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동용 기자]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들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조사·분석(올해 10월 기준)한 결과, 전체 공시율은 71.5%로 확인됐다. 최근 3년간 기업들의 자율공시 확대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가운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이 가장 많은 업종은 자동차부품업이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코스닥 기업이 많이 속해있는 엔터테인먼트와 제약·바이오업은 정보공개가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총 200대 기업을 15개 업종으로 분류해 업종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현황 및 세부적인 분석 결과를 살펴봤다.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8개 기업이 포함됐다. 그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은 5개사(社)다.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공시율은 62.5%다. 공시율이 가장 낮은 제약·바이오(45.5%)를 비롯해 △식음료(57.1%) △전기전자(55.0%) △전문기술(60.0%) 4개 업종보다는 공시율이 높았다. 반면, △IT(66.7%) △건설·조선(83.3%) △금융지주(77.8%) △물류(88.2%) △보험(83.3%) △은행·증권·카드(87.5%) △자동차부품(100%)  △비금융지주사(88.2%) △철강·기계(75.0%) △화학·장업(78.6%) 등 10개 업종보다는 공시율이 낮았다. 

◆ 8개社 중 5개社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 

엔터테인먼트 업종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기업은 △강원랜드 △CJ ENM △아프리카TV △JYP ent.(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등 5개사다. 보고서를 거래소와 자사 홈페이지에 공시한 기업은 강원랜드가 유일했으며, 나머지 4개사는 자사 홈페이지에 보고서를 공시했다. 

이들 기업 중 강원랜드와 CJ ENM은 올해 7월31일 이전 보고서를 공시했으며, 아프리카TV·JYP·SM 등 3개사는 그 이후에 보고서를 공시했다. 이 가운데 SM은 가장 최근인 올해 11월 보고서를 발간한 기업이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은 기업은 △하이브 △스튜디오드래곤 △위지윅스튜지오 등 3개사였다. 이 가운데, 하이브는 이르면 내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할 가능성이 있다. K팝의 국내외 산업화 영향으로 올해부터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경쟁사인 JYP(8월)·에스엠(11월) 등이 잇따라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업계 차원의 대응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하이브는 올해 7월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그에 앞서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최근 글로벌 ESG와 관련해 지속가능성 공시표준은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와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EFRAG(유럽연합 재무보고자문그룹)를 중심으로 마련되고 있다. 이 3개 지침 모두 늦어도 2024년까지 공시가 의무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국내에서도 2025년부터 자산규모에 따라 공시가 단계별로 의무화될 예정이다. 아직은 자율공시 대상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공시채널이 거래소와 각 기업의 홈페이지로 이원화 돼있다. 

엔터테인먼트 업종에서 △UN SDGs(지속가능개발목표) △GRI(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 △SASB(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 △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전담협의체) 등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국제기준을 4개 이상 활용한 기업은 1곳도 없었다. 강원랜드와 CJ ENM·아프리카TV·JYP 등 4개사가 3개 국제기준을, SM이 2개 국제기준을 활용했다. 

엔터테인먼트 업종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국제기준 활용도는 UN SDGs와 GRI가 각각 100%로 가장 높았다. TCFD와 SASB는 각각 50%로 나타났다. 

◆ ESG위원회 설치 5개社·여성등기임원 선입 4개社

지난해부터 기업들이 ESG경영활동을 목적으로 이사회내 ESG위원회 설치·운영을 시작하고 있다. 시총 200대 기업 중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140개사였다.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8개사 가운데 △하이브 △강원랜드 △CJ ENM △아프리카TV △JYP 등 5개사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하이브는 유일하게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은 기업이다. 반면, SM은 지속가능보고서를 공시한 기업 중 유일하게 ESG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 기업이었다. 

지난 8월부터 개정·시행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회사는 특정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게 돼있어 여성임원 1명 이상을 선임해야 한다. 이에 시총 200대 기업 중 절반에 해당하는 100개 기업은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8개사 가운데 △강원랜드(1명) △CJ ENM(1명) △JYP(1명) △SM(1명) 등 4개사가 여성등기임원을 선임했다. 

종합하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은 3개사 중 하이브(ESG위원회 설치)를 제외한 스튜디오드래곤과 위지윅스튜디오 2개사는 △ESG위원회 설치 △여성등기임원 선임 등 나머지 항목도 해당되지 않았다. 엔터테인먼트 업종에서 ESG경영 상황이 가장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직접적인 제품 생산 외에 협력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외부 탄소 배출량을 의미하는 스코프3를 산출해 공시한 곳은 시총 200대 기업 중 70개사(35%)에 불과했다. 

최근 EU(유럽연합)의 공급망 실사지침과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발표는 스코프3를 측정해 책임져야 한다는 강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8개사 중 유일하게 CJ ENM 1개사만 스코프3 배출량을 공시하고 있었다. 

