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메리츠증권, 비정규직고용률·매출액대비기부금 등 사회지표도 취약  
카카오뱅크, 장애인고용률 0.5%…장애인고용분담금 4억2000만원
키움증권, 장애인 고용률 미공개…직원평균근속연수‧비정규직고용률도 개선 필요 
메리츠증권 CI.
메리츠증권 CI.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국내 시총 200대 기업에 포함되는 은행·증권·카드 업종의 일부 기업들이 비정규직고용률과 장애인고용률 등 사회 지표에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배구조 지표에서는 최대주주지분율이 적정 수준보다 높았으며, ESG위원회를 설치하지 않고 여성등기임원을 선임하지 않은 기업도 있었다. 

ESG행복경제연구소 '시총 200대 기업 업종별 ESG 통계자료'에 따르면 은행·증권·카드 업종은 유일하게 ESG위원회가 없는 메리츠증권을 비롯해 삼성카드와 키움증권 등이 사회적책임·지배구조 주요 지표에서 200대 기업 평균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통계자료는 지난해 시총 200대 기업(2021년말 기준)을 15개 업종으로 분류해 지배구조보고서·지속가능경영보고서·사업보고서 및 웹사이트 정보 등을 토대로 사회·지배구조 부문 주요 지표를 조사한 결과다.

◆ 업종 내 비정규직고용률 가장 높은 메리츠증권, ESG위원회부터 신설해야 

메리츠증권은 은행·증권·카드 업종 8개사 중 유일하게 여성등기임원이 없고 ESG위원회를 설치·운영하지 않는 기업이었다. 최대주주지분율은 통상 적정 수준으로 평가받는 20~40%를 넘어 49.2%로 나타났다. 

사회 부문에서는 직원 평균근속 연수가 6년7개월로 200대 기업 평균(9년5개월)보다 3년가량 짧았다. 특히, 비정규직고용률은 업종 내에서 가장 높았으며, 장애인고용률도 200대 기업 평균보다 낮았다. 

직원 평균 연봉은 1억9030만원으로 업종 내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0%로 적극적인 개선이 요구됐다. 은행·증권·카드 업종 8개사 중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0%인 기업은 메리츠증권과 삼성카드 등 2개사뿐이다. 

참고로 메리츠증권은 금리인상과 거래대금 감소라는 대내외적 경제여건 악화 속에서도 지난해 3분기 전 사업부문이 우수한 성과를 내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3.8% 증가했다. 2018년 1분기부터 19분기 연속 1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 기록이다. 

미래에셋증권과 카카오뱅크 사옥. / 각 사 제공 
미래에셋증권과 카카오뱅크 사옥. / 각 사 제공 

◆ 미래에셋증권·카카오뱅크 등 장애인고용률 1% 미만…"업종 특성 영향 미친 듯" 

사회 부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표는 장애인고용률이다. 업종 평균 1.85%로 200대 기업 평균과 일치했지만, 기업은행(3.6%)과 삼성증권(2.7%)·삼성카드(3.2%) 등 3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5개사는 모두 200대 기업 평균보다 낮았으며, 카카오뱅크와 미래에셋증권은 1% 미만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26일 <한스경제>와 통화에서 "채용 과정은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는다. 오히려 채용 우대사항"이라며 "(장애인고용률이 낮은 일부 기업은)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업종 특성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또, 업계 일각에선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영업직이 활동범위가 넓어 물리적 제약이 많다거나, 거래금액을 인지하는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채용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장애인 의무고용 미준수 사례는 증권업계뿐만 아니라 인터넷은행들도 적지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카카오뱅크는 총 직원 1217명 중 장애인은 6명을 고용해 고용률 0.49%로 집계됐다. 법정 기준치인 3.1% 6분의1 수준이다. 2021년 카카오뱅크가 낸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4억2000만원이었다. 

삼성카드와 키움증권 사옥. / 각 사 제공 
삼성카드와 키움증권 사옥. / 각 사 제공 

◆ 삼성카드 비정규직고용률, 200대 기업 평균 2배 이상…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 0%

메리츠증권과 달리,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여성등기임원을 선임했지만, 사회·지배구조 주요지표에서 200대 기업 평균에 못 미치는 기업들도 있었다. 

삼성카드는 비정규직 고용률이 200대 기업 평균보다 2배 이상 높고, 특히 사회공헌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0%였다. 참고로 삼성카드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와 전자투표제 도입을 모두 하지 않은 유일한 기업이었다. 통상 20~40%를 적정 수준으로 보는 최대주주지분율도 72%에 달했다. 

키움증권은 유일하게 장애인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은 기업이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한스경제>와 통화에서 "(그간) 장애인 채용을 진행했으나 지원자가 적어 채용까지 이어지진 않았다"며 "올해 초에는 2명을 채용해 근무 중에 있고, 현재도 장애인 채용 공고 중이다. 앞으로 장애인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 직군을 찾아 꾸준히 채용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의 직원 평균근속 연수는 카카오뱅크에 이어 두 번째로 짧았으며, 비정규직 고용률도 메리츠증권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0.01%로 200대 기업 평균(0.2%)에 못 미칠 뿐 아니라, 0.1%도 넘기지 못했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최대주주지분율도 50% 이상이었다. 

다만, 은행·증권·카드 업종의 여성직원 비율은 삼성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7개사가 모두 200대 기업 평균보다 높았다. 특히, 키움증권은 업종 내에서 가장 높은 62.1%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스경제>와 통화에서 "지점이 없는 온라인증권사는 지점업무를 대신할 수 있는 금융센터가 따로 있다"며 "그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중 여직원 비율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비정규직고용률이 높은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영업직군을 비정규직(계약직)으로 채용하기 때문인 것 같다"며 "영업직군 외에 비정규직이 많은 부서는 없다"고 말했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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