 생산이 가능한 미국 제2공장을 준공하고 가동 중이다. 제1공장까지 합치면 연간 라면생산량은 8억 5000만개가 된다. 농심의 미국매출은 지난해 3억 9500만달러로, 2025년까지 8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년 내 일본의 토요스이산을 꺾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다. 농심 관계자는 “제2공장 가동으로 공급에 탄력을 얻는다면 수년 내 1위 역전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또 제2공장이 중남미 진출에 지리적으로 유리한 곳에 위치한 만큼 멕시코 시장 공략에 더욱 힘을 더할 계획이다.

오뚜기 역시 미국과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에 현지 법인을 두고 내수 중심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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