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재용, 뉴삼성 본격·반도체 선두·고객경험 강화
삼디, 중소형 OLED·전장 집중
삼성전기, 모빌리티로 체질개선
삼성SDI, 고부가 배터리로 수익성 향상
삼성중공업, 해양 플랜드·원전 개발 강화

올해도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영향으로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향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제2의 IMF가 벌어질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에 우리나라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에 대기업 총수들은 한 목소리로 '원팀', '혁신', '고객' 등을 강조하며 복합 위기 극복을 위한 대응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국 경제의 다중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날갯짓을 시작한 삼성, SK, 현대자동차, LG그룹 등 국내 4대 그룹 주요 계열사의 올해 경영 전략을 들여다 봤다. <편집자주>

2022년 12월 23일 베트남 하노이시 THT 지구에 위치한 베트남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가운데)의 모습. /사진=삼성전자
2022년 12월 23일 베트남 하노이시 THT 지구에 위치한 베트남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가운데)의 모습. /사진=삼성전자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삼성은 글로벌 불확실한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배터리, 차세대통신 등 미래 신사업 중심으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새 비즈니스 기회를 계속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이사회 합류를 확정 짓고 밑그림이 완성된 뉴삼성의 비전을 본격적으로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올해도 글로벌 광폭 행보를 이어가며 미래 먹거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형 투자 등으로 기술혁신을 유지하고 초격차 행보를 이어나가는 등 대응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DS부문,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메모리·시스템·파운드리 선두권 도약 

삼성전자는 반도체, AI(인공지능)와 차세대 통신과 같은 신성장 IT(정보기술) 등 미래 신사업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450조원(국내 360조원, 관계사 합산 기준)을 투자한다고 지난해 5월 발표했다.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주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0년간 선도해 온 메모리 기술에서 초격차 위상을 강화한다. 공정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소재·신구조에 대한 연구개발(R&D)를 강화하고 반도체 미세화에 유리한 극자외선(EUV) 기술을 조기에 도입하는 등 첨단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첨단기술의 선제적 적용으로 메모리 분야의 시장 점유율 확장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또 △고성능/저전력AP △5G/6G 통신모뎀 등 초고속통신 반도체 △고화질 이미지센서 등 4차 산업혁명 구현에 필수불가결한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및 센서 중심으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등을 적용해 3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초도 양산을 시작한 만큼 차세대 패키지 기술 확보로 연산칩과 메모리가 함께 탑재된 융복합 솔루션을 개발해 업계 선두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앞선 양산 노하우를 기반으로 3나노 응용처를 확대하고 있으며, GAA 기반 공정 기술 혁신을 지속해 2025년에는 2나노, 2027년에는 1.4나노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3나노 공정의 고성능 컴퓨팅(HPC)용 시스템 반도체를 초도 생산한 데 이어 모바일 SoC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CES 2023이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다양한 제품과 솔루션들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CES 2023이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다양한 제품과 솔루션들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DX부문, 멀티 디바이스 고객 경험 강화

한종희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사업간 경계를 뛰어넘는 통합 시너지를 확대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 육성하는 데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멀티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고객 경험 혁신을 우선 과제로 삼았다. 삼성전자는 한 해 5억원대 규모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차별화된 디바이스 경험을 제공하는 데 최적화돼 있으며 고객들이 어떤 디바이스를 쓰더라도 동일한 경험을 느끼고 차원이 다른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또 고객들이 가장 쉽고 편안하게 다양한 기기를 연결하고 가장 똑똑한 기능을 개인화된 형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의 제품·서비스는 물론 300여개 브랜드가 제공하는 다양한 기기들까지 연결해 더욱 통합된 연결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음성 지원 플랫폼인 빅스비는 스마트싱스와의 연계를 보다 더 강화하고 디바이스 자체에 탑재된 AI 솔루션을 통해 개발자들에게 똑똑한 음성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미래 산업경쟁력을 좌우하는 AI, 차세대통신 등 신성장 IT 분야에서 연구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전세계 7개 지역(서울, 미국 실리콘밸리∙뉴욕,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몬트리올, 러시아 모스크바) 글로벌 AI 센터를 통해 선행 기술연구에 나서는 한편 인재 영입과 전문인력 육성을 추진하는 등 AI 글로벌 연구개발 역량 확보와 기반 생태계 구축 지원에 힘쓰고 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국내 신진 연구자들의 혁신적인 AI 연구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또 차세대통신 분야에서도 Beyond 5G/6G 등 선행연구를 주도하고 6G 핵심 기술 선점 및 글로벌 표준화를 통해 통신 분야에서도 초격차를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 OLED 집중·전장 강화 

지난해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주력인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확장 동시에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기틀을 다질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 종료 이후 스마트폰과 태블릿 OLED 등 중소형 사업과, QD(퀀텀닷)-OLED 등 대형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조직개편을 통해 전장(자동차 전자장비)사업을 전담하는 영업팀을 신설해 전장사업 경쟁력 강화 의지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 모바일→모빌리티 '체질개선'

삼성전기는 올해 11월 창립 50주년을 맞아 사업구조를 모바일 중심에서 모빌리티로 전환하며 체질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반도체 기판 사업 가운데 서버와 PC, 네트워크, 자동차 전장에 널리 활용될 수 있는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정기 조직개편을 통해 카메라 모듈을 담당하는 광학통신솔루션 사업부와 반도체기판을 맡는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MLCC를 생산하는 컴포넌트 사업부 모두에 전장 사업담당 팀을 구성했다.

장 사장은 최근 열린 임직원 내부 소통행사에서 조직 개편 이유에 대해 모바일 부품 중심에서 자동차 부품으로 성장축을 옮겨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성이 둔화된 점과 삼성전기의 주력 사업인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카메라 모듈, 반도체 기판이 모두 고부가 자동차 전장 부품과 연결된 점 등을 고려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장사업 쪽에 두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삼성SDI, 고부가 배터리로 수익성 향상

삼성SDI는 올해도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고부가 배터리 매출 비중 확대할 전망이다.

헝가리와 말레이 법인 증설에 속도를 높이고 미국 진출을 위한 배터리 공장 건설도 추진하는 등 글로벌 거점 진출을 가속화해 오퍼레이션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최근 유럽 경기 둔화로 전기차 수요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제기되지만 삼성SDI 경우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점진적인 실적 성장세가 전망된다.

국내 배터리 셀 3사 중 캐파 증설에 가장 보수적으로 평가받던 삼성SDI가 올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법안 시행 영향으로 구매 협상력이 높아지면서 신규 수주에 적극적 의지 보이면서 새로운 모멘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최근엔 기존 주력 고객사인 폭스바겐, BMW 외 GM, 볼보, 리비안 등과오 미국 내 합작사 설립도 논의 중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 올해 흑전 예상…해양 플랜드·원전 개발 강화

삼성중공업은 안정적인 수주 상황과 친환경 선박 발주 호조 기반으로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흑자로 돌아서는 시기는 올해 2분기로 점쳐진다. 특히 최성안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해양플랜트 사업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3D모델링, 디지털 트윈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업무 혁신과  EPC 수행역량을 고도화해 생산성 20% 향상 목표에 도전한다. 또 미래 에너지로 주목받는 해상 원전 사업 개발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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