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현대위아, 일부 지표 '최하위'
15개 업종 중 '매출액대비기부금' 특히 적어…0.01% 미만 2개사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국내 시총 200대 기업에 포함되는 자동차부품 업종 기업들의 사회·지배구조 주요 지표를 확인한 결과, 사회공헌 측면에서 특히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업은 여성등기임원을 선임하지 않거나, 비정규직고용률·직원평균연봉·매출액대기비부금 등 주요지표에서 200대 기업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ESG행복경제연구소 '시총 200대 기업 업종별 ESG 통계자료'에 따르면 에스엘은 사회·지배구조 주요 지표 중 5개 지표가 자동차부품 업종 내에서 가장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외, 현대모비스는 장애인고용률과 등기임원·직원간 보수비율,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직원평균근속연수와 지배구조핵심지표 미준수 건수, 현대위아는 여성직원비율이 업종 내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번 통계자료는 지난해 시총 200대 기업(2021년말 기준)을 15개 업종으로 분류해 지배구조보고서·지속가능경영보고서·사업보고서 및 웹사이트 정보 등을 토대로 사회·지배구조 부문 주요 지표를 조사한 결과다.
◆ 유독 낮은 女직원비율…"비생산직 부서도 여성직원 많지 않아"
에스엘은 △비정규직 고용률 △직원 평균 연봉 △매출액 대비 기부금 △최대주주지분율이 업종 내에서 '최하위'로 집계됐다. 유일하게 여성등기임원이 1명도 없는 기업이기도 하다.
비정규직 고용률은 11.1%로 200대 기업 평균(6.95%)보다 높았다. 직원 평균 연봉도 6826만원으로 200대 기업 평균(9108만원)에 못 미쳤다.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업종을 넘어 200대 기업 전체로 범위를 확대해도 매우 적은 편에 속하는 0.008%였다.
15개 지배구조 핵심지표 미준수 건수는 업종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6건이었다. 통상 20~40%를 적정 수준으로 보는 최대주주지분율도 60%를 넘겼다.
업종 내 최하위가 아니더라도 200대 기업 평균과 비교해 개선이 필요한 지표들도 있었다. 여성직원 비율(14.1%)과 △지배구조핵심지표 미준수 건수(6건) △여성등기임원수 등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31일 <한스경제>와의 통화에서 "여성직원 비율이 낮은 기업은 생산직이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며 "비생산직 부서의 경우에도 (품질보증 관련 등) 외근을 자주 나가거나, 업무 특성상 체력 소모가 큰 부서는 여성직원들이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 하위권?…코로나 이후 반도체 대란 등 영향일 수도"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자동차부품 업종 전반이 매우 낮았다. 한온시스템(0.29%)을 제외하면, 나머지 7개사가 모두 200대 기업 평균(0.2%)보다 낮았다. 특히 에스엘은 0.008%로 업종 내에서 가장 낮았으며, 그 외, △현대차(0.068%) △기아(0.045%) △현대모비스(0.051%) △HL만도(0.017) △현대위아(0.009%) 등도 0.1% 미만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국 기업들까지 납품하는 자동차부품 업체는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을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협력사들은 10년 전 단가를 아직 그대로 납품하는 경우도 있고, 부품을 제조할 재료를 국내외 타업체에서 (파업 등으로) 정해진 일정에 받지 못하면 해당 기업이 일정 기간은 손해를 메우고 버텨야 하는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후 '반도체 대란'까지 감안하면 (사회 기부를 신경 쓸) 여력이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업종 내 최하위 항목을 살펴보면, 우선 현대모비스는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격차가 96배에 달했다. 유일하게 장애인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은 기업이기도 하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직원 평균근속 연수가 8년4개월로 200대 기업 평균(9년5개월)에 못 미쳤으며, 업종 내에서도 가장 짧았다. 지배구조 핵심지표 미준수 건수도 7건으로 가장 많다.
현대위아는 여성직원 비율이 2.1%로 업종 내에서 가장 낮았다.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도 에스엘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다.
◆ 직원평균근속연수·비정규직고용률·사외이사비율 등 일부 지표는 '평균 이상'
자동차부품 업종은 다른 14개 업종과 비교해 직원 평균근속 연수와 비정규직 고용률·사외이사 비율 등 3개 지표에서는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직원 평균근속 연수는 15년6개월로 전체 15개 업종 중 가장 길었다. 참고로 200대 기업 평균은 9년5개월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일단 노조의 영향이 큰 것 같다. 1차협력사들도 노조는 모두 있고 사내에서 영향력이 적지 않다"며 "해외 사례지만, 일본의 자동차부품 회사인 '덴소'도 노조 영향력이 크다는 걸 감안하면 자동차부품 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로 봐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근속 연수가 긴 이유는 급여와 복지 측면에서 만족도가 높은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예를 들어 일부 협력사들은 일정 기간에 한해 24시간(주야) 생산 근무를 하면 시간 대비 급여가 많다. 집중 근무가 끝나면 건강검진 등 복지가 좋고, 1차협력사들은 상여금이 적게는 400%, 많게는 800%까지 나올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자동차부품 업종의 비정규직 고용률 평균이 낮은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일부 협력사들에 한해 "상황이 다른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협력사들은 정규직이 관리직만 있는 기업들도 있다. 생산은 협력업체에만 맡기는 경우"라며 "일부 협력사들은 자사와 관련이 없는 소상공인(개인 자영업자)들도 있다. 이들은 그 기업 소속이 아니지만, 해당 기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고 아마 비정규직 고용률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김동용 기자 dy0728@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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