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5개 업종 중 매출액 대비 기부금 '최하위'…200대 기업 평균의 10% 수준 
ESG위원회 없는 메리츠화재, 지배구조 전반 취약해 개선 필요 
유일하게 女등기임원 없는 삼성화재, 주주 배려 문화도 부족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생명,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한화생명, DB손해보험 사옥. / 각 사 제공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생명,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한화생명, DB손해보험 사옥. / 각 사 제공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ESG경영의 핵심과제는 기후변화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등장에 대한 대응이다. ESG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은 최근에는 기업이 이윤 추구 중심의 주주자본주의를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가치증대를 요구받고 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본격화되면서 ESG경영을 강화하려는 기업들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대응과 밀접한 사회적 책임(S)과 투명경영을 기반으로 한 지배구조(G) 개선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환경 이슈와 더불어 강조되는 사회·지배구조 부문의 주요지표에 대해 조사했다. 국내 시총 200대 기업(2021년말 기준)들이 지난해 발표한 사업보고서·지배구조보고서·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및 웹사이트 정보 등에 공개된 기업정보를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시총 200대 기업을 IT·금융지주·물류·보험 등 15개 업종으로 구분했다. <편집자주> 

기업의 ESG 중심의 자발적인 사회적책임 경영을 표명하는 대표적인 세계적 이니셔티브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한 200대 기업은 65개사가 참여하고 있었다. 보험 업종은 유일하게 한화생명 1개사만 참여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실천 촉구를 위해 2000년 미국 뉴욕에서 발족한 국제협약 UNGC는 현재 전 세계 162개국 2만여 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핵심가치인 인권·노동·환경·반부패 4개 분야의 10대 원칙을 준수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한 이행 보고서(COP)를 매년 제출·공개해야 한다.

◆ 삼성생명, 매출액 대비 기부금 0%…한화생명, 장애인고용률 1% 

200대 기업의 '직원 평균근속 연수(2021년)'는 9년5개월로 나타났다. 보험 업종은 14년4개월로 200대 기업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전체 15개 업종 중에서도 2번째로 직원 평균근속 연수가 높았다. 업종 내에서 200대 기업 평균보다 직원 평균근속 연수가 짧은 기업도 없었다. 

200대 기업의 '비정규직 고용률(2021년)'은 6.95%로 나타났다. 보험 업종은 200대 기업 평균보다 낮은 5.42%였다. 다만, 업종별로 비교할 경우에는 15개 업종 중 9위로 비정규직 고용률이 낮은 편에 속하지는 않았다. 또, 보험업계의 비정규직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콜센터 직원들은 소비자 민원 최일선을 담당하고 있으나, 그간 처우가 열악한 사례가 꾸준히 지적돼 개선이 요구된다. 

200대 기업의 '여성직원 비율(2021년)'은 25.2%로 나타났다. 보험 업종은 48.71%로 200대 기업 평균을 크게 상회했으며, 15개 업종 중에서도 가장 높았다. 이는 최근 수년 동안 정부와 보험사의 각종 여성·육아 정책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보험업계의 여직원 비율은 텔레마케터·영업사원 등 비정규직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외국계 보험사와 다르게 국내 보험사는 여전히 여성 직원들에게 '유리천장'이 두껍다는 인식도 팽배해 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다. 

200대 기업 보험 업종 사회적책임·지배구조 현황. / ESG행복경제연구소 제공
200대 기업 보험 업종 사회적책임·지배구조 현황. / ESG행복경제연구소 제공

200대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2021년)'은 1.85%로 나타났다. 보험 업종은 1.9%로 200대 기업 평균을 가까스로 넘겼다. 15개 업종 중에서는 3번째로 장애인 고용률이 높았다. 다만, 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 등 3개사는 장애인 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이들 3개사를 제외하고 평균값을 산출한 결과다. 또, 한화생명은 장애인 고용률이 1%로 200대 기업 평균보다 낮았다. 

200대 기업의 '직원 평균 연봉(2021년)'은 9108만원으로 나타났다. 보험 업종은 1억359만원으로 200대 기업 평균보다 높았다. 15개 업종 중에서도 3번째로 높다. 다만, DB손해보험(7800만원)은 유일하게 200대 기업 평균보다 직원 평균 연봉이 낮은 기업으로 조사됐다. 

