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복잡한 사안 꼼꼼히 뜯어본 뒤 핵심 파악해 질의
자극적인 사안보단 국민 실생활 필요 문제 집중
환경운동가 출신 변호사답게 환경법안 다수 발의
이소영 의원이 지난 14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소영 의원이 지난 14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서동영 기자] "기사들의 가맹수수료 납부 구조가 희한하다."

지난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안규진 카카오모빌리티 부사장은 "매출액 부풀리기를 위한 복잡한 거래구조"라며 도표까지 보여준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틀린 부분도 있지만 대략적으로 맞다"고 시인해야 했다. 이소영 의원이 간결하고 날카로운 질문으로 카카오모빌리티의 문제점을 콕 집어낸 것이다. 

이 의원이 이번 국감에서 거론한 문제들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은 아니지만 실생활에서 오랫동안 문제가 됐던 사안들이다. 

지난 21일 국토위 종합감사에서 제기한 불투명한 화물 주선 수수료가 그렇다. 화물 운송자들의 운송료 인상 파업은 매년 반복되지만 화주와 차주간 운송료 협상 타결에만 초점이 맞춰지기 마련이다.  

반면 이소영 의원은 주선사의 높은 수수료 부과로 인한 만성적인 저운임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파고들었다. 

이 의원은 실제 화물기사의 운임 내역을 사진으로 보여주며 "경기 평택에서 화물을 싣고 부산까지 밤새 달려 아침 8시에 도착 후 집으로 돌아왔는데 수수료 4만원을 제외한 11만원을 받았더라"며 "주선 수수료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영세화물차 주선수수료 공정화를 위한 법안을 제출했다"며 국토부에 검토를 요청했다. 

지난 14일 경기도 국감에선 LH의 공공택지 개발이익 지역 재투자 미비를 비판했다. 이소영 의원은 "LH는 경기도 내 곳곳에서 택지사업을 통해 성남 판교지구 3조7260억원 등 10년간 17조원에 달하는 개발이익을 올렸다"며 "하지만 지자체에 귀속되는 개발부담금은 전체 개발이익의 6.25%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GTX 확충 등 도내 광역교통개선 등을 위해 재투자될 수 있도록 제도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내 신도시 교통난은 계속되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은 왜 해결이 되지 않는지, 원인이 무엇인지는 알기가 어렵다. 워낙 복잡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이를 하나하나 자세히 뜯어본 뒤 핵심을 정확히 파악해 해결책을 내놓았다. 

보통 초선이면 국감에서 주목받기 위해 자극적이거나 시선을 끌 만한 주제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소영 의원은 그렇지 않았다. 국감장에서도 차분한 태도로 질의를 이어가며 상대로부터 대답을 이끌어내는 모습은 그를 노련한 다선 의원으로 보이게 만든다.  

다만 정치적 사안에선 당을 위해 전투력을 한껏 발휘했다. 경기도 국감에선 백현동 개발부지 용도 변경을 놓고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야 한다는 여당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이소영 의원은 "지난해 국감 답변은 이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국회 상임위에서 제한된 자료에 기반해 고발을 하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기관에서 수집된 자료가 사법부로 넘어갔고 재판부가 판단할 일인데 국토위가 고발 여부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국정감사 규정을 위반하는 월권적인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 법조인으로 활동했던 경력은 이런 논리정연함에서 티가 난다. 이소영 의원은 변호사이자 환경운동가였다. 대형 로펌에서 환경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환경관련 비영리단체를 설립, 환경보호에 힘을 기울였다. 지난 2020년 1월 민주당에 입당, 그해 4월 21대 총선에서 당선(경기 의왕·과천)돼 국회에 발을 들였다. 

오랫동안 환경에 관심을 기울였기에 의원 뱃지를 달고서도 환경에 관한 사안에 힘을 써왔다. 지난해엔 환경부와 함께 탄소 중립에 관한 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산업단지공단 온실가스 감축 법안 개정안,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 개정안, 신에너지 및 재생에네지 개발 개정안 등 다양한 환경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소영 의원은 생애 첫 국감인 2020년부턴 '종이 없는 국감'을 주장하고 있다. 올해 국감에서도 "감사 자료는 국민 세금으로 제작되고 국민 세금으로 폐기되는 인쇄물"이라며 피감기관은 물론 각 상임위 및 동료 의원들에게 개선을 당부했다.

이로 인해 지난 4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선 일부 의원들이 "피감기관이 종이 없는 국감에 부응한다며 종이가 아닌 컴퓨터 파일로 감사 자료를 건네줬는데 보기가 불편하다"고 불평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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