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장애인 고용 관련해 관심도 낮아...고용률↓미공개률↑
동서, 女직원 비율 낮고 女 등기임원 선임 안해...DEI 취약
'등기임·직원 보수 격차 꼴찌' 농심, 의무·권고사항 미준수...인식 개선 필요
전문가 "기업, 직원에게 잘하면 결국 이익‧성과 돌아올 것"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식음료업계가 타 업계에 비해 장애인 고용과 관련해 관심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고용률도 국내 시총 200대 기업 평균보다 낮았고, 공개하지 않은 기업이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장애인 고용은 사회적 가치 지표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반드시 공개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분석한 '시총 200대 기업 업종별 ESG 통계자료'에 따르면 15개 업종별 평균에서 식음료업종은 △장애인 고용률(12위) △직원평균연봉(13위) △등기 임원·직원 간 보수 비율(15위) △여성 등기 임원수(12위) 등 4개의 사회·지배구조 주요 지표에서 하위권에 머물렸다. 특히 동서와 하이트진로, 농심 등은 사회·지배구조 전반에서 취약한 부분을 드러냈다. 

동서. / 사진=동서 홈페이지.
동서. / 사진=동서 홈페이지.

◆'1.73%' 장애인 고용률, '71%' 미공개율...오뚜기 직원 평균 연봉 4337만원 '업계 최저'  

식음료업종의 △직원 평균 근속 연수 △비정규직 고용률 △여성직원 비율 등은 타 업종에 비해 높은 수준이었다. 식음료업종의 7개사 '비정규직 고용률'은 5% 미만으로, 200대 기업 평균(6.95%)보다 낮았다. 

'장애인 고용률'은 1.73%로, 전체 평균(1.85%)에 비해 낮았다. 특히 식음료업종의 71%가 장애인 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타 업종 대비 월등히 높은 미공개율이다. 고용노동부에서 300인 이상 직원을 둔 민간 기업의 경우 장애인 의무 고용(3.1%)을 규정하고 있는 만큼, 미공개 기업들의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 

'직원 평균 연봉'은 7315만원으로, 200대 기업 평균(9108만원)보다 낮았다. 오뚜기(4337만원)와 농심(5115만원)은 200대 기업들 사이에서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밖에 오리온(7200만원)·CJ제일제당(7368만원)·동서(7747만원)·KT&G(9043만원) 등이 200대 기업의 평균보다 낮은 연봉을 직원에게 줬다. 

'매출액 대비 기부금'은 0.27%다. 오리온은 업계 유일 0%로,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농심 제2미국공장 외경. / 사진=농심 제공.
농심 제2미국공장 외경. / 사진=농심 제공.

◆농심, 등기임·직원 보수 격차 가장 커...동서, ESG위원회 미설치·지배구조 핵심지표 미준수율 최고

'사외이사비율'이 가장 낮은 기업은 동서·오뚜기(이하 25%)다. 이 밖에 식음료업종 5개사는 전체 평균(53.6%)을 가뿐히 넘겼다.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비율'은 37.8배다. 이는 200대 기업 전체 평균(13.9배) 대비 2.7배 높은 수치다. 특히 농심은 임·직원 간 보수 격차가 99.8배에 달해, 200대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그 밖에 KT&G(25.3배)·오뚜기(27.4배)·오리온(32.8배) 등이 전체 평균보다 격차가 컸다. 반면 식음료업종의 직원 평균 연봉은 전체평균보다 낮아, 직원 복지에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20~40%를 적정 수준으로 보는 '최대주주지분율'은 CJ제일제당(40.9%)·하이트진로(64.3%) 등 2개사가 적정 수준인 40%를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 직원 비율이 높았던 반면 여성등기임원을 선임하지 않은 기업은 4개사(오리온·동서·하이트진로·농심)로, 절반 이상이 여성 등기 임원을 1명도 두지 않았다.

ESG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 기업은 동서가 유일하다. 작년까지 200대 기업 중 ESG위원회를 설치한 기업은 145개사로, 전체 73%가량이 설치한 만큼 뒤처지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금융당국이 기업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준수를 권장하는 '15개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을 확인한 결과, 동서(11건 미준수)가 200대 기업 가운데 가장 낮은 준수율을 보였다.

하이트진로 CI./
하이트진로 CI./

◆전문가 "ESG 상수로 봐야해...S 문제시, 기업에 재무적 직격탄될 것"

사회·지배구조 부문의 13개 주요 지표를 종합해보면 동서가 식음료업계에서 가장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서는 △여직원 비율(13.7%) △여성 등기임원 미선임 △장애인 고용률 미공개 등 다양성·균형성·포용성(DEI)이 취약했다. 다류사업부와 포장사업부에서 각각 녹색기술인증을 받아 E(환경)에 박차를 가했지만, △사외이사비율(25%) △지배구조 15개 핵심지표 미준수 건수 등의 지배구조 부문은 업계 평균 미만으로 분석됐다.

하이트진로 역시 △낮은 여직원 비율 △장애인고용률 미공개 △여성 등기임원 미선임 등 DEI에 취약점을 드러냈다. 이밖에 △매출액 대비 기부금(0.112%) △최대주주 지분율 등 다수 지표에서 평균 미만인 것으로 확인돼 사회·지배구조 다수 부문의 개선이 시급하다. 

'등기임·직원 간 보수 격차'의 최하위인 농심은 △직원 평균 연봉 △매출액 대비 기부금(0.085%) 등이 평균 아래였고, △장애인 고용률 미공개 △여성 등기임원 미선임 등의 의무·권고사항을 준수하지 않았다. 작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태양광 발전 설비 확대와 친환경 포장지 등 E에서 앞장서고 있지만 S(사회), G(지배구조)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전문가는 E뿐만 아니라 S, G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는 입장이다. 유훈 경기도 사회적경제원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기업들이 ESG 자체를 '상수'가 아닌 '부가서비스 혹은 숙제'라고 생각한다"며 "S의 경우 모호하지만 가장 신경써야하는 부분이다. E는 테크니컬한 부분이지만 S는 문제나 사회적 저항이 발생할 시 기업은 재무적으로 직격탄를 맞는다"고 강조했다. 

유 원장은 "덴마크의 한 회사에서 직원 단 한 명을 위해 계단을 헐고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을 본 적있다"며 "S의 1순위는 소비자와 내부직원이다. 미러링 효과처럼 기업이 직원에게 잘하면, 직원은 고객을 잘 대할 것이고 결국 이익, 성과로 돌아올 것"이라고 제언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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