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P-CAB, 위식도역류질환 시장 빠르게 장악
케이캡, 4조 중국 시장서 경쟁 우위 확보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케이캡’. /HK이노엔 제공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케이캡’. /HK이노엔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HK이노엔 ‘케이캡’과 대웅제약 ‘펙수클루’가 글로벌 영토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케이캡과 펙수클루는 각각 30호, 34호 국산 신약이다.

31일 HK이노엔에 따르면 케이캡은 총 35개국에 진출 및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최근 브라질 대형 제약사 유로파마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HK이노엔은 유로파마에 제조기술을 이전하고, 유로파마는 브라질에서 10년간 제품 개발과 판매를 맡는다. 다만 계약 규모 등, 자세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시장을 선점한 다케다제약 ‘다케캡’과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구체적 내용을 알리지 않는 게 도움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HK이노엔은 지난 2015년 중국 파트너사 ‘뤄신’에 케이캡(현지 제품명 타이신짠)을 기술수출했으며, 지난해 4월 품목허가와 동시에 비급여로 10개 성(省)에 제품을 출시했다. 

중국은 케이캡 해외 첫 판매 국가다. 가장 큰 특징은 지난 18일 국가의료보험의약품 목록에 등재됐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다케캡과의 중국 시장 경쟁에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까지 중국 내 P-CAB 계열의 소화성궤양용제 사용은 케이캡과 다케캡이 독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케이캡은 유일하게 중국 약가 목록에 등재된 국산 의약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약가 등재는 곧 판매량 촉진으로 이어지는데, 가격이 낮아지는 대신 보험 대상자가 전체 인구가 되기 때문”이라며 “적정한 수준에서 약가가 책정된다면 기대할만한 수준의 로열티가 유입될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미국 임상 등, 케이캡 글로벌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HK이노엔 측은 유럽을 포함해 오는 2028년까지 100개국 수출하는 것이 목표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대웅제약 제공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대웅제약 제공

후발주자인 펙수클루는 중남미 6개국(멕시코 브라질 등)과 동남아 4개국(베트남 필리핀 등)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필리핀에선 지난해 11월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품목허가를 받으면 걸프협력회의(GCC) 소속 국가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올해 펙수클루 중국 진출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장기적인 전략은 오는 2025년까지 30개국에서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20개국에선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케이캡과 펙수클루는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계열로는 장점은 복용 후 최단 30분 내로 빠르게 약효가 나타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 가능하다. 이에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시장에서 PPI 계열 의약품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앞서 출시된 일본에서는 이미 P-CAB 계열이 전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약 3조원) 점유율 30%를 넘어선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2019년 케이캡 출시 후 3년 차인 2021년 P-CAB 점유율이 15%를 넘어서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역시 교체가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중국 전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규모는 4조 1000억원 추산되며 PPI 계열 의약품이 전체 시장 30%를 차지하고 있다. 소화기약 처방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제품도 PPI 계열 약이다.

케이캡과 펙수클루는 국내 시장에서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케이캡은 2019년 출시 후 이듬해 원외처방 7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처방액은 2021년 1096억원 대비 14.3% 증가한 1252억원이다.

펙수클루는 지난해 7월 출시 후 시장 안착에 성공한 모양새다. 출시 첫달인 7월 10억원이었던 처방액은 ▲8월 15억원 ▲10월 20억원 등, 빠른 속도로 시장에 침투했다. 지난해 7~12월 총 처방액 119억원으로 집계됐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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