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비상위기체제 돌입…투자 축소·자산 재배치
'그린에너지·반도체·디지털·바이오' 성장영역 집중
ESG 경영 총력…중장기 미래 준비

올해도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영향으로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향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제2의 IMF가 벌어질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에 우리나라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에 대기업 총수들은 한 목소리로 '원팀', '혁신', '고객' 등을 강조하며 복합 위기 극복을 위한 대응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국 경제의 다중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날갯짓을 시작한 삼성, SK, 현대자동차, LG그룹 등 국내 4대 그룹 주요 계열사의 올해 경영 전략을 들여다 봤다. <편집자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락회 'CES 2023' 이틀째인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중앙홀에 마련된 SK그룹관을 깜짝 방문했다.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락회 'CES 2023' 이틀째인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중앙홀에 마련된 SK그룹관을 깜짝 방문했다. /사진=SK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SK그룹은 녹록지 않는 올해 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데 중점을 둘 방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처음으로 참석한 이번 CES 2023 현장에서 올해 그룹 경영 방향성에 대해 "돌아가는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 시나리오 플래닝을 해서 미래 대응을 꾸준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폐막 연설에서도 평소 강조하던 이환위리(以患爲利) 자세로 각 사별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한 전략을 수립해 시행하도록 주문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SK는 경영시스템 2.0 구축과 파이낸셜 스토리 재구성 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경영시스템 2.0은 최 회장이 지난해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등 기업가치를 극대화해 기존 경영시스템을 혁신하자는 취지로 제안한 개념이다.

◆ 비상위기체제 돌입…투자 축소·자산 재배치

SK는 경기 침체를 대비해 자산을 재배치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할 계획이다.

반도체 사업에서 실적악화가 가시화되면서 그룹 내 캐시카우인 SK하이닉스 4분기 영업이익이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데다가 올해 반도체 업황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SK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SK하이닉스는 내년 10조원대 투자액을 50% 이상 줄이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4조3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던 청주 반도체 공장(M17) 증설도 보류하는 등 올해 시설투자 규모를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 또 수익성 낮은 제품부터 감산에 들어갈 방침이다.

SK동남아투자법인도 포트폴리오 재조정 일환으로 보유 중인 베트남 및 말레이시아 등 현지 기업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SK온 역시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함께 튀르키예 현지에 짓기로 한 4조원 규모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계획을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온 관계자는 "경기 침체에 따른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검토 중이며 협상 중단 여부는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월 5일(현지시각) 개막한 CES2023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SK온의 SF배터리를 관람객들이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사진=SK온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월 5일(현지시각) 개막한 CES2023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SK온의 SF배터리를 관람객들이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사진=SK온

◆ 그린에너지·반도체·디지털·바이오 등 4개 성장 영역 집중

SK는 그린 에너지, 반도체 및 소재, 디지털, 바이오 등 4개 성장 영역에서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경영 활동을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핵심 성장 산업인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산업에서 글로벌 성과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친환경 미래에너지와 수소 사업은 SK의 2023년 주요 성장 사업이다.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 받는 소형모듈원자로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SK는 테라파워와 협력해 다양한 그린에너지 사업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북미에 양극재 생산시설을 구축한 SK온은 올해 고성능 양극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향후 원소재 확보와 생산을 아우르는 현지화 전략에 본격 나서기 위한 복안이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고속 서버용 D램 MCR DIMM 개발에 성공하며 고객 수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신년 인사에서 밝힌 대로 올해 모바일과 클라우드 양 축의 고객을 견고히 하고 자동차와 인공지능(AI) 고객을 추가해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반도체 소재에 대한 보폭도 넓혀 SK이노베이션의 화학사업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이 일본 화학전문기업과 손잡고 반도체용 세정제 시장 진출에 본격 나선다. 양사가 공동 투자해 설립한 합작법인 STAC사는 울산광역시 남구 상계동에 3만톤 규모 공장을 지을 예정이며 올해 하반기 완공해 2024년부터 본격 생산을 시작한다.

바이오 영역도 SK그룹이 2023년 주력할 분야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을 넘어 바이오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사업 전 영역에서 기술력을 확보 중이다. 이를 위해 위탁개발생산(CDMO)와 인수합병(M&A), 조인트밴처(JV) 설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월 5일부터 8일까지 열린 CES 2023의 SK그룹관에서 관람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탄소감축을 위한 '행동'을 주제로 한 SK그룹관에는 나흘 간 3만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사진=SK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월 5일부터 8일까지 열린 CES 2023의 SK그룹관에서 관람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탄소감축을 위한 '행동'을 주제로 한 SK그룹관에는 나흘 간 3만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사진=SK

◆ ESG 경영 총력…중장기 미래 준비

SK그룹은 어려운 환경이지만 올해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활발히 이어갈 예정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CEO 세미나에서 ESG 경영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각 사 CEO들에게 제안하며 "ESG 경영 요소를 비즈니스에 내재화해 지속적인 성장성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SK그룹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 2023에서 파트너 사들과 함께 탄소 감축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제품을 선보였다. 전기차 배터리, 수소, 고효율 반도체, 폐기물 에너지화,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심항공교통(UAM), 헬스케어 등 40여개에 달하는 다양한 분야의 제품과 기술이 전시됐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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