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 연준, 사상 초유 4연속 자이언트스텝…파월 "아직 갈 길 멀다"
한은 이달 마지막 금통위…미국과 금리차 고려해 단행할 수도
고환율, 고물가 상황 이어져…부담이지만, 2연속 빅스텝에 무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0.75%p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0.75%p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한 데 이어 올해 12월,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정됨에 따라 24일로 예정된 한국은행(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는 상단 기준 1.00%p로 차이로 한은이 이달 근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인상폭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이는 급격히 오르는 물가를 잡기 위한 것으로 사상 초유의 연속 4번의 자이언스텝을 통해 미국의 기준금리는 이제 3. 75~4.00%로 인상됐으며 이는 최근 15년 동안 최고의 수준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이후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최종금리 수준은 지난번 예상한 것보다 높아질 것이다"며 매파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지난 9월, 연준 위원들이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낸 점도표에서 내년 기준금리는 4.6% 수준으로 예상됐지만 이날 파월의 발언에 따라 이보다 높은 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중단에 대해 생각하거나 언급하는 것은 매우 시기상조이며 우리는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연준이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할 전망이라는 뜻이다. 아울러 물가가 잡힐 때까지 경기둔화가 불가피하다고도 강조하며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한국은행(한은)은 이달 올해의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폭을 결정한다. /연합뉴스
한국은행(한은)은 이달 올해의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폭을 결정한다. /연합뉴스

한편 한은은 오는 24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열 계획이다. 미 연준이 자이언트를 밟음에 따라 한은도 이달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한은이 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도 보고 있다. 

이는 세계 경제 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선 레고랜드발 돈맥경화 사태가 벌어져 시장의 불안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50조원 플러스 알파 규모로 운영한다 고 밝혔다. 하지만 자금시장의 우려는 아직도 식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 인상을 통해 유동성 경색을 재촉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이어진 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9월 코픽스(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 대비 0.44%p 오른 3.40%로 10여 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오는 15일 발표되는 10월 코픽스는 4%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주요 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상단은 최근 7.551%로 연말에는 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한은이 이달 빅스텝을 단행하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차주들의 이자 부담 문제에 대한 생각을 아예 배제할 수 없는 한은의 고민이 커지는 부분이다. 

문제는 무역수지 적자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으며 이제는 경상수지 적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원화의 가치가 하락한다면 원/달러 환율은 더욱 상승 압박을 받아 극심한 고환율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 

더욱이 이번 연준의 자이언트스텝으로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차는 0.75~1.00%p로 확대됐다. 이는 지난 2018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 금리 역전기 당시 최대 격차와 같은 수준이다. 한미 간의 금리차가 커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본 유출로 인한 원화 가치 하락과 환율이 이어지게 된다. 이에 환율을 잡기 위해서라도 한은이 큰 폭의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또한 10월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7%로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상승폭이 더욱 확대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는 4.8%나 오르며 13년 8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한은의 통화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물가 안정인 만큼, 국내 경제에 대한 변수가 존재한다 해도 현재로선 금통위를 통해 0.50%p 금리를 인상하는 세번째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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