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진출 질문에 냉철한 자기객관화
미국서 2개월간 전지훈련 소화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평정한 박민지(25)는 향후 해외 진출을 시도할 계획을 세웠다. 목표로 삼은 곳은 역시 세계 최고인 미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다. 다만 신중을 기하려 한다. 섣불리 미국 진출을 시도했다가 적응하는 데 애를 먹고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긴 채 유턴한 선수들도 있기 때문이다.
박민지는 본지와 신년 인터뷰에서 LPGA 투어 진출과 관련한 자신의 경쟁력을 스스로 되짚어봤다. ‘LPGA에서 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곰곰이 생각하던 그는 “없다”고 잘라 말하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영어를 잘 하지도 못하고, 미국 음식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것 역시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라고 이유를 털어놨다. 국내 투어 최고 선수의 다소 냉철한 자기객관화다.
그렇지만 꿈을 저버릴 순 없다. 박민지는 “많이 고민이 된 부분이었다. 그래도 골프를 시작했으면 세계 무대에서 뛰어보고 은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 보지도 않고 (향후) 은퇴하는 건 아쉽다. 국내에만 있으면 그저 작은 세계에 머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제가 약한) 모든 걸 극복하고 미국에 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라고 힘주었다.
박민지는 국내 투어에선 더 이상 새롭게 이룰 만한 것이 없을 정도의 선수다. 대상(2021년)과 상금왕(2021~2022년), 다승왕(2021~2022년)까지 모두 수상의 영광을 맛봤다. 2021시즌과 2022시즌 2년 연속 6승을 올리며 투어를 지배했다. 2023년은 성공적인 미국 진출을 위한 준비의 해로 활용하려 한다.
현역 선수로 KLPGA 투어에서 가장 많은 승수(16승)를 거둔 박민지에게 골프 꿈나무들에 대한 조언을 요청했다. 박민지는 어느덧 골프 유망주들 사이에서 ‘롤 모델’이 된 선배다. 그는 “연습을 열심히 해야 하긴 하지만 골프장에 있는 시간이 중요한 건 아니다. 골프아카데미 과정에 따라 오전 9시부터 오후 6~7시까지 연습장에 있는 어린 선수들이 있는데 그 많은 시간 동안 계속 집중할 수 있으면 괜찮지만 현실적으로 그러기 쉽지 않다. 자신이 생각을 갖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 만큼만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박민지는 “저도 어릴 때 다 해봤던 방법들이다. 집중할 수 있을 만큼의 연습량이 필요하다. 골프를 할 때와 하지 않을 때도 구분해야 한다. 저는 일주일에 한번 씩은 꼭 쉬었다”라면서 “’인생에 골프가 전부다’라는 생각을 가지면 지치고 우울해져서 떨어져 나갈 수 있다. 자신이 행복해야 골프도 잘 해나갈 수 있다. 하루씩 쉬고 힐링하는 시간을 만들어야 다른 6일을 잘 버텨낼 수 있다. 이 부분은 프로들뿐 아니라 주니어들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비시즌 동안엔 맛집을 많이 들르는 편이다. 평소 맛집 리스트를 메모해뒀다가 찾아갈 정도로 먹는 거에 진심이다. 그는 “운전 면허가 있어서 혼자 운전하거나 친구와 같이 드라이브를 한다.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드라이브를 한 후 맛있는 것을 먹고 사람 만나고 그런 걸 좋아한다. 서로 골프 관련 얘기를 하면서 힘들었던 순간도 얘기하고 그런 수다를 떤다”고 미소 지었다. 가족, 친구들과 글램핑도 계획 중이다. 물론 쉴 때도 회복 운동은 한 시간씩 한다. “그랬을 때 훨씬 성적이 잘 나오더라. 연습량이 줄더라도 골프장에 와서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드니깐 실제로 잘 되더라”고 이유를 고백했다.
박민지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2개월간 겨울 전지훈련을 소화한다. 시즌 준비를 철저히 하려 하지만 부담을 갖진 않으려 애쓴다. 그는 “목표를 정해놓고 노력하는 것에 대해 힘들어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단) 당장의 오늘과 내일에 최선을 다한다. 국내 투어에서 우승을 많이 했다 보니 대회에 나갈 때마다 스스로 동기부여 하는 것도 중요하더라. 그걸 찾았을 때 제대로 된 목표도 설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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