200대 기업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2021년)'은 0.2%로 나타났다. 보험 업종은 0.02%로 200대 기업 평균 10분의 1에 불과하다. 15개 업종 중에서도 최하위로 가장 적극적인 개선이 요구되는 지표다. 6개사 모두 매출액 대비 기부금이 0.1% 미만이었으며, 특히 삼성생명은 0%로 나타나 사회적 가치 추구 측면에서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보험 업종의 사회 부문 주요 지표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우선, '여성직원 비율'이 높지만, 텔레마케터·영업사원 등 비정규직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고용 구조로 알려져 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다. 

'장애인 고용률'은 가까스로 200대 기업 평균을 넘겼으나, 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 등 3개사는 장애인 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장애인 고용률이 1%로 200대 기업 평균보다 낮은 한화생명은 기업의 다양성·균형성·포용성(DEI)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15개 업종 중 가장 취약한 '매출액 대비 기부금'은 가장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200대 기업과 평균을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6개사 모두 0.1% 미만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0%인 삼성생명은 사회적 가치 추구 측면에서 매우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시총 200대 기업 ESG 통계표 보험 업종. / ESG행복경제연구소 (표=송혜진 기자)
시총 200대 기업 ESG 통계표 보험 업종. / ESG행복경제연구소 (표=송혜진 기자)

◆ DB손해보험 전자투표無·삼성화재 女등기임원無·메리츠화재 ESG위원회無

200대 기업의 '사외이사비율(2021년)'은 53.6%로 나타났다. 보험 업종은 63.5%로 200대 기업 평균보다 높았다. 사외이사는 공정한 지배구조를 구현하기 위한 제도다. 사외이사 비율이 높으면 경영자의 사익추구를 견제하고 회사와 전체주주 이익에 집중하는 경영이 정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보험 업종은 200대 기업 평균보다 사외이사 비율이 낮은 기업이 1곳도 없었다. 

200대 기업의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비율(2021년)'은 13.9배로 나타났다. 보험 업종은 13.58배로 200대 기업 평균보다 다소 낮았다. 다만, 기업별로 살펴보면 삼성생명(18배)·삼성화재(21배)·메리츠화재(15.5배) 등 3개사는 200대 기업 평균보다 높았다. 

200대 기업 중 '주주총회 4주전 소집공고(2022년)'를 한 기업은 58개사였다. 보험 업종은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나머지 5개사가 모두 주주총회 4주전 소집공고를 하지 않았다. 주주에게 주주총회 날짜와 안건을 미리 알려주는 주주 배려 문화가 부족한 업종으로 볼 수 있다. 

200대 기업 중 전자투표를 도입(2022년)한 기업은 167개사였다. 보험 업종은 DB손해보험만 유일하게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았다. 전자투표제는 사외이사 제도와 마찬가지로 지배주주·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면 주주들이 주총에 참석하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보험 업종의 '최대주주지분율(2021년)' 평균은 35.3%로 나타났다. 최대주주지분율의 적정 수준은 정답이 없지만, 통상 20~40% 범위로 보는 견해가 중론이다. 이를 감안하면 보험 업종은 최대주주지분율 평균이 양호한 업종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삼성생명(45.3%)·메리츠화재(56.3%)·한화생명(45%) 등 3개사는 최대주주지분율이 40%보다 높았다. 

200대 기업의 '여성등기임원수(2022년)' 총합은 124명이었다. 보험 업종은 총 6명의 여성등기임원을 선임했다. 삼성생명이 2명을 선임했으며, 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한화생명·현대해상이 각각 1명씩 선임했다. 삼성화재는 유일하게 여성등기임원이 1명도 없는 기업이었다. 

200대 기업 중 ESG 위원회를 설치한 기업은 총 146개사였다. 보험 업종은 6개사 가운데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나머지 5개사가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보험 업종의 지배구조 부문 주요 지표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ESG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 메리츠화재가 전반적으로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메리츠화재는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비율'이 200대 기업 평균보다 높았다. 또, 최대주주지분율이 40% 이상이었으며,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았다. 빠른 시일 내에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투명경영을 목표로 공정한 지배구조 확립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일하게 여성등기임원이 없는 삼성화재는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비율이 200대 기업 평균보다 높고,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를 하지 않은 기업이었다. 메리츠화재와 마찬가지로 전자투표제 또한 도입하지 않았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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