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COP27, 2주간 대장정 막 내려 
'손실과 피해' 의제화됐지만 구체적 사안은 아직
탄소배출량 감축에선 "실패"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198개국과 산업계, 시민단체 등 3만여명이 모였던 COP27(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이 최종 합의문 샤름엘셰이크 이행계획(Sharm El-Sheikh Implementation Plan)를 채택한 후 막을 내렸다.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COP27은 '손실과 피해' 논의가 난항을 겪으며 당초 폐막일이었던 18일(현지시간)보다 하루 늦은 20일 오전 마무리됐다.  '손실과 피해'에 대한 의제화에는 성공했지만, 비용부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와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에 대한 합의는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로 남았다. 

사진=COP27 홈페이지 
사진=COP27 홈페이지 

◆'손실과 피해' 합의문 채택됐지만 구체적 사안은 COP28로 
이번 COP27의 가장 큰 성과는 '손실과 피해' 의제화다. 개발도상국이 겪는 기후위기에 대한 선진국의 책임을 인정하고, 이에 따른 기금 마련에 합의한 것이다. 다만 기금을 위한 구체적 사안은 다음 총회 과제로 남겼다. 

COP27 시작 전부터 '손실과 피해' 합의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올해 파키스탄의 홍수와 미국의 가뭄, 아프리카의 기근, 유럽 전역의 폭염 등으로 전 세계가 기후 위기를 몸소 느껴서다. 여기에 지구 온난화로 직격탄을 맞은 아프리카 이집트에서 개최됐기에 관심은 더욱 높았다. 

하루 연장하면서까지 마라톤 회의 끝에 '손실과 피해'의 재원 마련 문제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 채택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당사국총회 정식 의제화됐다.

이번 합의에 대해 사이먼 스티엘 UNFCCC 사무총장은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며 "손실과 피해에 대한 자금 지원에 대해 수십 년의 대화 끝에, 앞으로 나아갈 길을 결정했다. 기후 변화의 가장 심각한 영향으로 삶과 생계가 파괴된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해결할지 정했다"고 말했다. 

개도국이 '손실과 피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기금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금 마련을 위한 결정도 내려졌다. 여기에 2023년 COP28에서 새로운 기금 마련과 기금 운영 방법에 대한 권고를 위한 '준비위원회' 설립도 합의했다. 준비위원회의 첫 회의는 2023년 3월 말 이전에 열릴 예정이다.

또한 당사국들은 기후 위기에 취약한 개도국 대상으로 기술 지원을 촉진하기 위해 산티아고의 네트워크를 운영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동의했다. △사무국 설립 및 선정 절차 △자문기구 설립 및 멤버 구성 △네트워크의 상세 운영지침(TOR) 등을 합의했다. 산티아고 네트워크는 기후 취약국의 손실과 피해를 방지하고 최소화와 해결을 위해 조직·기관·네트워크와 전문가들의 기술지원 촉진을 목적으로 마드리드의 COP25에서 설립됐다. 

1959년 이후 지구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0.4%만을 차지한 파키스탄 기후 장관인 셰리 레흐만은 "이번 합의는 기후 취약국의 아우성에 대한 응답"이라며 "지난 30년간 고군분투한 끝에 샤름 엘 셰이크에서 첫 긍정적 이정표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손실과 피해'의 범위와 보상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아 앞으로 논쟁이 될 전망이다. 특히 과거 탄소배출량이 많았던 미국·유럽과 현재 탄소배출량이 많은 중국·인도 간의 책임공방도 남아있다. 현재 세계 1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산업혁명 이후 누적 역사적 배출량은 미국에 이어 2위다. 

미국 기후 특사 존 케리는 "미국과 중국은 우리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해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한다"며 "우리 모두 중국이 글로벌 책임을 다하기를 희망한다"고 중국의 참여를 강조했다. 

사진=COP27 홈페이지
사진=COP27 홈페이지

◆'손실과 피해'라는 산 넘었지만 탄소배출량 감축은 '실패'
'손실과 피해'가 의제화됐지만 기후 전문가들은 탄소배출량 감축은 "실패"라고 평했다. 선진국 및 군소도서국 협상그룹(AOSIS) 등이 2025년 이전까지 △전 세계 배출량 정점 달성 촉구 △글래스고 기후합의의 석탄발전 단계적 축소 △화석연료 보조금 단계적 철폐보다 진전된 감축 노력 등을 요구했으나 반영되지 못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지구는 아직 응급실에 있다. 탄소배출량을 대폭 줄여야 한다"며 "세계는 여전히 기후 야심에 대한 거대한 도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COP26 회장이었던 알록 샤르마는 COP27에서 모든 화석 연료의 단계적 감축을 합의문에 포함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최종 단계에서 '석탄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글래스고 공약을 반복하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2015년 파리 기후 협정의 설계자 중 한 명인 유럽 기후 재단 CEO 로렌스 투비아나는 "화석 연료 산업의 영향은 전반적으로 발생한다. COP27은 배출 감축에 대해 새롭고 야심찬 약속을 하는 국가에 대한 요구 사항을 약화시켰다"며 "합의문에는 화석 연료의 단계적 폐지와 1.5C 목표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다"고 아쉬워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특히 내년 COP28은 세계 최대 석유수출국 중 하나인 아랍에미리트가 주최하는 두바이에서 개최된다. 이에 투비아나는 "이집트 대통령은 산유국과 화석 연료 산업을 보호하는 내용이 있다. 내년 UAE에서는 이런 추세가 계속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이번 총회에서 UNFCCC 사무국과 관련기구 직위 132석에 대해 시행된 선거에서 △적응기금이사회(AFB) 이사(기재부 녹색기후기획과장) 재임 △재정상설위원회(SCF) 위원(기재부 녹색기후기획과장) 진출이 확정됐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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