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은, 7연속 금리 인상 단행…기준금리 3.50%
한미 금리 차 축소…연준 금리 인상 시 금리 차 재 확대
외인, 국내 증시 매수세…한미 금리 차 확대폭 커지면 환율 급등
한국은행이 13일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다음달 1일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 역전 격차가 다시 확대될 전망인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과 환율 향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3일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다음달 1일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 역전 격차가 다시 확대될 전망인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과 환율 향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0.25%포인트(p) 금리를 인상했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섬에 따라 우리나와 미국간의 기준금리 격차는 1.25%포인트에서 1%포인트로 줄어들게 됐다. 

하지만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여전히 매파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물가상승세가 둔화됐다고 해도 여전히 고물가인 만큼,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다음달 1일 미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한미 간의 금리 역전 격차는 다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증시동향과 환율 향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한은)은 13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의 3.25%에서 0.25%p를 인상한 3.50%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1999년 기준금리를 도입한 이후 처음으로 7회 연속 인상이다.

한은이 금리 인상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물가 상승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3개월 정도를 바라볼 때 기준금리 정점이 얼마일지를 정의했다"며 "기본적으로 물가가 저희 예상 수준으로 확실히 수렴해간다는 확신이 있기 전에 금리 인하를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다"고 밝혔다.

한편 한은의 금통위가 열리기 전, 지난해 미국 노동부가 밝힌 지난해 12월 CPI는 2021년 같은 기간에 비해 6.5%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였던 6.5%에 부합한 것이며 이전 달(7.1%)보다 0.6%p가 낮아진 수치다. 

이는 2021년 10월 이후 1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기대가 높아졌다. 12월 CPI 결과가 발표된 후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시장에서 이미 인플레이션 둔화 가능성이 나온 만큼, 예상치에 부합한 수치에 투자자들은 안도했다. 

하지만 연준의 행보에 대해선 아직 의구심이 일고 있다.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은 최종금리 수준을 5% 이상으로 예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FOMC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11월의 CPI 상승폭 둔화는 반겼지만 "근원 CPI 상승폭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로 여전히 목표치인 2%의 3배"라고 밝혔다.

이어 파월 의장은 지난 10일(현지 시각) 스웨덴 중앙은행 주최로 진행된 심포지엄에서 "물가 안정은 건전한 경제의 기반이다"며 "인플레이션이 높을 때 물가 안정을 회복하려면, 금리 인상으로 인해 경기가 둔화하는 것과 같이 단기적으로 인기가 없는 조치가 요구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연준은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물가 둔화 양상이 이어짐에 따라 0.50%p 금리 인상하는 빅스텝이 아닌, 0.25%p 금리를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 시각)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0.25%p나 0.5%p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0.25%p로 기울고 있지만 데이터에 매우 의존할 것이다"고 말했다.

연준이 다음달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이달 한은의 금리 인상으로 좁혀진 한미 간의 금리 역전폭이 다시 확대된다. 현재 한미 간의 금리차는 1.25%p에서 1.00%p로 좁혀졌다. 연준이 베이비스텝을 밟으면 한미 금리차는 다시 1.25%p로 벌어진다.

한미 금리차가 확대되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2일 한은이 발표한 ‘2022년 12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12월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24억 2000만달러(약 3조 601억원)가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국인 채권투자자금 순유출이 주도했다.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은 12월에만 27억 30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2년 11개월 만에 최대 순유출이다. 다행인 것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지난달 대비 규모는 줄었지만 3억 1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는 점이다. 

한미 금리차에도 불구, 최근 달러 강세가 꺾인 가운데 원화 가치가 상승한 탓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이달 2일부터 12일까지 외국인은 2조 2568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이에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에 대한 낮은 투자 비중과 원화 강세라는 단순 수급과 환율 요인이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과거 외국인의 코스피 지분율은 평균 33%대였지만 현재는 30% 이하다.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외국인들이 체감하고 있는 코스피 레벨은 2000선 이하라는 점 감안했을 때, 중간중간 외국인 순매도가 일어나기는 하겠으나 중기적인 기조상 순매수 우위가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환율은 지난해와 같은 변동성이 나타날 확률이 낮지만 한미 금리차가 확대되는 것은 여전한 우려스런 상황이다. 양준선 카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지금보다 한미 금리차가 적었을 때 환율 1300원이 넘자 국내에서 환차익을 노린 단타가 많아져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며 "최근 외국인 투자금이 유입되고 있어서 과거 최대 금리 역전폭인 1.5%p 이하로 유지된다면 큰 쇼크는 없겠지만 1.5%p를 넘어 금리차가 커진다면 환율 급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 세계 각국 투자은행들이 연준의 최종금리를 최대 5.5%까지 예상하고 있는 만큼, 향후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는다면 한미 금리차는 2%p까지 벌어질 수 있다. 국내 물가 상승세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인 상황에서 한미 금리차가 더욱 확대되는 것은 한은의 큰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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