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5개社 중 5개社, 거래소·자사 홈페이지에 지속가능경영보고서 無
국제기준 4개 이상 활용기업 5개社에 그쳐…6개社는 여성 등기임원 無
네이버 포함 '스코프3' 배출량 공개하지 않은 기업 무려 9개社
네이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 네이버 제공
네이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 네이버 제공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들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조사·분석(올해 10월 기준)한 결과, 전체 공시율은 71.5%로 확인됐다. 최근 3년간 기업들의 자율공시 확대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가운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이 가장 많은 업종은 자동차부품업이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코스닥 기업이 많이 속해있는 엔터테인먼트와 제약·바이오업은 정보공개가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총 200대 기업을 15개 업종으로 분류해 업종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현황 및 세부적인 분석 결과를 살펴봤다.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IT 업종은 15개 기업이 포함됐다. 그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은 10개사(社)다. 

IT업종의 공시율은 66.7%로 △건설·조선(83.3%) △금융지주(77.8%) △물류(88.2%) △보험(83.3%) △은행·증권·카드(87.5%) △자동차부품(100%) △비금융지주사(88.2%) △철강·기계(75.0%) △화학·장업(78.6%) 등 9개 업종보다 낮았으며, △식음료(57.1%) △엔터테인먼트(50.0%) △전기전자(55.0%) △전문기술(60.0%) △제약·바이오(45.5%) 등 5개 업종보다는 높았다. 15개 업종 중 10위로, 향후 더 많은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IT업종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10개사 중 △NAVER(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SK텔레콤 △삼성에스디에스 △KT △LG유플러스 △현대오토에버 등 8개사는 한국거래소와 자사 홈페이지에, 펄어비스와 위메이드는 자사 홈페이지에만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했다. 이들 기업 모두 정보공시 시기는 올해 7월 이전으로 나타났다. 

지속가능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은 기업은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더존비즈온 △컴투스 △컴투스홀딩스 등 5개사였다. 이 중 컴투스와 컴투스홀딩스 등 일부 기업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ESG경영 관련 활동 등을 소개하고 있었다. 모두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계획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넷마블 관계자는 <한스경제>와 통화에서 "(2020년 1~12월 성과를 담고 있는 첫 번째 보고서에 이어) 연내 두번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ESG와 관련해 지속가능성 공시표준은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와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EFRAG(유럽연합 재무보고자문그룹)를 중심으로 마련되고 있다. 이 3개 지침 모두 늦어도 2024년까지 공시가 의무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국내에서도 2025년부터 자산규모에 따라 공시가 단계별로 의무화될 예정이다. 아직은 자율공시 대상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공시채널이 거래소와 각 기업의 홈페이지로 이원화 돼있다. 

IT업종에서 UN SDGs(지속가능개발목표)·GRI(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서 가이드라인 입안을 위한 연구센터)·SASB(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전담협의체) 등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국제기준을 4개 이상 활용한 기업은 △카카오 △SK텔레콤 △삼성에스디에스 △KT △현대오토에버 등 5개사였다. 그 외 △네이버 △펄어비스 △LG유플러스는 3개 국제기준을, 엔씨소프트는 2개 국제기준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국제기준을 4개 이상 활용한 기업 중 카카오와 SK텔레콤·KT는 UNGC(UN Global Compact)에 가입했다. UNGC는 인권·노동·환경·반부패 분야 10대 원칙을 제시하는 글로벌 기업시민 이니셔티브로 100여 개 이상의 국가의 기업들이 가입하고 있다. 

IT업종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국제기준 활용도는 GRI와 SASB가 90%로 가장 높았다. 이어 TCFD(70.0%)·UN SDGs(60%) 순이었다. 

지난해부터 기업들이 ESG경영활동을 목적으로 이사회내 ESG위원회 설치·운영을 시작하고 있다. 시총 200대 기업 중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140개사였다. IT업종은 15개사 가운데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SK텔레콤 △삼성에스디에스 △넷마블 △펄어비스 △KT △LG유플러스 △위메이드 △컴투스 △컴투스홀딩스 등 12개사가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지난 8월부터 개정·시행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회사는 특정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게 돼있어 여성임원 1명 이상을 선임해야 한다. 이에 시총 200대 기업 중 절반에 해당하는 100개 기업은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IT업종은 15개사 가운데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SK텔레콤 △삼성에스디에스 △넷마블 △KT △LG유플러스 △현대오토에버 등 9개사가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기업들의 사옥. (왼쪽부터)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 각 사 제공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기업들의 사옥. (왼쪽부터)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 각 사 제공

직접적인 제품 생산 외에 협력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외부 탄소 배출량을 의미하는 스코프3를 산출해 공시한 곳은 시총 200대 기업 중 70개사(35%)에 불과했다. IT업종도 15개 기업 중 40%인 6개 기업(카카오·엔씨소프트·SK텔레콤·삼성에스디에스·KT·LG유플러스)만 스코프3 배출량을 공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코프3 배출량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공개하지 않은 기업은 △네이버 △넷마블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현대오토에버 △더존비즈온 △컴투스 △컴투스홀딩스 등 9개사였다. 

