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블룸버그, 분기 실적 발표 따른 ESG 관련 용어 사용 분석 내놔 
환경·탄소배출 등 ESG 관련 내용, 전년 대비 40% ↓
美 정치권 "ESG가 사악한 좌파 공세의 일부" 주장
퍼미안 분지 석유 펌프잭/위키피디아 캡처
퍼미안 분지 석유 펌프잭/위키피디아 캡처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미국 에너지 산업 CEO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탄소배출이나 기후 위기 등 환경 관련 관심도가 줄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 정치권에서는 ESG를 '좌파 정치의 일부'라는 주장까지 나오며 논란이 가중됐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미국 화석 연료 회사 172개가 개최한 분기별 실적 발표에서 환경 관련 용어 사용이 지난해 정점을 찍은 이후 약 40%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77번을 기록한 '환경‘은 올해 13번까지 떨어졌다. '탄소배출' 역시 지난해 176번을 기록한 반면 올해 115번을 기록했다. 

또한 화석 연료 공급업체 회의에서도 ESG 관련 발언은 지난해 1분기 대비 40% 이상 감소했다.  △기후변화 △재생 에너지 △에너지 전환 등 역시 모두 감소했다. 투자자들의 ESG 관심이 지난해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 것을 알 수 있는 지표다.

앞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저탄소 미래를 준비하라는 투자자들의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은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기업들은 ESG 논의와 계획을 꾸준히 이어왔다. 

기업들의 ESG 실천으로 막대한 손실이 따랐지만 지속해서 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과 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렸다. 현재 에너지 기업들은 올해 화석 연료 관련 수익이 올랐고, 에너지 주식 역시 S&P 500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그러나 에너지 경색 완화를 위해 석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환경' 관련 관심은 사그라졌다. 미국 정부 역시 인플레이션 최고로 끌어올린 주범을 글로벌 에너지 경색으로 판단해 셰일 시추업자와 정제업자에게 생산량을 늘리라는 백악관의 요청이 있었다. 

이에 화석연료 기업 측은 "세계가 화석 연료가 필요함을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쁘다"고 밝혔다. 미국 석유기업 헤스코퍼레이션 CEO인 존 헤스 역시 글로벌 정책 입안자들이 "저렴하고 정당하며 ​​안전한 에너지 전환을 위해 석유와 가스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유 정제업체 HF 싱클레어 코퍼레이션 CEO인 티모시 고는 11월 초 전화 회의에서 "에너지 전환이 정말로 장기적인 발전에 가깝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우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계속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미국 공화당 정치인들은 ESG에 대해 반발하면서 더욱 논란이 됐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인 롭 두 보프는 “이제 ESG가 사악한 좌파 공세의 일부이며 (중간)선거를 앞두고 힘을 얻었을 뿐”이라며 "많은 기업이 ESG 이니셔티브에 무관심한 것은 놀라운 것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약 80억달러의 에너지 자산을 관리하는 회사인 톨토이즈 수석 포트폴리오 관리자에 따르면 환경 주제에 할애되는 시간이 감소한 것은 업계가 취한 조치 때문이다. 그는 "2년 전 대규모의 ESG 추진은 석유 및 가스 회사가 에너지 전환에 참여토록 장려하는 데 꽤 놀라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환경과 기후에 대한 관심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엑손모빌을 비롯한 몇몇 기업들은 인플레이션 감소법(IRA)에 따른 연방 인센티브를 활용해 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탄소 포집·수소 등의 재생에너지 기술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한편 세계에서 가장 큰 온실가스 배출원으로 꼽히는 에너지 부문에 대해 국가는 기후위기의 피해를 피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서야 한다고 UN 기후관련 패널은 강조했다. 국제 에너지 기구에 따르면 2050년까지 배출량 목표 달성을 위해 석탄, 석유 및 가스 사용을 크게 줄이고 재생 에너지원을 대량으로 늘려야 한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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