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4차례 해외 순방 때마다 논란
계속된 논란에 '순방 징크스'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을 마친 윤석열(오른쪽)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7일(현지시간) 두바이 왕실공항에서 다보스 포럼 참석 등을 위해 스위스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 탑승, 환송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을 마친 윤석열(오른쪽)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7일(현지시간) 두바이 왕실공항에서 다보스 포럼 참석 등을 위해 스위스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 탑승, 환송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윤석열(62)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두고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번 아랍에미리트(이하UAE) 순방에선 윤 대통령의 “UAE의 적은 이란” 발언이 화근이 됐다. 대통령실은 “해당 발언은 한국과 이란의 관계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란 측의 문제제기로 인해 외교 분쟁으로 비화될 듯한 기류가 감돈다.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국정운영상 호재로 여겨져 지지율이 오르는 효과를 봤다. 특히 박근혜(70) 전 대통령은 윤창중(66) 대변인의 주미대사관 인턴 직원 성추행 사건, 이석기(60) 통진당 의원 내란음모사건, 채동욱(63) 검사 혼외자식 논란, 세월호 등 수많은 사건·사고로 '해외 순방 징크스’가 절정에 달했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상승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만큼은 예외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논란은 윤 대통령 부부가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나왔다. 윤 대통령은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다”라며 “UAE의 적은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다”라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UAE와 이란의 관계가 가까운 건 아니지만 최근 사이가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윤 대통령이 ‘주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이유는 없었다.

그러자 이란 정부는 우리 측에 즉각 항의했다. 이에 외교부는 즉각 “윤 대통령의 발언은 UAE에서 임무 수행 중인 우리 장병들에 대한 격려 차원에서 나온 말이다”라며 “한국과 이란의 관계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어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확정 억제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일각에선 이란이 미국의 제재로 한국에 묶인 8조 원 규모의 원유 대금 문제를 걸고 넘어져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이번 UAE·스위스 2개국 순방 일정까지 총 4차례의 순방길에 올랐다. 문제는 자리를 비울 때마다 크고 작은 잡음이 뒤따랐다는 것이다.

시작은 지난해 6월(29~30일)까지 이틀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NATO 정상회의였다. NATO는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 자격으로 참석한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4개국 정상과 옌스 스톨텐베르그(63·노르웨이) NATO 사무총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그러나 모두 웃고 있는 다른 정상들과 달리 윤 대통령은 혼자 눈을 감고 있다. 이에 정치권 안팎에서 “의전 소홀 문제”, “외교적 결례” 등의 지적을 쏟아냈고, 여기에 김건희(50) 여사의 ‘비선 수행’ 논란까지 나와 비난을 샀다.

최악은 지난해 9월(18~24일) 북미 순방이었다. 윤 대통령은 현지 교통 사정이라는 이유를 들어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조문을 패스했다는 비판과 조 바이든(80) 미국 대통령과 만남 후 비속어 사용 논란까지 번지면서 ‘외교 참사’의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논란은 11월(11~16일) 동남아 순방에서도 빠지지 않았다. 비속어 발언 보도를 문제 삼아 MBC 취재진의 전용기 탑승 배제 사태로 비화했다. 이 사건은 윤 대통령의 시그니처와 같은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문답)을 중단하는 데까지 영향을 끼쳤다.

윤 대통령이 자리를 비운 사이 여당의 입장은 난처하기만 했다. 순방 때마다 이준석(37) 전 국민의힘 대표의 성 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심문 등의 사건·사고 야당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이번에는 나경원(59) 전 의원의 당 대표 출마를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

반대로 야당의 공세는 더욱 거셌다. 이재명(58)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번 순방에도 어김없이 외교 참사가 발생했다. 기초적인 사리 판단도 못하나"라고 지적했다.

순방 때마다 비판을 몰고 다니는 윤 대통령의 다음 5차 순방길에선 어떤 영향을 끼칠지 이목이 집중된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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