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준비된 체력과 멘탈
태국서 전지훈련 소화
유해란이 환하게 웃고 있다. /KLPGA 제공
유해란이 환하게 웃고 있다. /KLPG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계묘년(癸卯年) 새해를 맞아 골프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은 유해란(22)이다. 2019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 뛰어 들어 이듬해 신인왕을 받고 투어 통산 5승을 수확한 그는 지난해 12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퀄리파잉(Q) 시리즈에서 최종합계 29언더파 545타로 수석을 차지해 미국 무대 출전권을 따냈다. 100명의 선수가 8라운드로 벌인 Q시리즈에서 20위까지 LPGA 투어 출전권을 획득하는데, 유해란은 1위를 기록하면서 올해 대부분의 대회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세계 최고 무대인 LPGA 진출을 앞둔 유해란은 본지와 신년 인터뷰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계획했던 부분이다”라고 운을 뗐다. 실제로 유해란은 주도면밀하다. 그를 가까이서 지켜봤던 홍미영 세마스포츠마케팅 전무는 “계획적으로 운동하는 선수다. 장기 플랜을 짠 후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는 선수다”라고 귀띔했다.

◆ 준비된 체력과 멘탈

미국 진출을 위해 많은 부분들을 꼼꼼히 준비해왔다. LPGA에서 통할 자신의 경쟁력을 묻자 유해란은 “적응을 빨리 하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그래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본적으로 샷 기술적인 장점을 갖추고 있어야 하지만 제가 자신 있는 부분은 체력이다. 장거리 이동도 해야 하는 등 미국은 한국과 환경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체력이 받쳐줘야 한다. 저는 체력은 강하기 때문에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낯선 음식과 언어 부분도 그에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실 미국식 음식을 더 좋아한다”고 웃었다. 이어 “비 시즌 때나 시간이 생기면 학교(한국체대)를 열심히 다니면서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맛집도 찾아간다”고 덧붙였다. 영어 구사 능력은 LPGA 투어 생활을 순조롭게 이어가는데 큰 부분을 차지한다. 우승권에 있는 선수들의 경우 챔피언조 동반 플레이 시 의사소통이 전혀 되지 않으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는데 ‘멘탈 스포츠’인 골프에서 이러한 부분은 생각보다 경기력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그는 “영어 구사를 아주 잘하는 건 아니지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도 할 줄은 알았다. 당시 선수들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맡았다. 그 후에도 조금씩 공부를 해왔기 때문에 어려운 말까진 아니더라도 간단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실력은 된다”고 말했다.

유해란의 또 다른 강점은 멘탈이다. 홍미영 전무 등 측근들에 의하면 그의 성격은 상당히 외향적이고 밝은 편이다. 유해란은 “경기할 때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다음 단계로 갖고 가지 않는다. 조금 쉽게 떨쳐버리는 성격이다. 예민하지 않다고 해야 하나. 운동 선수에겐 이런 성격이 장점인 것 같다. 성적이 좋지 않거나 잘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더라도 갖고 가지 않고, 새롭고 밝게 경기에 임할 수 있는 성격이다. 선수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성격인데 이런 성격은 미국 무대 적응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 태국서 전지훈련 소화

유해란은 16일부터 태국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비거리 늘리기에 힘을 쏟으려 한다. 지난 시즌 KLPGA 투어에서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244.6079야드(19위)를 기록했지만, 전장이 긴 LPGA 코스를 고려하면 비거리는 더 늘려야 한다. 물론 생소한 코스 환경을 맞닥뜨릴 것을 고려해 잔디 적응, 그린 주위 플레이, 어프로치 샷 등에도 정교함을 더하려 한다. 그는 팀 테일러메이드의 일원이다. Q시리즈 참가 당시에도 테일러메이드의 신제품 P7MC 아이언을 사용했다. “테일러메이드 P7MC는 멋진 외관, 우수한 샷 컨트롤이 장점이다. Q시리즈에서 정교한 아이언 샷으로 많은 버디 기회를 잡았던 좋은 기억이 있다”는 그는 LPGA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낼 수 있길 바랐다.

유해란이 11일 서울 서초구 가빛섬에서 열린 테일러메이드 '카본우드 2023 론칭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유해란이 11일 서울 서초구 가빛섬에서 열린 테일러메이드 '카본우드 2023 론칭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한달 정도 전지훈련을 소화한 후 미국으로 향한다. 현재로선 3월 24일(한국 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골드캐니언의 슈퍼스티션마운틴 골프장에서 열리는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을 LPGA 데뷔 무대로 계획하고 있다. 그는 “시차 등 적응을 해야 하기 때문에 대회 개막보다 넉넉히 일찍 미국으로 가려 한다. 매니저, 아버지, 어머니와 동행한다”고 전했다.

한국여자골프는 지난해 LPGA에서 4승을 합작하는데 그쳤다. 6월 메이저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전인지(29) 우승 이후엔 16개 대회 연속 우승하지 못했다. 올해의 선수와 상금, 평균 타수, 신인왕, 최다승 등 주요 부문 타이틀 경쟁에서도 빈손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대형 신인’ 유해란의 투어 가세는 태극낭자들에게도 큰 자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해란은 ‘신인왕 유력 후보’라는 말에 “되면 좋겠지만, 그건 지나치게 건너뛰기를 하는 것 같다. 현지 환경에 빠르게 익숙해지는 게 관건이다. 첫 번째 목표는 적응, 두 번째 목표는 1승으로 잡았다. 차근차근 이뤄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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