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6일 오전 4시(한국 시각) 한국-브라질 16강전
23년 전 ‘잠실의 기적’ 재현 가능성
전문가 “골 결정력 높이는 공격이 관건”
한국 축구 대표팀의 손흥민(왼쪽)과 브라질 축구 대표팀의 네이마르. /네이마르 인스타그램
한국 축구 대표팀의 손흥민(왼쪽)과 브라질 축구 대표팀의 네이마르. /네이마르 인스타그램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11억4000만 유로(약 1조5600억 원)와 1억6448만 유로(약 2260억 원).

축구 이적시장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가 공개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브라질 선수단과 한국 선수단의 시장 가치다. 몸값에서 한국은 브라질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파울루 벤투(53)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6일 오전 4시(이하 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브라질과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벌인다.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하는 ‘호화군단’ 브라질을 상대로 대반전을 꿈꾼다.

◆ 23년 전 ‘잠실의 기적’ 재현 가능성

한국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가성비만큼은 최고다. 개막 전 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소(CIES)가 발표한 선수단 전체 이적료 가치(Transfer value) 순위 자료를 보면, 한국 선수단의 몸값은 본선 진출 32개팀 가운데 26위에 머물렀다. H조 4개 국가 중에선 최하위에 그쳤다. 우루과이는 한국의 약 3.7배, 가나는 약 1.3배나 됐지만, 한국은 이들을 제치고 조 2위(1승 1무 1패·승점 4)로 1위 포르투갈(2승 1패·승점 6)과 함께 16강에 올랐다.

벤투호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브라질에 한참을 뒤진다. 브라질은 월드컵 최다(5회) 우승국으로 이번 대회 G조 조별리그를 1위(2승 1패·승점 6)로 통과했다. 통산 본선 진출 횟수도 한국(11회)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22회다. 여태까지 치러진 모든 월드컵 본선에 나섰다. 한국(28위)은 FIFA 랭킹에서도 브라질(1위)에 크게 쳐져 있다. 한국은 A매치 상대 전적 역시 1승 6패로 뒤진다. 가장 최근 맞대결인 지난 6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도 1-5 완패를 당했다. 네이마르(30) 등 간판 스타들에게 대량 실점했다.

물론 벤투호가 도전자의 위치인 만큼 잃을 건 없다. 축구공은 둥글다. 한국 축구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당시 FIFA 랭킹 1위 독일을 2-0으로 제압하며 ‘카잔의 기적’을 썼다. 23년 전 ‘잠실의 기적’도 기억하고 있다. 1999년 3월 28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친선 경기에서 당시 FIFA 랭킹 1위였던 브라질을 1-0으로 눌렀다. 히바우두(50), 카푸(52) 등이 건재한 브라질을 꺾은 건 큰 이변이었다.

결승골을 넣었던 김도훈(52) 전 감독은 훗날 본지와 인터뷰에서 “어떤 경기든 나설 땐 절실함이 있어야 한다. 자신감도 중요하다. 자신감은 경기장에서 선수의 능력을 배가할 수 있다. 상대가 강하다고 해도 부딪치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KFA 제공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KFA 제공

◆ 전문가 “골 결정력 높이는 공격이 관건”

브라질은 조별리그에서 오른쪽 발목을 다친 네이마르는 한국과 16강전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공격수 가브리에우 제주스(25), 센터백 알렉스 텔리스(30)가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히샤를리송(25), 카제미루(30),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2) 등 스타들이 여전히 포진해 있다.

김대길(56) KBS N 축구 해설위원은 브라질전에서 전술적 선택을 잘 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4일 본지와 통화에서 “6월 A매치 패배 때 한국은 빌드업, 점유율 부분에서 욕심을 냈다. 잘못된 전술적 선택이었다”며 “이번 대회 조별리그 카메룬전(0-1 패), 스위스전(1-0 승) 등 3경기를 보면, 브라질의 점유율과 슈팅 수가 대부분 많았다. 한국과 경기에서도 브라질의 볼 점유율과 지배력은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걸 억지로 뒤집으려 했다간 더 많은 실점을 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한국은 수비 지역의 밀집도를 높여 상대 공격 봉쇄에 나서야 한다. 정지된 장면에서 공격 또는 이강인(21)의 왼발, 손흥민(30), 황희찬(26)의 공격 등으로 상대 골문을 노려봐야 한다. 브라질을 상대로 슈팅 수를 많이 기록하긴 어려울 것이다. 결국 얼마만큼 결정력 높이는 공격을 할 수 있느냐에서 해법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수비 밀집도를 높여서 상대의 세밀한 공격을 봉쇄하면 브라질은 막판으로 갈수록 심리적으로 쫓길 수 있다. 그러다 보면 허점도 드러날 가능성이 열린다. 그럴 때 승부를 걸어야 한다. 연장전이나 승부차기까지 끈질기게 가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대 약점으로는 왼쪽 측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대길 위원은 “상대의 왼쪽 풀백 자원 부분이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 부상 중인 알렉스 산드로(31)가 회복돼 돌아올지가 관건이다. 측면 쪽이 불안하다면 손흥민이나 황희찬이 공략할 수 있다”고 봤다.

벤투호 선수들은 16강 진출로 포상금만 1인당 1억 원을 확보했다. 16강전에서 브라질까지 꺾으면 선수당 받게 되는 포상금 액수는 2억 원으로 늘어난다. 벤투호는 다시 한번 기적을 만들어 국민에게 큰 희망을 안겨주려 한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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