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홍명보 울산 감독, 아마노와 이적설 진실 공방
2002시즌 당시 조광래 안양 감독과 뚜따 불편한 관계
2017시즌 당시 황선홍 서울 감독과 데얀 갈등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왼쪽)과 전북 현대 미드필더 아마노 준은 이적을 둘러싼 진실 공방을 펼쳤다. /연합뉴스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왼쪽)과 전북 현대 미드필더 아마노 준은 이적을 둘러싼 진실 공방을 펼쳤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2023년 K리그가 출범 40주년 고지를 밟았다. 승강제가 도입된 지도 10년이 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 외적인 스토리들도 차곡차곡 쌓여간다. 물론 밝고 긍정적인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감독과 선수 사이의 불화 등으로 갈등을 겪은 사례도 종종 나온다.

K리그1(1부) 12개 구단들은 2월 25일 개막을 앞두고 비시즌 훈련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 가운데 모두를 놀라게 한 폭풍이 한바탕 몰아쳤다. 바로 홍명보(54) 울산 현대 감독과 아마노 준(31·전북 현대)의 갈등이다. 홍명보 울산 감독과 올 시즌 울산에서 전북 현대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일본인 미드필더 아마노가 이적을 둘러싼 진실 공방을 펼쳤다.

11일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취재진과 만난 홍 감독은 아마노의 이적에 대해 “아마노는 돈만 보고 전북으로 떠났다. 처음부터 돈에 관해 이야기했다면 협상을 도울 수 있었다. 우리와 이야기할 때는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고 했다”라며 “그러나 결국은 돈 때문에 전북으로 이적한 것이다. 아마노는 거짓말을 하고 전북으로 갔다. 지금까지 만나본 일본 선수 중 역대 최악이다”라고 맹비난했다.

곧바로 아마노도 입장을 밝혔다. 12일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아마노는 “홍명보 감독은 나를 한국에 데려와 준 감독이자, 17년 만에 우승을 함께 한 전우다. 지금도 존중하고 은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홍 감독이 공개 기자회견에서 그런 발언을 한 것에 충격을 받았다. 실망 아닌 실망을 했다”라며 “제가 ‘거짓말쟁이’라고 ‘돈을 선택해 이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건 전혀 사실과 다르다. 울산은 저에게 진심으로 협상을 제안한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황선홍 전 FC서울 감독(왼쪽)과 데얀 다먀노비치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황선홍 전 FC서울 감독(왼쪽)과 데얀 다먀노비치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에서 감독과 선수 간의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2시즌 안양 LG(현 FC서울의 전신)에서 13골을 넣으며 활약했던 뚜따(49·브라질)는 조광래(69) 전 안양 감독의 선수 기용 방식에 불만을 품고 마찰 끝에 브라질로 돌아가 버렸다. 당시 조광래 감독은 뚜따가 개인플레이를 즐겨하고 코치진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뚜따는 바로 다음 해인 2003시즌 라이벌 팀으로 이적을 강행했다. 당시 LG의 라이벌이었던 수원 삼성의 유니폼을 입었다. 복수를 위해 이를 간 그는 이후 안양전에서 골을 넣었다. 골 세리머니로 모두를 충격에 빠트렸다. 서로 간의 감정이 좋지 않았던 조광래 감독 바로 앞에서 ‘주먹 감자’ 세리머니를 펼쳤다. 도발적인 행동을 선보이며 양측 간 갈등에 불을 지폈다.

황선홍(55) 전 FC서울 감독과 데얀 다먀노비치(42·몬테네그로)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했다. 출전 시간을 놓고 황 감독과 데얀은 갈등을 빚었다. 데얀은 2017시즌 중반부터는 후반전에 투입되는 조커 임무를 맡게 됐다.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는 일이 잦았다. 출전 시간에 불만을 표시했다. 경기가 끝난 뒤 “선발로 나서지 못해 행복하지 않다”는 자신의 속마음을 직설적으로 밝혔다. 또한 교체 아웃된 경기에서는 벤치에서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FC서울에서 은퇴하겠다”라고 공언한 선수다. 레전드의 대우를 받았다. 팀에 대한 애정이 넘쳤다. 그러나 황 감독과 불화 끝에 2018시즌 정든 서울을 떠나 라이벌인 수원으로 이적을 결심하게 됐다. 이후에도 기자회견 등에서 황 감독과 관련된 질문이 나올 경우에는 ‘노 코멘트’로 일관했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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