◆ 이중 중대성 평가 기업無…CJ ENM, 유일하게 UNGC 가입 

기업들은 이해관계자들의 주요 관심사항과 사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를 선정하는 중대성(중요성) 평가를 통해 전략화한 과제를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담고 있었다. 시총 2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143개사 중 136개사(95.1%)가 중대성평가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21개사는 선도적으로 이중 중대성평가(Double Materiality)를 통해 지속가능경영 이슈 풀을 구성하고 사회·환경적 영향과 재무적 영향 측정결과를 종합한 이슈의 우선순위 결정을 매우 중요하게 다뤘다. 이중 중요성평가는 EU 기업지속가능성 보고지침에서 제시한 중요성 평가방법으로, GRI를 비롯한 지속가능경영분야 글로벌 스탠더드들도 해당 개념을 적용해 보고기준을 강화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기관을 통한 검증절차를 밟고 있었다. 137개사(95.8%)가 중요성의 관점에서 사용한 준거기준에 따라 보고서를 작성했는지에 대해 제3자 검증을 받았다. 또한 84개사(58.7%)는 보고서에 수록된 온실가스배출량 데이터가 검증기준에 따라 작성, 산정되었는지에 대해서도 별도의 환경검증 절차를 거친 것으로 조사됐다. 

엔터테인먼트 업종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5개사(강원랜드·CJ ENM·아프리카TV·JYP·SM)는 모두 보고서에 '중대성 평가' 항목을 포함하고 있었다. 

다만, '이중 중대성 평가' 항목까지 포함하고 있는 기업은 없었으며, 아프리카TV와 JYP·SM 등 3개사는 환경검증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엔터테인먼트 업종에서는 기업들이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약속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에 가입한 곳도 없었다. 다만, JYP는 엔터테인먼트 기업 중 최초로 지난해 1년 동안 전력량의 100%를 태양광 에너지로 대체했으며, CJ ENM은 유일하게 UNGC(유엔글로벌콤팩트)에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통해 ESG경영 확대 약속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들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사업 계획·비전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강원랜드는 수익성을 강화하고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확대하기 위해 '2030 중장기 경영전략 체계'를 수립했다. 이 전략에는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경영환경에 대응하고, 한국판 뉴딜 등 정부 기조를 반영하는 한편,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한 ESG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영의 기틀을 마련, 고객과 지역사회 등에 '행복쉼터'를 구현한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카지노 사업의 지속적인 경쟁우위 유지, 리조트 사업의 효율화 및 손익구조 개선, 경영관리 측면의 ESG 기반 경영체계 선진화, 수익 다각화를 통한 신규사업 지속가능성 확보 등을 주요 추진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CJ ENM은 국내 1위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콘텐츠 경쟁력으로 미래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혁신 성장을 견인한다는 목표다. 

CJ ENM은 지난해를 지속가능경영의 원년으로 삼고 ESG경영 강화에 매진했다. '매력적인 콘텐츠와 브랜드를 통해 더욱 가치 있는 세상을 만든다'는 ESG경영 철학을 내재화하고 엔터테인먼트 선도 기업으로서 책임과 글로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아프리카TV는 지난해 11월 첫 ESG 리포트를 발간하고 ESG 중심 경영 의지를 밝혔다. 올해 3월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했으며, 7월에는 ESG위원회를 지원하고 전략의 실질적 이행을 돕는 ESG협의체를 사내에 조직하는 등 ESG에 대한 기본적인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초석을 다졌다. 더불어 6월에는 인권존중 경영 방침을 실현하고자 인권경영원칙을 선언하기도 했으며, 아프리카TV 서비스의 특성을 활용한 사회공헌 및 교육 관련 콘텐츠들을 꾸준히 제작하고 있다. 앞으로도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이사회 구조를 개편하고, 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하는 등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엔터테인먼트 업종에서 가장 먼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JYP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소속 아티스트들의 음반·음원 판매량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34% 성장하면서 역대 최고치인 1938억원을 기록,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579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또한, JYP Three Sixty를 자회사로 설립해 IP(지적재산권) 관련 사업의 강화와 플랫폼 비즈니스를 새롭게 시작하는 한편, 올해는 세계 팝 시장의 중심인 미국에 북미 현지법인인  JYP USA를 설립, 북미 및 글로벌 시장으로 본격적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11월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SM은 보고서에서 "최고의 문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또, 이를 위한 환경·사회·고객가치 분야의 9개 핵심 영역을 선정, 세부 실행 계획을 수립했다. 

SM은 환경 분야에서 2025년까지 △환경경영시스템(EMS) 확립 △온실가스 감축 △자원 절약 및 폐기물 감축 △생태계 보호 활동 강화를, 사회 분야에서 △구성원이 일하기 좋은 일터 △파트너와의 상생 협력 △사회적 활동 확대를, 고객가치 분야에서 △질 높은 문화 콘텐츠 제공을 통한 사회공동체·지구환경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 확산 등을 약속했다. 또, 자사 소속 아티스트들이 전하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SM의 약속'을 보고서에 포함해 눈길을 끌었다. 

김동용 기자 dy0728@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