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강팀 꺾는 이변 연출
맞춤 전술과 골키퍼 맹활약으로 승리
일본, 점유율 대신 효율성 초점... 사우디, 오프사이드 트랩 활용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시아 팀들이 이변을 연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시아 팀들이 이변을 연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시아 팀들이 이변을 연출하고 있다. 운으로 일궈낸 ‘업셋(약팀이 강팀을 꺾는 것)’이 아니다. 승리의 밑바탕에는 철저한 분석과 대비가 있다.

월드컵 무대에서 아시아 축구는 ‘약체’로 분류된다. 그래서 아시아 팀들은 줄곧 수비 진영에 많은 숫자를 두고 실점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준 모습은 아시아 축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극단적인 수비 축구가 정답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일본(FIFA 랭킹 24위)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독일(11위)에 뒤졌다. 그러나 보란 듯이 평가를 뒤집었다. 23일(이하 한국 시각)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통의 강호 독일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대이변을 연출해내며 우승 후보를 격파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자신들의 전통적인 축구 스타일을 과감히 버렸다.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 점유율에 목매지 않았다. 중원에서 독일을 제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이날 일본의 점유율은 26.2%에 그쳤다. 대신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최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으로 상대를 괴롭혔고, 실수를 유도해냈다. 역습에서는 측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독일을 상대로 한 맞춤 전략은 제대로 통했다. 일본은 백4와 백5를 오가는 전형 변화로 수비와 압박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적은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 짓기 위해 공격 장면에서 집중력을 최대로 유지했다. 그 덕분에 유효 슈팅 4개 중 2개를 득점으로 일궈내며 독일을 침몰시켰다.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 골키퍼의 선방 쇼는 독일과 아르헨티나를 꺾는 데 큰 힘이 됐다. /연합뉴스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 골키퍼의 선방 쇼는 독일과 아르헨티나를 꺾는 데 큰 힘이 됐다. /연합뉴스

곤다 슈이치(33·시미즈 에스펄스) 골키퍼의 선방 쇼는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무려 8개의 선방을 기록했다. 페널티킥 실점을 제외하고 필드골은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후반 25분에는 요나스 호프만(30·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과 세르쥬 그나브리(27·바이에른 뮌헨)의 슈팅을 모두 선방해내는 결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22일 사우디아라비아(51위)가 아르헨티나(3위)를 2-1로 꺾은 경기에서도 맞춤형 전술이 빛났다. 이날 사우디는 선제골을 허용한 뒤 라인을 높게 끌어올렸다. 수비 축구가 아닌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사용하기 위함이었다. 작전은 적중했다. 더 세밀해진 비디오판독(VAR) 덕분에 전반전에 아르헨티나가 넣은 3골이 모두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으며 취소됐다. 또한 이날 아르헨티나 쪽에서 기록된 오프사이드는 10회에 달했다.

사우디는 상대가 당황한 틈을 놓치지 않았다. 오히려 공격적으로 나서며 맞불을 놨다. 그 결과 후반전 시작 3분 만에 동점골을 터트렸고, 5분 뒤에는 역전골까지 일궈냈다. 이날 사우디가 기록한 유효슈팅은 3개다. 그 중 2개를 골문 안에 넣었다. 득점 전환율이 약 67%에 달했다.

사우디 골키퍼 무함마드 알-우와이스(31·알 힐랄)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위기 상황마다 결정적인 선방을 기록했다. 유효슈팅 6개 중 5개를 막아내는 위엄을 뽐냈다. 허용한 한 개는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의 페널티킥 슛뿐이다. 알-우와이스의 눈부신 선방 덕분에 사우디는 아르헨티나의 맹공을 버틸 수 있었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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