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건설·조선 12개社 중 동화·HDC현산 미공시
공시 기업 중 현대건설 홀로 ESG위원회 미설치
女등기임원 선임, 5개社에 불과
삼성물산(왼쪽), 대우건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 사진= 각사 홈페이지 
삼성물산(왼쪽), 대우건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 사진= 각사 홈페이지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들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조사·분석(올해 10월 기준)한 결과, 전체 공시율은 71.5%로 확인됐다. 최근 3년간 기업들의 자율공시 확대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가운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이 가장 많은 업종은 자동차부품업이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코스닥 기업이 많이 속해있는 엔터테인먼트와 제약·바이오업은 정보공개가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총 200대 기업을 15개 업종으로 분류해 업종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현황 및 세부적인 분석 결과를 살펴봤다.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건설·조선업은 12개 기업이 포함됐다. 이 중 10개사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건설·조선업의 공시율은 83.3%다. 이는 보험업(83.3%)과 같은 수치로, 15개 업종 분류 가운데 5위에 해당한다. △자동차부품(100%) △물류(88.2%) △비금융지주사(88.2%) △은행·증권·카드(87.5%) 등보다는 낮았고, △화학·장업(78.6%) △금융지주(77.8%) △철강·기계(75.0%) △IT(66.7%) △전문기술(60.0%) △식음료(57.1%) △전기전자(55.0%) △엔터테인먼트(50.0%) △제약·바이오(45.5%) 등보다 높았다. 

건설·조선업종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12개사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해양 등 4개사만이 한국거래소와 자사 홈페이지에,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HD현대 △GS건설 △대우건설 등 6개사는 자사홈페이지에만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했다.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을 제외한 10개사는 올해 7월 이전 정보공시를 마쳤다. HD현대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분석은 계열사들의 통합보고서를 참고해 분석했다. 

동화기업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지속가능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았다.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한스경제>와 통화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머지않은 기간 내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10월 기준)한 건설·조선업종 12개 기업. / 사진=ESG행복경제연구소
지난해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10월 기준)한 건설·조선업종 12개 기업. / 사진=ESG행복경제연구소

최근 글로벌 ESG와 관련해 지속가능성 공시표준은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와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EFRAG(유럽연합 재무보고자문그룹)를 중심으로 마련되고 있다. 이 3개 지침 모두 늦어도 2024년까지 공시가 의무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국내에서도 2025년부터 자산규모에 따라 공시가 단계별로 의무화될 예정이다. 아직은 자율공시 대상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공시채널이 거래소와 각 기업의 홈페이지로 이원화 됐다. 

건설·조선업종에서 UN SDGs(지속가능개발목표)·GRI(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서 가이드라인 입안을 위한 연구센터)·SASB(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전담협의체) 등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국제기준을 4개 이상 활용한 기업은 △삼성물산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 △HD현대(계열사합)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해양 등 7개사다. 이외 △삼성중공업 △GS건설은 3개 국제기준을, 대우건설은 1개 국제기준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조선업의 10개사 모두 GRI를 활용하고 있다. 이어 90% 활용도를 기록한 TCFD와 SASB가 그 뒤를 이었고 UN SDGs가 60%를 기록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GS건설, 대우건설은 UNGC(UN Global Compact)에 가입했다. UNGC는 인권·노동·환경·반부패 분야 10대 원칙을 제시하는 글로벌 기업시민 이니셔티브로 100여 개 이상의 국가의 기업들이 가입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기업들은 ESG경영활동을 목적으로 이사회 내 ESG위원회 설치·운영을 시작하고 있다. 시총 200대 기업 중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140개사였다. 건설·조선업은 12개사 가운데 공시한 10개 기업 중 유일하게 현대건설이 ESG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았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은 동화기업과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ESG 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았다. 

지난 8월부터 개정·시행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회사는 특정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게 돼있어 여성임원 1명 이상을 선임해야 한다. 이에 시총 200대 기업 중 절반에 해당하는 100개 기업은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조선업종 12개사 가운데 5개사(삼성물산·삼성중공업·현대건설·SK텔레콤·삼성엔지니어링·GS건설)만이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했다.

직접적인 제품 생산 외에 협력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외부 탄소 배출량을 의미하는 스코프3를 산출해 공시한 곳은 시총 200대 기업 중 70개사(35%)에 불과했다. 

건설·조선업종은 12개사 가운데 △삼성물산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 △HD현대(계열사합) △GS건설 △현대미포조선 등 6개 기업이 스코프3 배출량을 공시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등 4개사는 스코프3 배출량을 적시하지 않았다.  

삼성물산은 건설·조선업 중 ESG위원회 설치·운영과 여성 임원 선임, 스코프3 배출량까지 공시한 유일한 기업이다. 반대로 ESG위원회는 설치했지만 여성 임원 미선임과 스코프3 배출량 미공시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등 3개사다. 

삼성물산, 두산, 삼성중공업, 현대건설 사옥(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 사진=각사 제공

각 기업들은 이해관계자들의 주요 관심사항과 사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를 선정하는 중대성(중요성) 평가로, 전략화한 과제를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담았다.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143개 기업 중 136개사(95.1%)가 중대성 평가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1개사는 선도적으로 이중 중대성평가(Double Materiality)를 포함했다.  

중요성 평가 과정에서는 글로벌 지표와 국내·외 지속가능경영 트렌드를 고려한 30개의 이슈 풀을 도출해 각 이슈에 대해 사회·환경적 영향과 재무적 영향을 분석해 중요 이슈를 선정했다. 해당 프로세스로 결정된 중요 이슈는 E,S,G 섹션에 집중적으로 공시했다. 

