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FTX 파산보호 신청…코인 외에 투자기업, 증시도 타격 받아
금융권 피해 우려도…"테라·루나 사태보다 연쇄효과 클 것"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보호 신청에 나선 사실이 전해지며 시장 곳곳이 타격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보호 신청에 나선 사실이 전해지며 시장 곳곳이 타격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보호 신청에 나섬에 따라 가상자상 시장 곳곳이 타격을 받고 있다. 가상자산의 가치 가하락은 물론, FTX에 투자한 회사들의 손실, 주가 폭락 등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가장 큰 손실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FTX는 지난 11일,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법원에 제출한 채무 규모는 약 100억~500억달러(원화 13조 2000억원~66조 2000억원)로 알려진다. 파산 신청 이후 FTX는 6억달러 상당의 코인이 빠져나가는 해킹을 당했으며 내부 소행일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FTX에서부터 터진 가상자산 쇼크는 시장 곳곳에 여파를 미치고 있다. FTX의 자체 발행 코인이자 이번 사태의 중심인 FTT토큰은 지난 8일, 22달러선이었지만 15일 현재, 95% 가량 떨어진 1달러선에서 등락 중이다.

샘 뱅크먼-프리드 전 FTX 최고경영자(CEO)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솔라나도 1주일 전까지 32달러선에 위치했으나 FTX 사태 후 약 60% 폭락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14일, 장중 1만 6000달러선까지 붕괴되며 시장의 충격을 더했다. 이내 1만 6700달러선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1주일 전에 2만달러선에 위치했던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더리움 역시 1500달러선에서 1200달러선으로 추락한 이후 상승세 없이 장을 보내고 있다.

FTX에 투자한 기업들도 손실을 보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1억달러(약 1319억원)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알려진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FTX에 1억달러의 자금을 투자했으며 오는 12월 분기에 상각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인 시세뿐 아니라, 증시에서도 여파가 이어졌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운영사인 빗썸코리아와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인 비덴트는 14일, 전 거래일 대비 7.22% 하락한 4110원에 마감했다.

컴투스의 주가도 하락했다. 컴투스가 발행한 자체 가상자산 C2X는 테라 메인넷을 기반으로 발행했고 지난 3월 FTX에 상장했다. 지난 5월 테라·루나 사태로 위기를 맞은 컴투스는 C2X의 메인넷을 자체 개발한 XPLA(엑스플라)로 바꾸며 지난달 21일 FTX에서 XPLA 거래를 시작했으나 FTX의 파산으로 다시 위기를 맞았다. 이에 지난 14일 컴투스의 주가는 14.74%, 컴투스 홀딩스는 11.70% 하락했다.

국내 투자자들도 FTX 사태로 인한 타격이 크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FTX의 국내 일일 이용자 수는 모바일, 웹을 합쳐 1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같은 가상자산 시장의 위기로 기존 금융 시장에도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의 김세희 연구원은 "이번 사태는 크립토 업계에 국한되지 않고 기존 금융권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며 "테라·루나 사태보다 기관투자자 비롯한 은행, VC(벤처캐피탈) 등 연결고리 많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더불어 대형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에 투자를 이어갈지도 미지수다. 블룸버그는 13일(현지시간) "샘 뱅크먼-프리드의 FTX가 갑자기 몰락함에 따라 이들이 향후 주류 포트폴리오에 포함되는 것과 관련해 영구적인 타격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추후 가상자산 시장은 더욱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FTX 거래소 인수 혹은 구제 금융이 불가능할 경우 테라·루나 사태보다 연쇄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며 "테라발 유동성 위기에 이은 두 번째 유동성 위기로 한동안 크립토 윈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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