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 시장 활용 신중론…LG, 과감한 신규 투자
양사, 메타·로봇·배터리 등 신사업서 차별 전략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삼성과 LG가 각기 사업구조가 다른 만큼 신사업 접근 방식에도 대조적인 모습이다. 신중한 삼성과 과감한 LG의 전통적인 사업 방식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로블록스 체험형 가상공간 ‘삼성 스페이스 타이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로블록스 체험형 가상공간 ‘삼성 스페이스 타이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오늘의 집, 유니티와 손잡고 새 먹거리 메타버스에 가전을 접목해 제품 체험과 사용 경험 확대에 나선다고 같은 날(17일) 동시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시장성이 입증된 오늘의집을 통해 즉각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를 출시한 반면 LG전자는 곧바로 수익화하는 대신 시간을 두고 신규 플랫폼 개발에 착수한다.

삼성전자는 인테리어 정보 플랫폼 오늘의집과 함께 '비스포크 홈 메타' 서비스를 시작한다. 비스포크 홈메타는 이용자가 거실과 미디어룸, 세탁실, 침실, 부엌 등 가상현실(VR) 공간에서 비스포크 제품을 비치해 본 뒤 원스톱 주문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제품에 따라 베스트셀링 색상이나 전문가 추천 색상을 제안받을 수 있고 설치 형태와 사이즈 등 선택도 가능하다.

메타버스로 참여하는 LG전자 'Come Home Challenge'. /사진=LG 뉴스룸
메타버스로 참여하는 LG전자 'Come Home Challenge'. /사진=LG 뉴스룸

LG전자도 3D(3차원) 콘텐츠 운영 플랫폼을 제공하는 유니티와 가상공간 '메타 홈'을 구현하기 위해 공동 개발에 착수한다. 다만 해당 플랫폼 출시 시점은 아직 미정으로 확인된다. 이제 막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상황이라 기획 단계이며 출시까지는 시일이 걸린다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메타 홈은 고객의 집과 똑같은 모습의 가상공간을 재현하고 실시간 의사소통이 가능한 디지털 휴먼도 도입한다. 고객은 메타 홈에서 집안 가전제품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원격제어도 할 수 있다. 또 현실에서 움직이기 힘든 가구나 제품들을 재배치하거나 제품 사용 노하우 등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로도 활용될 계획이다. 

삼성과 LG의 이 같은 비즈니스 스타일은 미래 먹거리 로봇사업과 배터리사업에서도 드러난다.

삼성전자가 시장성이 입증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형태의 서비스 로봇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LG전자는 기업 간 거래(B2B)를 지향하는 셰프봇과 바리스타봇, 캐리봇 등 신규 산업용 로봇사업에 집중하며 자율주행센서 등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다. 

또 삼성SDI가 소형전지사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점차 전기차 고객을 확대한 반면 LG화학은 2000년 배터리 개발에 착수 10여년간 개발을 거친 뒤 전기차 시장을 개척하는 사업 방식을 택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삼성은 시장성과 수익성 검증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신뢰성을 추구하는 신중한 경향을 보인다"며 "기존 수익사업을 영위하면서 신사업의 시장성이 확인되면 거대 자금력 동원해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는 패턴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반면 "LG는 미래 먹거리로 점찍으면 장기적 기술개발을 통해 신규 시장에 순차적으로 진입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정화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