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LPGA 대세' 박민지 단독 인터뷰
투어 통산 16승의 현역 최고 선수
"목표 달성까진 아직 한참 멀었다"
프로골퍼 박민지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스포츠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프로골퍼 박민지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스포츠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많은 걸 이뤘지만, 목표까진 아직 한참 남았어요.(웃음)”

박민지(25)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참 많은 것을 이룬 선수다. 그가 달성한 투어 통산 16승은 현역 1위, 역대 4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명실상부 ‘KLPGA 1인자’인 박민지는 본지와 신년 인터뷰에서 “목표 중 하나가 통산 20승을 하고 은퇴하는 것이었는데, 벌써 4승밖에 남지 않았다”라면서도 “’골프라 하면 떠오르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목표는 40% 정도 달성한 것 같지만 그래도 아직 한참 멀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주차장 뛰어다니던 그 아이

2017년 데뷔한 박민지는 첫 해부터 2020년까지 매해 1승씩을 거뒀다. 그러다 2021년과 지난해 무려 6승씩을 추가하며 2년 연속 다승왕에 올랐다. 2년 연속 6승은 2007년 9승, 2008년 7승을 따낸 신지애(35) 이후 박민지가 14년 만이며 2년 연속 다승왕 역시 2008년 신지애 이후 14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다. 박민지는 새해에 보다 높은 곳을 바라본다.

사실 박민지만의 독특한 연습 루틴은 있다. 바로 골프연습장 ‘1층’에서만 연습을 하는 것이다. 그는 “2~3층 같이 높은 곳에선 공을 치지 못한다. 고소공포증은 없지만 공을 치면 체중 이동을 해야 하는데 높은 곳에선 몸이 낭떠러지 쪽으로 가는 걸 하지 못하겠더라. 어릴 때 이후 2층에선 공을 쳐 보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1층에서 연습하는 것과 관련한 장단점을 두곤 “2~3층에서 어프로치 샷 등을 하면 공이 떨어지는 걸 잘 볼 수 없다. 한국 코스는 언덕을 깎아 만들기 때문에 샷을 올려 쳐야 해 선수들은 대개 1층에서 연습하지 않는데, 저는 1층이 잘 맞더라. 무서우면 안 되고, 자신감 있게 치는 게 중요하니 저에겐 1층에서 연습하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박민지는 어렸을 때 골프연습장 주차장을 뛰어 다녔다. 연습 전 몸 풀기의 일종이다. 그는 “주차장을 5~6바퀴씩 뛰었다”며 “어릴 때 많이 뛰었던 터라 지금은 하기 싫어져서 뛰진 않는다”고 웃었다. 당시 그는 축구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했다. 박민지는 “트랙이나 체육관에 고깔콘, 사다리, 허들 등을 놓고 뛰기도 했다. 폴라심박계를 차고 축구 선수처럼 뛰었다. 같이 뛰던 아이는 토하고 울고 그랬다. 그런데 멈추면 혼나고 했으니 계속 뛰었다. 체력보단 사실 정신력을 강화하는 데 더 도움이 됐다. 지금의 정신력을 갖는 데 많은 보탬이 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박민지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면서 미소를 짓고 있다. /김근현 기자
박민지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면서 미소를 짓고 있다. /김근현 기자

◆ 정신력이 가장 큰 강점

실제 박민지는 체력보단 정신력이 큰 강점이다. 그는 “체력과 기술, 정신력까지 3가지가 모두 좋아야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데, 저는 총합을 100%라 했을 때 체력 30%, 기술 30%, 멘탈 40%의 비율로 강점이 있는 것 같다. 스윙이 엄청 좋은 편은 아닌데 굉장히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 한다. ‘내가 짱’이라는 생각을 한다. 플레이가 잘 안 될 때도 혼자에게 그런 생각을 계속 주입한다. 저는 골프를 멘탈로 많이 하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체지방률과 근육량은 평범한 수준이라는 게 박민지의 설명이다. 그는 “운동 선수라면 체지방이 표준 이하로 나오고 근육량이 표준 이상으로 나와야 한다. 저는 그냥 일반 사람의 몸을 갖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쉽다. 전지훈련에서 체력 훈련을 많이 해 몸을 만들 생각이다”라고 각오를 나타냈다.

지난해 초 전지훈련에서도 체력 운동은 많이 하지 못했다. 박민지는 “그때 스윙이 많이 망가져 있었다. 안으로 들어왔다가 머리 쪽으로 가는 스윙을 2021년 후반기에 고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처음 스윙으로 돌아가게 하려고 노력했다. 체력 운동보단 필드에서 연습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박민지가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박민지가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물론 그럼에도 2021년에 이어 또다시 6승을 기록했다. 그는 “골프는 지난해에도 잘됐지만 2021년 때가 조금 더 완벽했던 것 같다. 2021년엔 확 위로 올라왔다. 주변 사람들의 태도나 팬 분들의 관심 정도가 깜짝 놀라고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갑자기 확 일어난 일이라 조금 무섭기까지 했다. 골프 이외의 부분들로 스트레스 받고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난해엔 그런 부분들이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거라는 걸 느꼈다. 경험이 쌓이면서 적응이 됐다. 그래서 조금 더 익숙해졌다.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법을 찾은 느낌이다. 그래서 전반기와 후반기 모두 꾸준히 성적이 잘 나왔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민지에게 계묘년(癸卯年)인 2023년은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중요한 해가 될 전망이다. 그는 “아무래도 박세리(46), 박인비(35), 고진영(28) 선배님들처럼 해외에 나가서 세계적인 선수가 돼야 ‘골프라 하면 떠오르는 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미국 진출의 의지를 강조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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