이 중 넷마블과 카카오게임즈·더존비즈온·컴투스·컴투스홀딩스 등 5개사는 애초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은 기업이다. 하지만 네이버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하고 ESG위원회를 설치했으며, 여성 임원을 선임한 기업이다. 이러한 조건을 모두 충족한 기업 중 스코프3 배출량을 공시하지 않은 기업은 네이버가 유일하다. 최근 EU(유럽연합)의 공급망 실사지침과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발표는 스코프3를 측정해 책임져야 한다는 강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만큼, 네이버의 향후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기업들은 이해관계자들의 주요 관심사항과 사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를 선정하는 중대성(중요성) 평가를 통해 전략화한 과제를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담고 있었다. 시총 2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143개사 중 136개사(95.1%)가 중대성평가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21개사는 선도적으로 이중 중대성평가(Double Materiality)를 통해 지속가능경영 이슈 풀을 구성하고 사회·환경적 영향과 재무적 영향 측정결과를 종합한 이슈의 우선순위 결정을 매우 중요하게 다뤘다. 이중 중대성평가는 EU 기업지속가능성 보고지침에서 제시한 중요성 평가방법으로, GRI를 비롯한 지속가능경영분야 글로벌 스탠더드들도 해당 개념을 적용해 보고기준을 강화하는 상황이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기업들의 사옥. (왼쪽부터) SK텔레콤, 삼성에스디에스, KT, LG유플러스. / 각 사 제공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기업들의 사옥. (왼쪽부터) SK텔레콤, 삼성에스디에스, KT, LG유플러스. / 각 사 제공 

아울러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기관을 통한 검증절차를 받고 있었다. 137개사(95.8%)가 중요성의 관점에서 사용한 준거기준에 따라 보고서를 작성했는지에 대해 제3자 검증을 받았다. 또한 84개사(58.7%)는 보고서에 수록된 온실가스배출량 데이터가 검증기준에 따라 작성, 산정되었는지에 대해서도 별도의 환경검증 절차를 거친 것으로 조사됐다. 

IT업종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10개사 중 중대성 평가 항목을 포함한 기업은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SK텔레콤 △삼성에스디에스 △펄어비스 △KT △LG유플러스 △현대오토에버 등 9개사였다. 이들 기업은 제3자 검증의견서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명시했다. 

다만, 위메이드는 중대성 평가·제3자 검증의견서·온실가스 검증의견서 모두 보고서 목차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기업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ESG경영을 실천하고 있는지 비교 평가할 수 있도록 질적 특성을 갖춰야 하는 만큼, 향후 보완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들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사업 계획·비전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네이버는 그간 해외 진출과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업계나 파트너사들의 관심과 평가를 직접 확인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각 사업의 글로벌 비즈니스의 성장속도를 높이는 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사업 간 융합을 실험하며 지속적으로 신사업을 만들어 라인·웹툰·제페토를 능가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계속 나올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강점을 갖고 있는 텍스트 기반의 메타버스 등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여러 사업과 서비스의 형태를 글로벌 진출에 용이한 구조로 재구성해 국내외 성장을 일궈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카카오게임즈·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픽코마 등 공동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거점을 확보, 점유율을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3년 안에 해외 매출 비중을 10%에서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엔씨소프트는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ESG경영위원회와 관련 조직을 신설한 기업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많은 개선과제들이 있다고 인지해 운영 전반에 걸쳐 소통활동을 확대해 새로운 개발 문화를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윤송이 엔씨소프트 ESG경영위원회 위원장은 "지속가능경영 실천 의지와 다짐이 잘 이행되는지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조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핵심 사업이자 근간인 유무선 통신과 성장성이 높은 미디어·Enterprise·서비스(AIVERSE)·미래사업(Connected Intelligence) 등 5대 사업군으로 업(業)을 재정의하고 각 사업군의 성장에 최적화된 전략을 실행할 계획이다.

삼성에스디에스 ESG위원회는 향후 중점 추진 사항으로 △기후변화 대응 △임직원의 행복 추구·협력사와의 동반성장 △ESG 책임경영 강화 등 3개 목표를 꼽았다. 지난해 10월 설치한 ESG위원회를 통해 환경·사회·거버넌스 각 분야에서 구체적 목표 설정과 실행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영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기업들의 사옥. (왼쪽부터) 현대오토에버, 펄어비스, 위메이드. / 각 사 제공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기업들의 사옥. (왼쪽부터) 현대오토에버, 펄어비스, 위메이드. / 각 사 제공 

펄어비스는 게임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직접 퍼블리싱, 또는 지역별 퍼블리셔를 통해 게임을 유통하고 있다. 게임사업부문의 주요 매출원은 '검은사막' 및 '이브 IP' 등 PC·콘솔·모바일 게임의 글로벌 서비스로 구성돼 있다. 또, 개발 중인 신작 3종 '붉은사막'·'도깨비'·'플랜8'을 통해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를 진행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자체 메인넷 위믹스 3.0을 기반으로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다. 메인넷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시스템의 운영을 통해 디지털화폐의 생선뿐 아니라, 게임 등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의 운영 토대가 되는 독자 블록체인 경제 생태계를 의미한다. 다만, 위메이드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아닌 별도의 설명회를 통해 이 같은 목표를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콘텐츠·플랫폼 경쟁력 강화 △데이터·AI 기술을 활용한 신규 사업 영역 확장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도 속도를 내고 있다, 환경 측면에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업 운영 전반에서 에너지 사용량을 감축하고, K-RE100 가입 추진 및 재생에너지 사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SDV(Software Defined Vehicle)로 변화하는 미래 자동차 패러다임 전환에 맞춰 통합 클라우드 플랫폼 2.0을 구축 완료하고, 차량 표준 소프트웨어 플랫폼 'mobilgene'을 개발해 양산 적용하는 등 다양한 부문에서 성과를 거뒀다. 현재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구현을 위한 상용 정밀지도와 제어기를 개발 중이다. 특히 SDV 개발에 최적화된 '차량 SW 통합 개발환경 플랫폼'을 우선적으로 연구·개발해 다가오는 SDV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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