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업종별 온도차 커, 취약업종 금융사 리스크 점검 요구돼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코로나19 사태 전후로 국내 상장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오히려 개선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업종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영세기업이나 폐업한 기업의 현황은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금융연구원 이지언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기업부문 재무건전성의 변화 보고서를 내며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일부 취약업종에 대해선 금융회사들이 리스크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은 금융회사를 제외한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상장기업과 외감기업 3만 여개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코로나19 사태 전후인 2019년부터 2021년 사이의 재무건전성 변화를 업종별로 살펴봤다.

재무건전성 지표로는 부채비율(부채/자산비율)과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의 분포 변화를 분석했다. 이자보상비율이란 영업이익으로 이자지급능력을 측정하는 재무지표다. 비율이 100% 이상이라면 수익이 안정적이란 뜻이며 100% 이하이면 부채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이번 보고서에서 분석 대상으로 삼은 기업의 총자산은 2020년 기준 3191조원이다. 한국은행의 기업경영분석 2020에 따르면, 국내 전체 기업의 총 자산은 5850조원 규모로 나타났다. 자산 규모로만 단순할 경우, 이번 보고서는 국내 전체 기업의 55%가 분석 대상인 것이다.

업종별로 봤을 때 운수업의 경우, 부채비율 분포에 있어서 오히려 2019년보다 2021년 기준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그에 반해 숙박음식업의 경우 악화됐다.

이자보상비율 역시 농림어업광업과 운수업, 부동산업 등을 중심으로 개선됐다. 하지만 숙박음식업은 악화된 모습을 보였고, 도소매업 역시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1차산업인 농림어업광업은 코로나19와 관련성이 크지 않아 부채비율 분포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이자보상비율 분포는 상당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축산업을 포함한 농업 부문이 특히 스마트팜, 스마트 축사 등에 대한 관심과 대기업 주도로 연구개발이 이루어지며 실적이 호전됐기 때문이다.

도소매업의 경우 부채비율 분포의 변화는 눈에 띄지 않지만, 이자보상비율 분포가 다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면세점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반면 비대면 온라인 시장은 오히려 활성화돼 업태별로 양극화가 나타났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분석에도 숙박음식업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 분포가 다소 악화되었음은 물론, 이자보상비율 분포는 상당한 수준으로 악화됐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음식업의 영업제한, 사적 모임 인원 제한, 재택근무 시행, 출입국 규제 확대 등으로 내수가 둔화되며 해당 업종에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반면 운수업은 코로나 수혜 업종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 분포와 이자보상비율 분포 모두 2019년에 비해 2021년에는 상당 폭이 개선됐다. 팬데믹으로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본격화되며 해운업과 항공화물업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형 항공사와 컨테이너 해운사들의 실적이 늘었다. 

또한 해외여행이 제한되는 바람에 국내여행 수요가 급증했던 것도 운수업 수익성 개선에 호재로 작용했다.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일부 취약업종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보면 코로나 이후 기업의 부채구조는 악화되지 않았으며, 이자보상비율은 오히려 다소 개선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반복 언급되는 취약업종에 대해선 금융회사들의 리스크 점검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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