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카드사 소액 해외송금,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
금융위원회가 시중 카드사의 소액 해외송금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연합뉴스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내년 3월부터 해외에 체류하는 사람이나 외국인 거주자도 신용카드로 소액 해외송금을 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24일 국내 비거주자 및 외국인 거주자를 대상으로 한 신한카드·하나카드·우리카드·국민카드·롯데카드의 소액 해외송금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비거주자 또는 외국인 거주자가 신용카드사를 통해서도 소액 송금이 가능해짐에 따라 카드사의 저렴하고 빠른 해외송금에 대한 고객 접근성이 확대되고, 이와 함께, 송금시장 경쟁을 촉진하여 혁신적 소액 해외송금 서비스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 시행 후 현재까지 115건의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소비자 편익이 큰 혁신 금융 서비스에 규제 특례를 부여해 실험과 검증을 할 수 있는 제도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면 인가·영업행위 등의 규제를 최대 4년간 유예 혹은 면제되는 혜택을 받는다.

현재는 비거주자 또는 외국인 거주자가 해외송금을 하고자 하는 경우, 지정거래외국환은행을 통해서만 송금이 가능하나 앞으로 신용카드사를 통해서도 건당 5천불(약 580만원)씩 연간 미화 5만불(약 5800만원) 이내에서 송금이 가능하도록 특례가 부여된다. 미화 5만불 수준은 외국환거래법령상 1년에 해외에 송금할 수 있는 규정한도에 속한다.

오재우 기획재정부 외환제도과장이 지난 6월 '외환서비스 혁신방안'을 발표했다./연합뉴스

이는 기획재정부가 6월4일 발표한 '융복합·비대면 확산과 경쟁 촉진을 통한 외환서비스 혁신방안'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외환서비스 혁신안은 ▲카드사의 소액 해외송금 취급 허가 ▲핀테크 기업의 환전·송금 서비스를 위한 ATM 사용 가능 ▲소액 송금업자의 택배회사·항공사·면세점 위탁 가능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조치로 외환서비스 전반의 혁신적 시도가 촉진되고 규제 불확실성이 완화돼 신서비스 출시가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시행하면, 핀테크 소외계층이나 외국인 등으로 영업대상을 확대할 수 있고 택배·주차장 운영자 등 소상공인도 새로운 수익 창출기회가 발생하고 금융소비자 입장에선 비용·수수료 인하와 서비스 접근성 향상에 따른 거래편의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외환서비스 혁신안을 '고시개정'이 아닌 법 개정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은 지난 7월 이 혁신방안과 관련해 외국환거래법 등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국회입법조사처에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입법조사처는 '정부가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까지 외국환거래규정의 개정으로 갈음하는 것은 법률 유보 원칙 위반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외환 서비스 혁신 방안에 외국환거래법,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등의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소액 해외송금 서비스 시장에 내년 3월부터 카드사가 개입하면, 고객 유치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상반기 개인 해외송금액은 65억8500만달러(약 7조7031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76억4800만달러를 기록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0억6300달러 감소한 수치다. 시중은행의 개인 해외송금액 규모가 감소한 배경에는 은행권에 허용했던 해외송금업무를 핀테크업계에게 허용한 영향도 적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한패스 등 핀테크 업체는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수료와 신속한 송금처리 등으로 국내 유학생, 외국인노동자 등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장했다. 실제로 소액 해외송금기업 '한패스'는 23일, 서비스를 출시한지 약 30개월 만에 '누적 송금거래액 1조 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김경훈 한패스 대표는 "지금까지의 송금 서비스는 한국에서 해외로 송금되는 당발 서비스였다"며 "주요 국가의 현지 라이선스를 취득헤 내년부터는 해외에서 한국으로의 역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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