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오리온·동서 제외한 5개社 보고서 공시
지속가능성 공시표준 4개 사용, KT&G '유일'
2개社만 女임원 선임... KT&G만 스코프3 공시
‘2021 KT&G 리포트’ 표지. / 사진=KT&G 제공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들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조사·분석(올해 10월 기준)한 결과, 전체 공시율은 71.5%로 확인됐다. 최근 3년간 기업들의 자율공시 확대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가운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이 가장 많은 업종은 자동차부품업이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코스닥 기업이 많이 속해있는 엔터테인먼트와 제약·바이오업은 정보공개가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총 200대 기업을 15개 업종으로 분류해 업종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현황 및 세부적인 분석 결과를 살펴봤다.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식음료업종은 7개 기업이 포함됐다. 이 중 5개 기업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오뚜기는 격년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식음료업종은 71.4%의 공시율로, 15개 업종 중 10위를 기록했다. △자동차부품(100%) △물류업(94.1%) △비금융지주사(88.2%) △은행·증권·카드(87.5%) △건설·조선업(83.3%) △보험(83.3%) △화학·장업(78.6%) △금융지주(77.8%) △철강·기계(75.0%) 등보다 낮았고, △IT(66.7%) △엔터테인먼트(62.5%) △전문기술(60.0%)  △전기전자(55.0%) △제약·바이오(50%) 보다는 높았다. 

식음료업종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5개사 가운데 KT&G만이 한국거래소와 자사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나머지 △CJ제일제당 △하이트진로 △농심 △오뚜기 등 4개사는 자사홈페이지에만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했다. 올해 7월 이전 정보공시를 마친 기업은 농심과 오뚜기뿐이었다. 

오리온과 동서는 지속가능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았다. 오리온 측은 <한스경제>와 통화에서 "2022년 ESG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발간은 검토 중"이라며 "현재 홈페이지와 회사소개서, 공시를 통해 ESG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에 포함된 식음료업의 7개 기업 / ESG행복경제연구소 제공
지난해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에 포함된 식음료업의 7개 기업 / ESG행복경제연구소 제공

◆KT&G, 지속가능성 공시표준 4개 사용 ‘유일’...RE100 가입은 無
최근 글로벌 ESG와 관련해 지속가능성 공시표준은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와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EFRAG(유럽연합 재무보고자문그룹)를 중심으로 마련되고 있다. 이 3개 지침 모두 늦어도 2024년까지 공시가 의무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국내에서도 2025년부터 자산규모에 따라 공시가 단계별로 의무화될 예정이다. 아직은 자율공시 대상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공시채널이 거래소와 각 기업의 홈페이지로 이원화 됐다. 

식음료업에서 UN SDGs(지속가능개발목표)·GRI(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서 가이드라인 입안을 위한 연구센터)·SASB(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전담협의체) 등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국제기준을 4개 이상 활용한 기업은 KT&G가 유일했다. CJ제일제당과 하이트진로가 3개 국제기준을, 농심과 오뚜기가 2개 국제기준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한 식음료업종의 5개사 모두 GRI를 활용 중이며 SASB(80%), TCFD(60%)가 뒤를 이었다. UN SDGs의 활용은 40%에 불과했다. 

CJ제일제당만이 UNGC(UN Global Compact)에 유일하게 가입했다. UNGC는 인권·노동·환경·반부패 분야 10대 원칙을 제시하는 글로벌 기업시민 이니셔티브로 100여 개 이상의 국가의 기업들이 가입하고 있다. 

또한 RE100(재생에너지사용 100%)은 식음료업종 7개사 모두 가입하지 않았다. 현재 글로벌 기업들은 탈탄소화를 위해 RE100 가입을 마쳤고, 공급망들에게도 RE100 가입 압박을 가하는 중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도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RE100 선언을 하고 있다. 식음료업종 역시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 하이트진로, KT&G 전경. (시계방향순) / 사진=각사 제공
CJ제일제당, 하이트진로, KT&G 전경. (시계방향순) / 사진=각사 제공

◆KT&G·CJ제일제당만 女등기임원 선임...스코프3 공시 'KT&G 유일'
지난해부터 기업들은 ESG경영활동을 목적으로 이사회 내 ESG위원회 설치·운영을 시작하고 있다. 시총 200대 기업 중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140개사였다. 공시한 식음료업 5개사 모두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은 기업 가운데 오리온은 ESG위원회를 설치했지만, 동서는 설치하지 않았다. 

지난 8월부터 개정·시행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회사는 특정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으며 여성임원 1명 이상을 선임해야 한다. 이에 시총 200대 기업 중 절반에 해당하는 100개 기업은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음료업종 7개사 가운데 KT&G와 CJ제일제당만이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했다.

직접적인 제품 생산 외에 협력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외부 탄소 배출량을 의미하는 스코프3를 산출해 공시한 곳은 시총 200대 기업 중 70개사(35%)에 불과했다. 

