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女직원비율, 200대 기업 평균 절반도 못미쳐…5개사는 10% 미만 
11개사 중 6개사가 장애인고용률 미공개…직원평균연봉도 낮아 
지배구조 지표 전반 양호…ESG위원회 미설치 기업들은 개선 필요 
(윗줄 왼쪽부터) 한국전력, 엘앤에프,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기술 사옥. (가운데줄 왼쪽부터) 한국항공우주산업, 씨에스윈드, 한화그룹, 한전KPS 사옥. (아랫줄 왼쪽부터) LS일레트릭 사옥, 대한전선 당진공장, LIG넥스원 사옥. / 각 사 제공 
(윗줄 왼쪽부터) 한국전력, 엘앤에프,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기술 사옥. (가운데줄 왼쪽부터) 한국항공우주산업, 씨에스윈드, 한화그룹, 한전KPS 사옥. (아랫줄 왼쪽부터) LS일레트릭 사옥, 대한전선 당진공장, LIG넥스원 사옥. / 각 사 제공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ESG경영의 핵심과제는 기후변화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등장에 대한 대응이다. ESG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은 최근에는 기업이 이윤 추구 중심의 주주자본주의를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가치증대를 요구받고 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본격화되면서 ESG경영을 강화하려는 기업들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대응과 밀접한 사회적 책임(S)과 투명경영을 기반으로 한 지배구조(G) 개선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환경 이슈와 더불어 강조되는 사회·지배구조 부문의 주요지표에 대해 조사했다. 국내 시총 200대 기업(2021년말 기준)들이 지난해 발표한 사업보고서·지배구조보고서·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및 웹사이트 정보 등에 공개된 기업정보를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시총 200대 기업을 IT·금융지주·물류·보험 등 15개 업종으로 구분했다. <편집자주> 

기업의 ESG 중심의 자발적인 사회적책임 경영을 표명하는 대표적인 세계적 이니셔티브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한 200대 기업은 73개사가 참여하고 있었다. 전문기술 업종은 전체 11개사 중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한전기술 등 5개사(社)가 참여하고 있다. 엘앤에프·한국항공우주·씨에스윈드 등 6개사는 가입하지 않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실천 촉구를 위해 2000년 미국 뉴욕에서 발족한 국제협약 UNGC는 현재 전 세계 162개국 2만여 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핵심가치인 인권·노동·환경·반부패 4개 분야의 10대 원칙을 준수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한 이행 보고서(COP)를 매년 제출·공개해야 한다.

200대 기업 전문기술 업종 사회적책임·지배구조 현황.  / ESG행복경제연구소 제공
200대 기업 전문기술 업종 사회적책임·지배구조 현황. / ESG행복경제연구소 제공

◆ 여성직원비율·장애인고용률 낮은 기업들, ESG경영 강화 필요 

전문기술 업종의 '직원 평균근속 연수(2021년)'는 13년4개월로, 200대 기업 평균(9년5개월)보다 4년이 길었다. 15개 업종 중에서도 4번째로 길다. 다만, 엘앤에프(3년6개월)와 씨에스윈드(3년9개월) 등 2개사는 직원 평균근속 연수가 200대 기업 평균에 못 미칠뿐만 아니라, 4년도 넘기지 못했다. 

'비정규직 고용률(2021년)'도 비교적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200대 기업 평균(6.95%)보다 낮은 4.07%로 집계됐다. 다만, 한국항공우주는 200대 기업의 2배를 훌쩍 넘는 17.9%로, 업종 내에서 유일하게 비정규직 고용률 10%를 넘긴 기업으로 조사됐다. 

전문기술 업종의 '여성직원 비율(2021년)'은 10.9%로  200대 기업 평균(25.2%)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15개 업종에서도 12번째로 여성직원 비율이 낮아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특히, 엘앤에프(7.9%)·한국항공우주(5.8%)·한화에어로스페이스(5.6%)·한전KPS(9.1%)·대한전선(6.8%) 등 5개사는 여성직원 비율이 10% 미만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고용률·여성직원 비율과 함께 기업의 다양성·균형성·포용성(DEI)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장애인 고용률(2021년)'은 2.26%로, 200대 기업 평균(1.85%)보다 높았다. 다만, 11개사 중 절반이 넘는 6개사(한전·엘앤에프 등)가 장애인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기술 업종의 장애인 고용률은 이들 6개사를 제외하고 평균값을 산출한 결과다. 

사내 직원 만족도를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인 '직원 평균 연봉(2021년)'은 8561만원이었다. 200대 기업 평균(9108만원)보다 적었다. 15개 업종 중에서도 6번째로 직원 평균 연봉이 낮은 업종이었다. 

