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오세훈 서울시장 "시민 교통비 부담 줄이려면, 기재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서울대중교통 적자 최대요인으로 '무임승자' 손실 꼽혀...5년간 총 1조 600여억 원
오세훈 서울시장. /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 /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정환 기자] 서울시가 8년 만에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난방비와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까지 겹쳐 민생 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민생경제 한파로 커져만 가는 국민들의 걱정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은 없을까.

1일 서울시는 "버스·지하철 요금을 오는 4월 300~400원씩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 대중교통 일반요금은 카드 기준으로 시내버스 1200원, 지하철 1250원이다. 400원 인상안이 확정될 경우 △카드 기준 시내버스 1600원, 지하철 1650원 △현금 기준으로는 시내버스 1700원, 지하철 1750원으로 오른다. 

난방비 인상으로 폭탄처럼 날아든 1월 관리비 고지서에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대중교통 요금마저 인상될 분위기다. 매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버스·지하철 요금 인상은 민생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서울시도 지난 7년여간 요금을 동결했다. 그러나 노인 무임승차 등으로 인해 계속 불어나는 적자에 수송원가 현실화율이 20% 이상 떨어지자 결국 시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 카드를 꺼내들었다. 

서울시가 버스·지하철 요금을 오는 4월부터 300~400원씩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시가 버스·지하철 요금을 오는 4월부터 300~400원씩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시가 마지막으로 대중교통 요금에 손을 댄 것은 지난 2015년 6월이다. 버스 150원·지하철 200원 각각 인상되면서 수송원가 현실화율은 80∼85%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7년여간 요금이 동결되면서 수송원가 현실화율은 버스가 65%, 지하철이 60%까지 떨어졌다. 

적자의 최대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무임승차 손실이다. 2017년 3506억 원, 2018년 3540억 원, 2019년 3710억 원, 2020년 2643억 원, 2021년 2784억 원 등 5년간 발생한 무임승차 손실규모는 1조600여억 원이다. 전체 손실의 30% 가량을 차지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하철 적자 해소를 위한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 지하철은 원가가 2000원인데 1인당 운임은 1000원에도 미치지 못 한다. '반값 운행'을 하는 셈이다"며 "그동안 회사채를 발행해 버텨왔지만 이제는 한계에 봉착했다. 민간 기업이었으면 서울 지하철은 이미 파산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교통비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이제라도 기재부가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나서야 한다. 난방비만이 아니라 교통비도 민생이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여야가 합의해 공익서비스에 따른 손실보전 지원(PSO)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기획재정부가 끝까지 반대했다는 것이 오 시장의 설명이다. 다만 기재부는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서울 대중교통의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 대중교통의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 연합뉴스

정치권에서도 서울 대중교통의 누적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임승차 제도 개선 필요성을 언급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무임승차는 중앙정부가 결정하고 지자체가 (부담을) 져야 하는데 기재위를 중심으로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논의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장 정치권의 제도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 무임승차 적용 연령을 높이거나 적용 구간·시간대를 변경하는 방법 등이 거론되지만, 노인 복지혜택 감소 등으로 인한 반발과 표심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어깨가 더 무겁다. 서울교통공사의 재정난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고육지책으로 대중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문제 해결을 위해선 여당을 움직여 기재부와의 담판을 지어야 한다. 오 시장이 중앙재정 지원을 반대하고 있는 기재부와 협상 테이블을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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