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장연, 13일까지 지하철 탑승 시위 유보
"장애인 권리 예산 등에 대한 서울시·기획재정부 답변 기다린다"
박경석(앞 왼쪽에서 세 번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3일 오전 서울지하철 혜화역에서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박경석(앞 왼쪽에서 세 번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3일 오전 서울지하철 혜화역에서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정환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3일까지 지하철 탑승시위를 보류한다. 서울시와 면담에서 별 소득을 얻지 못한 전장연이 기획재정부와의 만남을 준비한다. 

3일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이날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열린 선전전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 등에 대한 서울시와 기획재정부의 답변을 기다리며 13일까지 지하철 탑승을 유보한다"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 문제는 시민들이 풀어주셔야 한다. 책임이 있는 사회적 강자인 기획재정부와 서울시에 (문제 해결을)요구해달라"며 "13일까지 기다리며 시민사회와 각계각층, 노동조합, 종교계와 함께 풀어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전장연은 전날(2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약 50분간 단독 면담을 가졌지만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했다. 박 대표는 "우리는 22년간 이동권을 보장받기 위해 외쳤다"며 "철저하게 비장애인 중심으로 갔던 열차와 중증 장애인을 태우지 않은 열차, 이런 부분도 한번 심각하게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진짜 사회적 강자는 기획재정부다. 오 시장이 기재부에 3월 23일까지 전장연과 만나 줄 것을 건의해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오 시장은 "정시성을 생명으로 하는 지하철 운행을 84번 지연한 것은 중범죄다. 그런데도 경찰은 전장연 시위자를 제대로 처벌 못 하고 있으니 우리 사회에 이 정도 사회적 강자가 없다"라고 날을 세웠다. 

오세훈 서울시장(왼)과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왼)과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 대표는 면담을 마친 후 "시각차가 여전히 많다는 안타까움이 든다"며 "장애인단체 간 갈등으로 풀지 않으려면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들과 (탈시설화) 찬성·반대 단체들이 모여서 간담회를 열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답을 듣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 시장은 "간곡하게 부탁했으니 시위 형태가 달라졌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다. 진심을 다 전달했으니까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기재부에) 저분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입장을 전달은 하려고 한다"라고 취재진 앞에서 약속했다. 

전장연이 오 시장의 징검다리로 기재부를 만날 수 있을까. 만남이 성사된다고 해도 예산권 확보 등 만족할 만한 답을 얻어낼지는 미지수다. 전장연은 지난 2021년 12월부터 시위를 이어가며 정부와 국회에 장애인 이동권 보장, 장애인활동지원, 장애인권리예산 반영 등을 촉구했지만, 결국 서울시와의 갈등과 시민들의 원성만 낳았다.  

지금까지 전장연의 요구는 기재부에 닿지 못했다. 전장연은 2023년도 장애인 권리 예산을 올해보다 1조3044억 원 늘려줄 것을 요구했으나, 기재부는 요구의 0.8% 수준인 106억 원만을 반영했다. 전장연은 시위를 계속했고 서울시는 '무관용의 원칙'을 내세우며 무정차 통과와 소송 카드를 꺼내며 맞섰다. 전장연과 서울시의 날 선 갈등은 계속되고 있지만 기재부는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다. 

한편, 전장연 13일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하철 시위 재개 여부를 발표할 계획을 세웠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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