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년도 안된 프리미엄 TV 가격 폭락
가전 성수기 4Q 전망도 암울
효율적 재고관리로 수익성 방어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국내외 TV 제조업체들이 치열한 할인 경쟁에 나서면서 출시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프리미엄 TV 가격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 가격까지 내려가면서 TV 제조업체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100만원 이상 폭락한 프리미엄 TV 가격에 애초 TV를 구매할 예정이었던 소비자들은 함박웃음을 짓는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TV 제조업체들은 침울한 분위기다.

LG전자가 10월 4일부터 7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KES 2022(한국전자전)'에서 세계 최대 97형 올레드 에보 갤러리 에디션을 선보였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10월 4일부터 7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KES 2022(한국전자전)'에서 세계 최대 97형 올레드 에보 갤러리 에디션을 선보였다. /사진=LG전자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0월 미국 유통업체 베스트바이를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프리미엄 TV 모델별 판매가격(65형 기준)은 6개월 전과 비교해 평균 800달러(약 115만원)가량 급락했다. 4월 5000달러로 출시됐던 삼성전자 QLED TV(모델명 QN90B) 가격은 10월 3800달러로 뚝 떨어졌다. 같은 기간 LG전자 올레드TV(모델명 G2)도 3200달러에서 2200달러로 1000달러나 내려갔다. 유비리서치는 "특히 비싼 TV일수록 가격 하락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장기화되자 TV 판매가 줄어들면서 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게 시장 분석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TV가 출시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가격이 하락하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그간 TV 제조업체들이 프리미엄 TV로 수익성을 확보했지만 위축된 소비 극복을 위해 가격을 내리는 것 외엔 별다른 대책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4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KES 2022(한국전자전)' 삼성전자 전시장 전경 모습. /사진=삼성전자
10월 4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KES 2022(한국전자전)' 삼성전자 전시장 전경 모습. /사진=삼성전자

가전업계 최대 성수기로 불리는 4분기 매출도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복합위기 앞에선 맥을 못 출 것으로 전망된다. 

블랙 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각종 유통 행사가 몰려 있는데다가 이달 카타르월드컵이 개최되는데도 올해는 프리미엄 TV 수요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구나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돼 삼성전자와 LG전자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TV 제조업체들은 출하량을 조정해 유통재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등 효율적인 재고 관리를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정희 LG전자 HE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지난달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수요 둔화로 인한 패널 과잉 공급 상황에서 추가적인 가격 하락 방지 및 수익성 강화를 위해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출하량 조정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업계 전반의 LCD 패널 케파 조정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아서 현재 공급 과잉 상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당사는 보다 더 정교한 수요 예측을 통해 패널 수급 및 재고 수준을 최적화하기 위해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이 둔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일부 가격 하락 현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 글로벌 주요 시장 성수기 대비해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늘려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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