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연준 긴축 완화 기대에 상승…투자자 시장 복귀 필요해
지난해 투자자 대량 손실…닥사, 투자자 보호 강화 나서야
5대 가상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 닥사(DAXA) 의장을 맡고 있는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2023년 디지털자산 자율규제 정책 심포지엄'에 참여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닥사 제공
5대 가상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 닥사(DAXA) 의장을 맡고 있는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2023년 디지털자산 자율규제 정책 심포지엄'에 참여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닥사 제공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비트코인이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주목을 끌고 있다. 이에 가상자산 시장의 반등이 전망되며 투자자들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시장의 안정성과 건전성 확립을 위해 투자자 보호 강화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지난해 대폭락한 비트코인이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비트코인은 2만 1200달러대에 올라 지난해 11월, FTX 사태가 터지기 바로 전 수준으로 복귀했다. 19일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인사의 긴축 발언과 경기침체 우려로 2만 700달러대로 떨어졌지만 이달 1일, 1만 6500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25% 넘게 상승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횡보세를 보이던 비트코인은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둔화세를 보이자 급등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6.5%로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했다. 이는 2021년 10월 이후 1년 2개월 만에 최저치로 이에 연준의 긴축 완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 등의 가상자산은 연준의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해 연준은 기준금리를 4.25%포인트(p) 인상하며 비트코인의 하락세를 이끌었다. 따라서 이번 CPI 둔화세는 연준이 금리 인상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가상자산 시장 투자자들은 연준이 금리 인상의 속도를 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지난 14일 비트코인은 2만달러선을 회복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긴축 정책을 완화하면 가상자산 시장의 유동성 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산하 빗썸경제연구소는 "미국 소비자물가 지난해 연 8% 상승했지만 올해 4%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됨에 따라 연준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도 줄어들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유로존, 영국 등은 연준보다 통화 긴축 강도가 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달러의 약세를 이끄는 요인이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비트코인은 약세에서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가상자산 전문매체인 코인텔레그래프는 "달러와 비트코인은 2020년 3월 이후 서로 반대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무역결제 수단으로 가상자산을 허용할 가능성이 커지는 점도 비트코인 상승 기대 이유 중 하나다. 아나톨리 악사코프 러시아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디지털자산 채굴과 판매 합법화 개정안을 제출했다. 또한 악사코프는 최근 현지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1~2월 중 국가간 결제수단으로 가상자산을 허용하는 법안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비트코인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으로 바뀌며 시장을 떠난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투자자 보호가 강화되지 않으면 가상자산 시장 발전은 힘들어 보인다. 지난해 테라-루나 사태와 FTX 사태로 신뢰를 잃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선 5대 가상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 닥사(DAXA)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 12일 닥사는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2023년 디지털자산 자율규제 정책 심포지엄'을 열었다. 닥사는 테라-루나 사태 이후 고팍스·빗썸·업비트·코인원·코빗이 모여 출범한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다. 

닥사의 의장을 맡고 있는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닥사는 정보의 비대칭성으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보고서 및 백서 접근성을 개선했고 거래지원과 관련해 5개사의 공동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며 "또한 유동성 또는 유통량 문제가 있는 디지털자산에 대해서 공동으로 대응한 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여한 한국경제법학회 회장인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상자산 시장에 참여한 사업자들의 진입규제, 행위규제, 건전성 규제 등에 대해 규제체계는 아직도 명확하지 않다"며 "가상자산 시장이 책임감있고 지속가능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장의 자율규제 확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상승해 투자자들이 재유입되더라도 자율규제를 마련한 닥사가 역할을 다해준다면 지난해와 같은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이에 닥사는 지속적으로 투자자 보호를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 13일, 닥사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투자 유의 사항 영상과 범죄 예방 영상을 공개했다. 닥사 관계자는 "디지털자산은 투자 전파가 빠르고 접근이 쉬운 자산이기에 일반 투자자보호를 위한 직관적인 콘텐츠를 마련한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최근 업계의 자율규제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닥사의 입장에선는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따라서 닥사는 금융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확실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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