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해 가상자산 시총 규모 대폭 감소…투자자 유출
국내 거래소, 투자 비중 높은 2030세대 겨냥한 마케팅 선봬
업비트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와 SSC 나폴리 소속 선수들. 왼쪽부터 실바 두아르테 마리오 루이, 아미르 라흐마니, 김민재, 조바니 디로렌초. /업비트 제공
업비트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와 SSC 나폴리 소속 선수들. 왼쪽부터 실바 두아르테 마리오 루이, 아미르 라흐마니, 김민재, 조바니 디로렌초. /업비트 제공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지난해 많은 투자자들이 암흑기를 거친 가상자산 시장을 떠났다. 시장 성장을 위해선 신규 투자자들이 많아져야 하지만, 최근 가상자산 흐름을 봤을 때 이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2030세대를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활발히 내세우는 중이다.

가상자산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지난해 많은 돈을 잃었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년 전 약 2조 600억달러였던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 규모는 16일 기준 9822억달러로 52% 이상 줄어들었다.

국내 투자자들도 지난해 피해가 많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위원회(금융위)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의 시총은 2021년 12월 31일 기준 55조원으로 나타났으나 지난해 11월 말 기준 22~23조원 수준으로 약 60%가 급감했다.

가상자산 시장은 지난해 연이은 악재로 덩치가 줄어들었고 이에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도 하락했다. 현재 시장에 남아있는 투자자들은 가상자산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를 보이고 있는 투자자들로 보인다. 하락장으로 인해 신규 투자자 유입이 적어진다면 시장의 성장은 가속화되기 힘들다.

이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2030세대의 관심과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마케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는 국내 가상자산 주 투자자층이 20·30세대이기 때문이다.

금융위가 지난해 발표한 '2022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세대가 차지하는 가상자산 이용 비중은 55%로 나타났다. 절반이 넘는 비중을 젊은층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거래소들은 지난 연말, 2022 카타르 월드컵 열풍으로 2030세대 사이에서 축구 인기가 많아진 점을 활용하고 있다. 업비트는 카타르 월드컵 16강 주역인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의 소속팀 SSC 나폴리와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파트너십을 맺으며 나폴리 유니폼 뒷면 하단과 홈 구장 광고보드에 업비트 로고를 노출할 수 있게 됐다. 김민재 선수의 활약으로 나폴리 경기 인기가 많아졌기 때문에 국내 축구팬들에게 효과적으로 업비트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업비트 관계자는 "축구는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포츠로 특히 2030세대들이 관심있게 보는 스포츠"라며 "이전부터 야구, 탁구 등 스포츠 마케팅 꾸준히 하고 있었고 이번 나폴리와의 파트너십으로 향후 해외 진출 계획에 시너지 효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빗썸은 축구와 대체불가능토큰(NFT)을 결합했다. 빗썸의 자회사 빗썸메타는 스포츠기업 올리브크리에이티브와 함께 수원FC 소속 이승우 선수를 기반으로 한 NFT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승우 선수는 월드컵 기간 SBS 해설위원으로 참여해 2030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빗썸메타는 이승우 NFT 프로젝트를 메타버스 플랫폼 NAEMO WORLD(네모월드)의 대표 스포츠 프로젝트로 만들 예정이다. 빗썸메타 관계자는 "이승우 NFT 홀더들은 향후 네모월드에서 선수와 직접 미팅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번 이승우 NFT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스포츠 팬덤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코인원은 코미디언 김재우와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어 젊은층의 인기를 끌었다. /코인원 제공
코인원은 코미디언 김재우와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어 젊은층의 인기를 끌었다. /코인원 제공

코인원은 지난해 11월 카카오뱅크와 원화 입출금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2030세대 유입이 확대되는 중이다. 카뱅과의 제휴 이후 11월 29일부터 12월 28일까지 한 달간 코인원 신규 가입자는 198.43% 증가했는데 그 중 2030세대가 54.4%를 차지했다.

젊은층 신규 유입이 증가하자 코인원은 여기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2030세대에게 호감도가 높은 모델과 함께하는 영상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코미디언 김재우와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었고 프로듀서 코드 쿤스트, 가수 비비 모델로 한 광고 캠페인 지난해 진행했다.

코인원 관계자는 "최근 코인원의 MZ세대 고객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해당 연령층 니즈와 트렌드에 부합하는 영상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투자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면서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2030세대는 가상자산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신규 투자자로서 시장에 진입할 확률이 높다. 이같은 특성을 활용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2030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약세장 속에서 활로를 모색 중이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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