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9월 A매치 2연전에서 모두 결장한 이강인
전문가 "이강인 발탁이 감독 의지였는지 의구심 들 정도"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카메룬 경기. 후반전이 시작하자 이강인이 몸을 풀고 있다. /김근현 기자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카메룬 경기. 후반전이 시작하자 이강인이 몸을 풀고 있다. /김근현 기자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벤투호의 9월 A매치 2연전(1승 1무)에서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이강인(21)의 카타르행 여부가 축구계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막내 이강인은 앞서 23일 코스타리카전(2-2 무)과 27일 카메룬전(1-0 승)에서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평가전 이전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소속팀 마요르카에서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1골 3도움)을 기록하는 등 활약했던 터라 그의 이번 A매치 결장을 두고는 뒷말들이 나오고 있다.

아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선발의 이유를 의아해하는 의견도 있다. 한준희(52) KBS 축구 해설위원은 29일 본지에 “애초 이번 이강인의 대표팀 발탁이 과연 벤투 감독의 의지였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감독 본인이 생각한 틀에 맞지 않는 선수라 판단하고 있다면 굳이 발탁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한준희 위원은 "선수 기용, 전술과 관련한 선택은 감독의 권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박한 순간 예측 불가능한 공격을 펼칠 수 있는 이강인이 전혀 기회를 받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 이강인은 기존 대표팀 선수들과는 다른 유형의 선수이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대표팀 경기 상황과 전술에 맞게 뚝심 있고 철학대로 가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축구 팬들 사이에선 이강인을 11월 카타르 월드컵에 내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팬들의 지나친 입김은 자칫 대표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파울루 벤투(53) 감독이 대중의 바람을 즉시 들어주는 모양새를 보일 경우 대표팀 다른 선수들의 불만이 나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선수단의 결속력과 코치진의 선수 장악력에는 심각한 금이 갈 수 있다.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카메룬 경기. 벤투 감독이 지시를 내리고 있다. /김근현 기자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카메룬 경기. 벤투 감독이 지시를 내리고 있다. /김근현 기자

벤투 감독은 선수 선발과 기용 측면에서 상당히 신중하고 보수적인 성향을 보인다. 리그에서 반짝 활약을 했다고 해서 바로 대표팀에 합류시키는 일이 좀처럼 없다. 이강인은 시즌 초반 프리메라리가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조금은 갑작스럽게 뽑혔다.

벤투 감독은 일단 이강인을 호출해 한 차례 더 지켜본 셈이다. 이강인의 훈련 태도와 실전 감각을 비롯해 해당 포지션에서의 활용도, 다른 대표팀 선수들과 조화 등 여러 가지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실제 벤투 감독은 카메룬전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을 줄곧 벤치에 대기시킨 것과 관련해 “팀에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분석했는데, 다른 옵션을 선택했을 뿐이다. 전술적인 선택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카타르 월드컵 개막(11월 21일)을 약 열흘 앞둔 11월 11일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평가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후 카타르로 향할 최종 명단(26인)을 발표할 계획이다. 포지션별로 기존에 활용하던 선수를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벤투 감독의 성향을 고려할 때, 1년 6개월 만에 대표팀에 합류하고 실전에도 아직 투입되지 못한 이강인이 최종 명단에 들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뽑힌다 하더라도 월드컵에서 벤치 신세를 질 가능성이 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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