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LG 제공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LG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지난해 11월 프로야구 LG 트윈스 신임 사령탑으로 부임한 염경엽(55) 감독은 바쁜 겨울을 보냈다. 11월 마무리 캠프를 지휘했고, 비활동 기간에는 2023시즌 구성에 골몰했다.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감독 시절 썼던 게임 노트를 훑어보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도 가졌다. 염 감독은 26일 본지와 통화에서 “올해가 가장 중요하다. 올 시즌 팀을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했다. 감독 생활을 하면서 잘된 부분, 안 된 부분을 다시 정리하는 시간도 가졌다”고 밝혔다.

염경엽호는 공식 출항을 앞두고 있다. LG는 2월 1일부터 3월 6일까지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베이스볼 콤플렉스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19명과 선수 43명이 참가한다. 최근 6년 124억 원 조건으로 다년 계약을 맺은 주장 오지환(33)과 투수 정우영(24), 김윤식(23), 강효종(21) 등 4명은 21일 선발대로 애리조나로 넘어가 자율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염 감독은 스프링캠프 최우선 과제로 토종 선발진 강화를 꼽았다. LG는 지난 시즌 팀 선발 평균자책점 4위(3.66)에 올랐다. 기록은 준수했지만, 외국인 투수들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게 문제다. 케이시 켈리(16승 4패 평균자책점 2.54), 아담 플럿코(15승 5패 평균자책점 2.39) 두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발들의 격차가 컸다. 허약한 국내 선발진은 포스트시즌에서도 LG의 발목을 잡았다.

염 감독은 “3~6선발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 토종 선발 투수들이 켈리와 플럿코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지난 시즌엔 3~5선발이 약해서 켈리와 플럿코가 정규시즌에 힘을 다 쓸 수밖에 없었다. 국내 선발 투수들이 짐을 덜어줘야 외인 원투펀치가 포스트시즌에서도 제 몫을 할 수 있다”며 “김윤식, 이민호(22)는 풀타임 선발 투수로 성장해야 한다. 임찬규(31), 김유영(29), 김대현(26), 이지강, 김영준(이상 24), 강효종도 선발 투수 후보다. 재활 중인 손주영(25)과 상무에서 복무 중인 이상영(23)이 돌아오면 가용 인원이 늘어난다. 선발 투수 자원을 최대한 많이 확보할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걸출한 불펜 자원을 발굴하는 것도 숙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 리그를 중단하지 않기로 했다. LG의 필승조 정우영과 고우석(25)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이 확실시 된다. LG는 약 2주 동안 둘 없이 시즌을 치러야 한다. 두 선수의 공백을 메울 불펜 투수들이 필요하다. LG가 이번 스프링캠프에 투수를 26명이나 데려가는 것도 불펜 강화 때문이다. 염 감독은 “아시안게임 기간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주축 선수들이 대표팀 차출로 자리를 비웠을 때 얼마나 버티느냐가 관건이다”라며 “성동현(24), 백승현(28) 등 젊은 선수들을 1군 전력으로 만들어야 한다. 함덕주(28)도 지난 시즌보다 잘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명근. /LG 트윈스 제공
박명근. /LG 트윈스 제공

신인 투수 박명근(19)도 염 감독이 눈여겨보는 선수다. 그는 2023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지명됐다. 신장은 작지만, 시속 140㎞ 후반대 빠른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 투수다. LG 신인 중 유일하게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염 감독은 “제가 지난해 KBO 기술위원장을 할 때 눈여겨본 선수다. 당시 아마추어 선수 중 가장 눈에 띄었다”며 “어린 선수답지 않게 타자와 잘 싸운다. 멘털도 좋고 투구 매커니즘도 괜찮다. 구종을 1~2개 더 개발하면 바로 1군에서 중간 계투로 뛸 수 있을 것이다”라고 높게 평가했다.

유망주 이재원과 송찬의(이상24) 활용법도 공개했다. 거포 기대주 이재원은 주전 1루수를 맡는다. 최근 호주프로야구(ABL)에서 경험을 쌓고 돌아온 송찬의는 1루와 2루 백업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염 감독은 “우타자인 이재원과 송찬의가 잘 해줘야 왼쪽에 편중되지 않는 타순을 만들 수 있다. 이재원은 주전 1루수로 시즌을 시작할 것이다. 송찬의는 2루 수비 연습을 많이 시킬 참이다. 올 시즌을 치르면서 송찬의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을 찾겠다. 히어로즈 시절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그랬듯 송찬의에게도 가장 어울리는 포지션을 줘야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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