이중 중대성평가는 EU 기업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에서 제시한 중요성 평가방법으로, GRI를 비롯한 지속가능경영분야 글로벌 스탠더드들도 해당 개념을 적용, 보고기준을 강화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기관에서 검증절차를 거쳤다. 137개사(95.8%)가 중요성의 관점에서 사용한 준거 기준으로 보고서를 작성 했는지와 관련해 제3자 검증을 받았다. 또한 84개사(58.7%)는 보고서에 수록된 온실가스배출량 데이터가 검증기준에 따라 작성, 산정됐는지에 대해서도 별도의 환경검증 절차를 거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조선업종에서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10개사 모두 중대성 항목과 제3자 검증의견서를 보고서에 명시했다. 다만 온실가스 검증의견서는 두산에너빌리티를 제외한 나머지 9개사만이 보고서에 포함했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미포조선은 이중 중대성까지 평가 항목에 포함해 기준을 강화했다. HD현대의 경우 한국조선해양 및 조선 자회사 등이 중대성과 함께 이중 중대성 항목을 기재했다. 

GS건설, 대우건설, 현대미포조선(왼쪽부터 시계방향) / 사진=각사 제공
GS건설, 대우건설, 현대미포조선(왼쪽부터 시계방향) / 사진=각사 제공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들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사업 계획·비전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2008년 업계 최초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고 2012년 이후에는 매년 꾸준히 보고서를 발간중이다. 2015~2017년에는 ESG 운영체계에 주력했고, 2018~2020년에는 중장기 방향성을 잡고 실행했다. 2021년부터는 앞으로 3년간 이사회 중심으로 책임경영구현을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회사의 지속가능경영 체계, 활동 및 성과 소개를 통해 이해관계자와 지속적인 소통을 강조했다. 이번 2022 통합보고서에는 친환경 에너지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환 가속화와 신성장 사업 추진과정에서의 중간성과를 나타내 회사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이해를 높였다. 또한 두산에너빌리티로의 사명변경 의미와 ESG 위원회 개편내용, 크레도(신조)와 ESG 연계성을 기록해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실천의지를 다졌다.  

삼성중공업은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수렵해 투자자 관점을 적용한 중대성 평가를 실시해 선정된 핵심 주제에 대한 목표지향적 관리가 가능토록 했다. 주요 토픽은 △미래 경쟁력 △친환경 기술 △기후변화 대응 △안전·보건 △윤리·준법경영 등으로, ESG 관점에서 리스크 점검하고 기회의 영향력을 고려한 전략을 마련해 차별화된 경쟁력과 성과 창출을 목표로 삼았다.

올해 13번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놓은 현대건설은 지속가능경영 4대 추진부문(Prosperity, Planet, People, Principle) 목표와 8대 추진전략체계로 보고서를 구성했다. 특히 현대건설의 ESG 정보공개범위를 확대하고, 원칙(Principle)에 입각한 지속가능경영 전략 추진내용 등을 폭넓게 담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가지 솔루션을 제시해 화공시장에서 새로운 수행 방식으로 생산성을 보유한 혁신 기업으로의 성장과 ESG 신시장에서의 친환경 신기술 확보 및 사업 확대를 통한 기술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했다. ‘프로젝트 딜리버리 솔루션’은 FEED-EPC 전략과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T) 기반의 기술 혁신 등으로 프로젝트 수주와 수행, 경쟁력 강화 전략을 제시했다. ‘비욘드 EPC 솔루션’은 ESG 기반의 친환경 사업 추진 성과와 계획이 담겼다.

GS건설은 ‘성장을 넘어 지속 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 Beyond Growth)이라는 테마를 설정했다. ESG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내용의 ‘ESG 코어’는 친환경 신기술과 친환경 신사업으로 구분해 사업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친환경 신기술’은 조직 내 RIF 테크(Research Institute for Future Technology)로 미래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목표를, ‘친환경 신사업’은 자회사인 GS이니마를 통해 친환경 수처리 사업을 추진하는 등의 목표를 담았다.

현대미포조선은 ‘바다에서 시작하는 깨끗한 미래(Future From the Ocean)’라는 그룹 ESG 경영 비전 아래 ESG 경영 실천에 나섰다. 세계일류상품 15종을 확보한 현대미포조선은 ICT 융합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전기추진 여객선’의 성공적인 건조를 위해 해상탈출설비(MES1), 위성항법장치 등 각종 안전 설비들을 탑재하고 LNG 이중연료추진 엔진·스크러버 등 친환경 설비도 개발 및 도입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내·외부 소통 연속성 강화에 역점을 뒀다. 회사 내 '청년이사외'와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회사의 ESG 경영 접근 방식과 지속가능경영 활동을 목표로 했다. 

대우건설은 글로벌 기후위기로 인한 국제적인 협조·규제가 본격화돼 ‘기후 변화 대응’ 관련 콘텐츠 구성과 기후변화대응위원회의 설립으로 온실가스 단·중·장기적 감축목표를 설정했다. 또한 11월 내 전사 ESG 위원회 발족을 목표로 했다. 안전과 관련해 안전혁신안을 바탕으로 32개의 혁신과제를 이행 중이다. △안전보건관리체계 개선 △아차사고(Near miss) 발굴 프로그램 등 ‘클리어(CLEAR)’ 시행을 통해 재해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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