식음료업종은 7개사 가운데 KT&G만이 스코프3 배출량을 공시했다. 이외 △CJ제일제당 △오리온 △동서 △하이트진로 △농심 △오뚜기 등 6개사는 스코프3 배출량을 적시하지 않았다.
식음료업 중 ESG위원회 설치와 여성 임원 선임, 스코프3 배출량까지 모두 공시한 기업은 KT&G가 유일하다. 반대로 ESG위원회를 설치한 기업 가운데 여성 임원을 선임하지 않고, 스코프3 배출량도 적시하지 않은 기업은 △오리온 △동서 △하이트진로 △농심 △오뚜기 등 5개사다.

◆7개社, 중대성평가·온실가스·제3자 검증 모두 명시...CJ제일제당, 이중중대성도 포함

각 기업들은 이해관계자들의 주요 관심사항과 사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를 선정하는 중대성(중요성) 평가로, 전략화한 과제를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담았다.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143개 기업 중 136개사(95.1%)가 중대성 평가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1개사는 선도적으로 이중 중대성평가(Double Materiality)를 포함했다.

중요성 평가 과정에서는 글로벌 지표와 국내·외 지속가능경영 트렌드를 고려한 이슈 풀을 도출해 각 이슈에 대해 사회·환경적 영향과 재무적 영향을 분석해 중요 이슈를 선정했다. 해당 프로세스로 결정된 중요 이슈는 E,S,G 섹션에 집중적으로 공시했다. 

이중 중요성평가는 EU 기업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에서 제시한 중요성 평가방법으로, GRI를 비롯한 지속가능경영분야 글로벌 스탠더드들도 해당 개념을 적용, 보고기준을 강화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기관에서 검증절차를 거쳤다. 137개사(95.8%)가 중요성의 관점에서 사용한 준거 기준으로 보고서 작성여부와 관련해 제3자 검증을 받았다. 또한 84개사(58.7%)는 보고서에 수록된 온실가스배출량 데이터가 검증기준에 따라 작성, 산정됐는지에 대해서도 별도의 환경검증 절차를 거친 것으로 나타났다. 

식음료업종에서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5개사 모두 중대성 항목을 보고서에 명시했다. 이들은 온실가스 검증의견서와 제3자 검증의견서도 포함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이중 중대성까지 평가 항목에 포함해 기준을 강화했다. 

오뚜기(위), 농심 전경. / 사진=각사 제공
오뚜기(위), 농심 전경. / 사진=각사 제공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社의 향후 사업 계획과 비전은?
5번째 보고서를 발간한 KT&G는 지난해 국내 사업장 온실가스 배출량을 전년 대비 약 4% 감축했다. 이에 올해는 재생에너지 도입을 확대해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과학기반감축목표이니셔티브(SBTi)의 '1.5℃ 시나리오'에 부합하는 수준의 상향 계획을 세웠다. 또한 그룹사를 포함, 확대 개편한 ‘2025 미래 성장 동력 강화’라는 ESG 중장기 비전을 공개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비즈니스 성장 모멘텀 강화 △그룹 공통 글로벌 스탠더드 이행의 추진 방향성에 맞춰 6대 중점영역을 재편하고 18개의 전략과제를 내놨다. 

CJ제일제당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생산 과정에서뿐 아니라 모든 가치사슬 영역에서 탄소중립 및 제로 웨이스트를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친환경 패키징' 과제 달성을 위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햇반 용기 회수와 업사이클링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친환경 소재 솔루션 개발의 일환인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 PHA의 상용화도 가속화할 생각이다. 

하이트진로는 서울 본사와 강원, 이천 등 지방소재 6개 생산사업장을 포함한 2020년 연간 종합 환경성과와 올해의 주요 성과, 환경경영전략, 비전 등을 내세웠다. △기업소개와 중장기 목표 △CSV활동 △환경경영 정책 및 대응체계 △기후변화 대응 및 위험관리 △종합환경성과 △부록 등 총 6개 부문 구성했다. 특히 중장기 목표로 잡고 지속가능 환경경영의 의지를 담은 '25! CHALLEN'은 2025년까지 온실가스와 환경오염물질을 원단위 25%씩 감소하고, 환경성적표지 인증 제품을 25개 이상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밸류업 농심(Value Up Nongshim)'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한 농심은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로 보다 나은 삶을 위해 공헌한다'는 기업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제품 경쟁력 확대, 지속가능한 공급망 관리 등 7대 중대 이슈 선정과 구체적 현황·목표를 제시했다. 여기에 △친환경 패키징 △지역 농·어가 상생 프로그램 △스타트업 투자 성과 등을 스페셜 토픽으로 소개했다. 이 밖에 상세한 ESG 활동과 개선 사항을 정량적 성과로 담았다.

격년제 발간 계획에 따라 올해 두 번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오뚜기는 '자연과 함께 맛으로 행복한 세상'이라는 슬로건 아래 환경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환경 경영의 영향 범위를 확대해 관계사와 협력사 등을 포함한 전사적 차원에서 목표를 이행 중이다. 또한 '인류 식생활 향상에 이바지한다'는 목표와 함께 코로나19, 저출생, 1인 가구, 고령화 인구 증가 등으로 변하는 식생활에 맞춰 새로운 기술의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친환경적 제품의 개발과 조리법·포장 연구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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