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축구 지도자 한류 열풍 견인
향후 거취는 미정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미쓰비시일렉트릭컵 공식 페이스북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미쓰비시일렉트릭컵 공식 페이스북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16일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준우승을 끝으로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은 박항서(64) 감독은 동남아 축구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은 16일(이하 한국 시각) 태국 빠툼타니주 클롱루앙군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끝난 태국과 2022 미쓰비시컵 결승 2차전 원정 경기에서 티라톤 분마탄(전반 24분)에게 골을 허용하고 0-1로 졌다. 앞서 13일 홈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던 베트남은 합산 점수에서 2-3으로 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우승은 놓쳤지만 박 감독의 국빈급 위상은 여전하다. 그는 베트남 축구 역사를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7년 10월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과거 2002년 한일 월드컵 수석 코치, K리그(경남FC·전남 드래곤즈·상주 상무) 감독 등 풍부한 경험을 살려 베트남 축구의 체질 개선을 꾀했다. 성과는 이듬해인 2018년부터 드러났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을 동남아 국가 처음으로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이어 같은 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사상 첫 4강(4위) 진출이라는 눈부신 업적을 달성했다.

이후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현 미쓰비시컵) 우승으로 정점을 찍었다. 베트남은 당시 10년 만에 대회 정상에 우뚝 섰다. 2019년 동남아시안(SEA) 우승, AFC 아시안컵 8강(역대 최고 성적 타이)도 빼놓을 수 없는 발자취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선 사상 첫 최종예선 진출을 이뤄냈다. B조 최하위로 본선 진출은 무산됐지만, 지난해 2월 중국을 3-1로 꺾고 최종예선 첫 승이자 중국 상대 A매치 첫 승을 올렸다.

박 감독의 선전은 한국 지도자들이 속속 동남아로 진출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신태용(인도네시아), 김판곤(말레이시아) 등 한국 감독들은 동남아로 가 ‘축구 한류’를 이끌고 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 /미쓰비시일렉트릭컵 공식 페이스북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 /미쓰비시일렉트릭컵 공식 페이스북

박 감독은 준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승하지 못한 죄책감이 들고, 반성을 한다. 무엇이 잘못됐는지에 대해 뉘우치게 된다. 또한 정들었던 선수들과 헤어지게 돼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며 동고동락한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의무실에서 선수들과 지냈던 시간이 가장 많이 생각날 것 같다. 이젠 팬으로서 베트남 축구를 열렬히 응원하고 늘 기억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과 베트남 대표팀의 공식 계약 기간은 31일까지다. 일각에선 박 감독을 한국 축구 차기 대표팀 감독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물론 정해진 건 없다. 박 감독은 미래와 관련해 “(계약 기간 이후) 저를 관리해주는 회사 대표, 가족과 상의하려고 한다. 축구밖에 잘할 수 있는 게 없다. 축구와 관련해 어떠한 일을 하게 될지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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