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벤투 감독, 평가전에서 공격 전술 점검에 집중... 6월에도 마찬가지
월드컵 무대에서 지고 있는 상황 발생 대비
수비 약점 노출은 아쉬움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카메룬 경기. 벤투 감독이 지시를 내리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카메룬 경기. 벤투 감독이 지시를 내리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2개월도 남지 않은 가운데,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FIFA 랭킹 28위)을 이끄는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은 9월 A매치 평가전에서 ‘공격 전술 점검’에 집중했다.

벤투호는 두 차례 9월 A매치 평가전에서 1승 1무를 기록했다. 23일 코스타리카(34위)와 2-2로 비겼고, 27일 카메룬(38위)에 1-0으로 이겼다. 두 경기에서 벤투 감독이 주목한 것은 수비가 아닌 ‘공격’이다.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노리기보다는 경기 초반부터 타이트하게 상대를 압박하며 공격적으로 임했다.

사실상 9월 A매치 평가전은 월드컵을 앞둔 마지막 담금질이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 H조에서 포르투갈(9위), 우루과이(13위), 가나(60위)를 만난다. 포르투갈과 우루과이는 객관적인 전력이 더 강하다. 가나 역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대다. 그러나 9월 A매치에서 맞붙은 코스타리카와 카메룬의 전력은 본선에서 만나는 팀들보다 떨어졌다. 월드컵에서는 앞선 두 경기와 같이 경기 시작과 동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주도권을 거머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카메룬 경기. 손흥민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카메룬 경기. 손흥민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그렇다면 이번 평가전에서는 수비 조직력을 점검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공격 전술 점검에 비중을 뒀다. 이유는 무엇일까. 벤투 감독은 본선 무대에서 선제골을 허용한 상황을 가정하고 평가전에 임한 것으로 보인다. 0-0이 아닌, 0-1의 관점에서 경기 내용을 지켜본 것이다. 아무리 좋은 수비력을 갖췄다고 해도 좋은 공격진이 포진한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를 상대로 모두 무실점 경기를 펼치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선제골을 내준 이후에도 마냥 수비적으로 나서며 역습만을 노릴 수도 없다. 필연적으로 총공세를 펼쳐야 할 때를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한국이 출전한 지난 3차례 월드컵(2010 남아공 월드컵·2014 브라질 월드컵·2018 러시아 월드컵)을 살펴보면 10경기 중 7번 선제골을 허용했다. 그 결과 단 1승(1무 6패)도 거두지 못했다. 역전승을 기록한 경기는 역대 출전한 월드컵을 통틀어도 2006 독일 월드컵 토고전(2-1 승)이 전부다. 역사가 말해주듯 냉정하게 봤을 때 한국은 월드컵 무대에서 약체다. 선제 실점할 확률이 매우 높다. 동시에 선제 실점이 곧 패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벤투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서 선제골을 허용했을 때 최소한 비기는 결과라도 만들기 위해 평가전을 활용해 공격 전술을 집중적으로 다듬은 것이다.

사실 공격적으로 평가전에 임한 게 이번 9월 A매치 기간이 처음은 아니다.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치러진 평가전에서 줄곧 공격의 결과물을 보기 위해 노력해왔다. 6월 치렀던 브라질전(1-5 패), 칠레전(2-0 승), 파라과이전(2-2 무), 이집트전(4-1 승) 모두 수비보다 공격에 무게를 실었다. FIFA 랭킹 1위인 브라질을 상대로도 마냥 내려앉는 전략을 택하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공격에 나섰다. 5골을 허용하며 패배하긴 했으나, 선제 실점 이후 동점골을 터트리며 어느 정도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황의조(왼쪽)가 슈팅을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황의조(왼쪽)가 슈팅을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특히 이번 9월 A매치 평가전 2경기에서 공격 과정은 나쁘지 않았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장면에서 측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결실을 봤다. 문제는 득점력이다. 지독한 골결정력 부족을 노출했다. 코스타리카전에서는 16개의 슈팅과 9개의 코너킥을 기록했고, 카메룬전에서는 8개의 슈팅을 쐈다. 그러나 기록한 득점은 세 골에 그쳤다. 벤투 감독도 코스타리카전 이후 인터뷰에서 골결정력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축구는 효율성이 중요한 스포츠다. 코스타리카는 좋은 3번의 기회에서 2골을 일궈냈다. 우리는 더 많은 기회를 만들었지만, 2득점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이것이 이기지 못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평가전 동안 공격에서 나름의 성과는 남겼다. 그러나 공격에 너무 치중한 탓일까. 6월 4경기, 9월 2경기 모두 수비의 약점을 노출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공격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부실해지는 수비력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고 봤다. 다만, 본선 무대의 0-0 상황에서도 앞서 나온 수비 문제들이 발생한다면 곤란할 수밖에 없다.

한편 벤투호는 11월 14일 카타르 현지 출국에 앞서 국내파 중심의 A매치 평가전으로 마지막 윤곽을 그릴 계획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일정 탓에 그간 유럽 팀과 평가전을 잡기 힘들었던 점을 고려해 유럽 팀을 최우선 초청 대상으로 정했다. 그러나 월드컵 개막 직전인 만큼, 본선 진출국을 부르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평가전 이후에는 월드컵 최종 엔트리 26인을 발표한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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