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국정감사가 4일 세종청사에서 진행됐다. /사진=연합뉴스
과방위 국정감사가 4일 세종청사에서 진행됐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박슬기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국정감사 첫날부터 잡음을 내고 있다. 미흡한 업무현황 자료 준비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전체 회의에 불참한 것에 대해 여야 간 설전이 벌어지면서다. 앞서 여야간 공방으로 증인채택 등 일정이 지연된 과방위는 국감 시작부터 고성과 질타로 문을 열었다.  
 
4일 세종 과기정통부 청사에서 열린 과방위 국정감사는 20여 분만에 정회됐다. 일부 의원들이 업무현황 보고서 파일을 찾지 못한 데다 이종호 장관의 상임위 전체회의 불참석을 두고 여야 간 고성이 오가면서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업무현황 자료에서 다른 소속기관 자료는 있는데 과기정통부는 없다"며 "이렇게 부실하게 준비하면 어떻게 하냐"고 지적했다. 과기정통부가 종이 보고서 대신 각 의원들에게 보고서 형식의 파일로 전달했지만, 위치가 제대로 안내되지 않아 혼선을 겪은 것이다. 이에 과방위는 정회하고 업무현황 보고서를 종이로 전달했다. 
 
이후 여야 의원들은 이종호 장관의 과방위 전체회의 불출석과 관련해 설전을 벌였다. 이 장관은 지난 8월 과방위 전체회의에 불출석 했다. 과기정통부 제1, 2차관과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역시 3번 연속 과방위에 불참하며 야당 위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 장관은 국정감사 인사말에서 "상임위 전체회의와 관련해 여야 간 협의가 이루어지면 참석하려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불출석하게 된 점에 대해 너그러운 마음에 혜량하여 주시길 바란다"며 "앞으로 국회와 더욱 긴밀히 협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이 장관의 불출석으로 인해 과방위는 과기정통부 소관 결산심사는 물론 법안심사 등도 원활히 진행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영주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월 29일 과방위 첫 전체회의 후 두 달여 기간 동안 상임위에 불출석했다"며 "장관의 불출석은 국회 감시 권한을 무시한 처사"라며 이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같은 당 정필모 의원은 "용기가 없다면 국무위원 자격이 없다"며 "소신껏 일하지 못한다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여당 의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여야 협의 없이 '반쪽짜리' 전체회의를 연 야당에 책임을 돌린 것이다. 지난달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는 여야간 공방으로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반쪽회의'로 진행된 바 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원래 과방위 전체회의나 상임위는 여야 협의 내에서 모든 것이 이뤄지게 돼 있다.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하면 문제가 있다. 그런 입장에서 우리 여당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결산과 법령이 이뤄지는 것에 유감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당초 과방위가 원만하게 운영되지 못한 점이 있다. 이 장관께서도 유감과 사과 표명을 했음에도 불구 계속해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정치공세다"라고 말했다. 
 
이에 정청래 과방위 위원장은 "첫 번째 불출석 당시에 상임위 의결이 없어 못나가겠다고 핑계를 댔으면 그 다음 출석 요구 땐 나왔어야 하는데 이때도 안 나온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간사 간 협의는 법적 효력이 없고 상임위 의결은 법적 효력이 있다면 그 의결에 따라 무조건 나왔어야 했다. 이 부분에 대해 깔끔하게 사과하고 국정감사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이 장관은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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