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5대 은행장 국정감사 증인 채택 금융사고 책임·재발 방지 여부 쟁점
"국정전환용 CEO 망신주기 무대 아닌 해결방안 마련의 자리 됐으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장이 모두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권준학 NH농협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각 은행 제공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장이 모두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권준학 NH농협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각 은행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장이 모두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올해는 은행직원의 횡령 사고와 수상한 외환 거래 내역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이에 대한 책임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 방안이 주요 내용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은행장을 소환해 단순히 CEO를 망신주기 위한 자리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금융당국은 물론 국회 입김에 은행권이 좌지우지되는 게 안타깝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다음달 11일에 열리는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증인으로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을 비롯해 진옥동 신한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권준학 NH농협은행장 등 5대 시중은행장을 모두 증인으로 채택했다.

증인 채택의 이유와 요지는 △은행에서 발생하는 횡령·유용·배임 등의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 △내부통제 강화 및 향후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여부 등이다. 

은행권에서는 이번 은행장 증인 채택이 연례행사와 같은 'CEO 망신주기용'가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을 도모하는 자리가 되기 바라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횡령과 외환거래 등 은행권의 금융사고가 불거졌기 때문에 국회에서 이에 대해 확인하고 묻고 싶은 것이 있어 은행장들을 소환한 것으로 본다"며 "금융사고에 대한 내부통제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신경써서 진행하고 있는 부분으로 은행마다 내부통제, 직원윤리 교육 등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지만 이번 자리는 문제점을 보완해가고 현 시스템에 대해 개선하는 방안을 다루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중은행장 증인신청 이유가 모든 은행의 일괄적인 문제가 아닐뿐 아니라 단지 국회의 '은행권 다루기'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B은행 관계자는 "국감 이슈가 모든 은행에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게 아닌데도 모두 소환한 것은 분명 아쉬운 결과이며, 이는 단순히 은행장 망신주기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사실 은행업이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에 관리를 받으며 금융당국에 강한 입김에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은데 국회의원까지 나설 필요가 있나 싶다"고 말했다.

C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고들이 통상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워낙 관심이 높다보니 은행장들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 같다"며 "이번 국감이 이벤트성이라든지, 망신주기용으로 활용되지 않고 내부통제 개선방안 및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 시행하고 있거나, 추진사항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 모든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의구심을 해소시켜드릴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상 외화송금은 특정 은행만의 이슈는 아니고 가상화폐거래소, 실명계좌개설은행, 외환거래법, 특금범 등 시스템 전반의 문제로 보이며, 여기에 대한 국회와 금융권의 공감과 해결방안을 이끌어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올해 은행권에선 횡령과 외환송금 이상거래 등의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6년간(2017~2022년 7월) 시중은행의 금융사고(횡령 및 유용·사기·배임·도난 및 피탈) 건수는 총 210건, 금액은 1982억원에 달한다. 사고 유형을 살펴보면 동기간 횡령 및 유용이 114건(1009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사기가 67건(869억원), 배임이 20건(99억원), 도난 및 피탈 9건(3억 8000만원) 순이다. 

강민국 의원실은 지난 2017~2022년 8월까지 금융업권에서 횡령을 한 임직원 수가 무려 181명이며, 이들이 횡령한 금액만은 1192억3900만원에 달하며, 이 중 횡령한 임직원의 경우 은행이 97명(53.6%)으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부터 시중은행의 외환송금 이상거래를 조사하고 있으며 이후 모든 은행을 대상으로 이와 유사한 이상 외화송금 거래가 있었는지 자체점검을 실시하도록 했다.

은행의 이상 외화송금 거래는 대부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이체된 자금이 국내법인 계좌로 집금돼 해외로 송금되는 구조로 확인됐다. 검사(12개 은행)에서 확인된 이상 외화송금 혐의업체는 82개사이며, 송금 규모는 72억2000만달러(약 10조3440억원) 수준이다. 이에 금감원은 12개 은행에 대한 검사를 10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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