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 업계의 재편 속도가 가속화 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달대행 업계의 재편 속도가 가속화 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박슬기 기자] 배달대행 업계의 재편 속도가 가속화 되고 있다. 엔데믹과 각종 논란 등이 맞물려 각 기업의 자체 경쟁력이 중요해지면서다. 코로나19 확산시기 급부상하던 분위기와 달리 배달시장이 침체되면서 각 기업은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나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대행 업계가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 각 기업은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거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유통기업과 협력에 힘쓰는 분위기다. 하지만 업계 리딩을 하기 위해선 각 사의 수익성 강화와 내실 다지기가 관건이다. 투자시장이 얼어붙고, 메쉬코리아의 경영권 분쟁과 같은 논란이 발생하면서 업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차가워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현금유동성이 원활하면서도 자체 경쟁력을 갖고 있는 곳이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배달대행 업계를 리딩하는 기업은 사실상 없다. 바로고, 생각대로, 만나플러스 모두 10%대 시장점유율로 비슷하다. 이로 인해 확실한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업계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업계 1위 바로고는 지난 1일 배달대행 플랫폼 '딜버' 운영사 더원인터내셔널과 합병했다. 앞서 더원인터내셔널은 재작년 한 배달대행 업체에 인수 제안을 한 바 있지만 무산됐다. 이후 바로고가 딜버와 손을 잡으며 업계 리딩 기업으로 입지를 굳히겠다고 나섰다. 최근 후발주자인 배달대행플랫폼인 만나플러스가 업계 2위로 바짝 추격하면서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딜버의 한 달 배달 건수는 약 200만에서 300만건을 오가는데 바로고는 이를 통해 배달건수를 늘려 시장점유율을 키워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모아콜을 인수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바로고가 모아콜을 인수하면서 월평균 주문 건수가 약 1000만 건에서 1700만 건으로 뛰어오르면서 1위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딜버가 남부권에서 강세가 있지만 아직 규모가 작고 파급력 있는 회사는 아니다"라면서도 "잘 만들어진 프로그램과 소프트웨어 등을 고려했을 때 이런 경쟁력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려는 전략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2위로 급부상한 후발주자 만나플러스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간판바꾸기'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각종 기업과 업무 제휴를 맺고 영역 넓히기에 나섰고, 경영권 분쟁으로 메쉬코리아의 자리가 위태로워진 것도 좋은 기회로 다가왔다. 
 
메쉬코리아는 최근 유제품 제조사 hy에게 인수되는 것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업계에서는 'hy의 인수가 괜찮은 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나오지만 한편에선 메쉬코리아의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쉬코리아 인수를 통해 물류기업으로 외연을 넓히려는 의도는 알겠으나 앞으로 지속적인 비용이 발생할 것을 염두했을 때 모험인 것 같기도 하다"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생각대로를 운영하는 로지올은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통해 장기적인 사업 계획을 세운다는 전략이다. 단기간 출혈경쟁에 참여하기 보다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안정적인 입지확보가 중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재 생각대로는 1000여 개 이상의 지점과 5만 명 이상의 라이더로 구축된 전국 배송 네트워크를 보유한 만큼 인프라 및 자금력, 높은 서비스 만족도로 꾸준히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한 배달대행업계 관계자는 "현재 업계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없다. 시장점유율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경쟁이 본격화 될 것 같다. 하지만 투자시장이 위축된 만큼 재무적 여건이 되는 곳이 살아남게 되지 않을까 싶다"며 "예전처럼 투자를 받는 곳이 있을지 미지수인 만큼 지금 있는 대형 플레이어들 중 2개 정도가 살아남을 수 잇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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