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음식점들이 밀집한 서울 종로구 관철동 일대 거리 모습./연합뉴스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외식업 경기 회복세가 5분기만에 꺾였다. 계속되는 고물가 기조 속 올해 1분기 외식업 경기 역시 하락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공개한 ‘2022년 4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현재지수)는 82.54로 전 분기보다 7.3포인트 하락했다.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최근 3개월간 외식업계의 매출 및 경기 체감 현황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이다. 이 수치가 100을 넘으면 경기호전을 전망하는 업체가 더 많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4~28일 외식업체 3000곳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2021년 3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회복세를 보이던 이 지수는 5개 분기 만에 꺾인 모양새다. 지난 2021년 3분기 65.72, 4분기 70.34, 지난해 1분기 70.84에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2분기에는 85.56으로 급등했고 3분기(89.84) 소폭 더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락 폭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1분기(-11.68포인트) 이후 11개 분기 만에 가장 높았다.

업종별로는 치킨 전문점업이 75.63으로 가장 낮았다. 중국 음식점업(76.08), 김밥 및 기타 간이 음식점업(79.19), 피자·햄버거·샌드위치 및 유사 음식점업(81.80), 한식 음식점업(82.10) 등은 평균치를 밑돌았다.

올해 1분기의 외식업 경기 흐름을 예상하는 경기전망지수도 85.76으로 전 분기 대비 9.22포인트 급락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2개 분기 연속 하락세다.

다만 식재료 원가지수는 2021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상승하고 매 분기 최고치를 경신했다가 지난해 4분기 145.01로 전 분기 대비 0.88p 내렸다. 이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식재료의 원가 수준을 나타내는 것으로 100을 넘으면 원가가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aT 관계자는 “식재료 원가지수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을 보인 점은 다소 긍정적이나 여전히 높은 지수를 나타내 외식업주에게는 코로나19 피해가 가시기 전에 또 한 번의 위기가 찾아오는 것으로 사료된다”라고 설명했다.

식재료 가격 상승으로 외식 메뉴 가격이 크게 오른 점 역시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게 하는 요인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 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준 냉면 가격은 평균 1만577원으로 1년 전보다 8.7% 뛰었다. 자장면(6569원)은 13.8%, 김밥(3100원)은 11.9% 각각 상승했다.

대표적 서민음식으로 꼽히는 햄버거 역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는 다음달 2일부터 제품 판매 가격을 평균 5.1% 인상한다. 인상 품목은 버거류 14종을 포함해 모두 84종에 이른다. 제품별 가격 인상은 200~400원씩이다. 최근 1년여 동안 세 차례 인상됐다. 맥도날드, 버거킹 역시 가격 인상을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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