(왼쪽부터) 한국전력, 엘앤에프,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기술 사옥. / 각 사 제공 
(왼쪽부터) 한국전력, 엘앤에프,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기술 사옥. / 각 사 제공 

기업의 사회 공헌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매출액 대비 기부금(2021년)' 비율도 0.11%로, 200대 기업 평균(0.2%)보다 낮았다. 15개 업종 중에서는 5번째로 적었다. 특히, 대한전선은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0%였으며, 엘앤에프는 0.01%도 되지 않았다. 

전문기술 업종의 사회 부문 주요 지표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직원 평균근속 연수와 비정규직 고용률 등 2개 지표는 200대 기업 평균을 상회하고 타업종과 비교해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여성직원 비율과 직원 평균 연봉·매출액 대비 기부금 등 3개 지표는 15개 업종 중 하위권에 가까웠다. 장애인 고용률은 평균값과 별개로 미공개 기업이 많아 개선이 요구된다. 

◆ ESG위원회 없는 기업들, 여성등기임원無…사회 지표도 '평균 미만' 많아  

전문기술 업종의 지배구조 측면을 살펴보면, 우선 지배주주·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인 '사외이사비율(2021년)'은 57%로 나타났다. 200대 기업 평균(53.6%)보다 높고 15개 업종 중에서도4번째로 많은 상위권이다. 씨에스윈드(42.9%)를 제외하면 50% 미만인 기업이 없었으며, 업종 내 1위인 한국항공우주는 사외이사 비율이 무려 80%에 달했다. 

사내 직원 만족도 관련 지표와도 연관이 있는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비율(2021년)'은 15개 업종 중 격차가 가장 작았다. 평균 4.8배로, LS일렉트릭(20배)과 한국항공우주(6.5배)·LIG넥스원(6배) 등 3개사를 제외한 8개사가 5배를 넘지 않았다. 

금융당국이 기업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준수를 권장하는 '15개 지배구조 핵심지표'는 씨에스윈드와 대한전선이 각각 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국항공우주 6건, 한전KPS 5건, LS일렉트릭 4건, 한전·LIG넥스원 각각 2건, 가스공사 1건 순이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보고 대상(자산규모 1조원 이상)이 아닌 엘앤에프와 한전기술 등 2개사는 통계에서 제외했다. 

(왼쪽부터) 한국항공우주산업, 씨에스윈드, 한화그룹, 한전KPS 사옥. / 각 사 제공
(왼쪽부터) 한국항공우주산업, 씨에스윈드, 한화그룹, 한전KPS 사옥. / 각 사 제공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씨에스윈드는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전자투표 실시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회 개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의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수립 여부 등을 준수하지 않았다. 

대한전선은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등을 이행하지 않았다. 

한국항공우주는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등을 준수하지 않았다. 

한전KPS는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등을 이행하지 않았다. 

LS일렉트릭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여부 등을 준수하지 않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등을 이행하지 않았다. 

LIG넥스원은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집중투표제 채택을, 한전은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등을 준수하지 않았다. 

업종 내에서 미준수 건수가 가장 적은 가스공사는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1개 지표만 이행하지 않았다. 

(왼쪽부터) LS일레트릭 사옥, 대한전선 당진공장, LIG넥스원 사옥. / 각 사 제공
(왼쪽부터) LS일레트릭 사옥, 대한전선 당진공장, LIG넥스원 사옥. / 각 사 제공

지난 8월부터 개정·시행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회사는 특정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게 돼있어 여성임원 1명 이상을 선임해야 한다. 이에 시총 200대 기업 중 절반에 해당하는 120여 개 기업은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했다. 

전문기술 업종에서 여성등기임원은 가스공사가 가장 많은 5명을 선임했다. 한전과 한전기술·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각각 2명을, 한전KPS는 1명을 선임했다. 반면, 엘앤에프와 한국항공우주 등 6개사는 여성등기임원을 1명도 선임하지 않았다. 

전문기술 업종의 지배구조 부문 주요 지표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사회 부문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사외이사 비율·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비율 등 지표가 200대 기업 평균을 상회했으며 상위권으로 분류됐다. 

다만, ESG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 엘앤에프와 씨에스윈드는 개선이 필요한 지표가 일부 눈에 띄었다. 모두 여성등기임원이 없었으며, 씨에스윈드는 지배구조 핵심지표 미준수 건수가 업종 내에서 가장 높았다. 사회 부문까지 범위를 넓히면 이들 2개사는 공통적으로 직원 평균근속 연수가 짧고, 여성직원 비율이 낮은 데다 장애인고용률도 공개하지 않았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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