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맞이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여느 때와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이동 자제 권고에 따라 언택트(비대면) 추석을 보낸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성묘객 역시 줄어 거리는 한산하다. 다만 역대 최악의 불황을 맞이했던 극장가는 조금씩 활력을 찾은 모양새다. 추석 당일인 지난 1일 37만2173명이 극장을 찾으며 가족들과 정을 나눴다. 추석을 맞이해 개봉한 한국영화들은 관객 동원을 위해 기존과 다른 비대면 방식으로 영화를 홍보했다. 개봉 전 온라인 언론시사회 및 매체 인터뷰를 진행하는가하면 배우들은 관객과 소통하는 무대인사 대신 예능 프로그램을 홍보창구로 택했다.

■ 외국배우 아닌데 라이브 컨퍼런스...코로나에 홍보도 바뀌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9개월 넘게 진행되며 개봉을 앞둔 신작영화들의 홍보 방식 역시 바뀐 지 오래다. 지난 6월 개봉한 유아인, 박신혜 주연의 좀비물 ‘#살아있다’는 한국영화 중 처음으로 온라인 제작보고회를 열었다. 이후 개봉한 다수의 영화들 역시 ‘#살아있다’와 같은 방식의 홍보를 택했다.

극장 내 상영관 수용 범위 역시 49명으로 제한하면서 좌석 간 띄어 앉기는 필수사항으로 바뀌었다. 극장은 상영관 입장 전 QR코드를 통한 본인인증 절차와 소독, 열 체크 등 철저한 방역지침을 이행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대면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유튜브 등을 통한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열렸고 화상 라이브 컨퍼런스가 진행되기도 했다. 통상 화상 라이브 컨퍼런스는 내한이 어려운 외국 배우들이 외화를 홍보할 때 택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취재진과 배우들이 한 공간에 모이는 것이 어려워지며 새로운 홍보 방식으로 도입되기도 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제작보고회의 경우 행사 진행 하루 전날 사전 질문 수급을 마감한다. 영화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사전 질문을 신청해야 하기 때문에 심도 있는 질의응답이 나오기 어렵고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 아닌 만큼 궁금한 점이 생겨도 즉각 물어볼 수 없다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추석 영화인 이정현, 김성오 주연의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한국영화 최초로 라이브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온라인 생중계나 화상 라이브 컨퍼런스의 경우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취재진과 배우들의 소통이 어려워진 점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로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경우 취재진의 마이크 음질이 매끄럽지 못했고 배우들의 답변 역시 기존의 대면 행사와는 사뭇 달랐다. 배우들은 연예 정보 프로그램에서 흔히 봐 온 모습으로 질문에 대한 답을 이어가 아쉬움을 남겼다.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외에도 ‘담보’ ‘국제수사’ 등 추석 영화들은 모두 라이브 컨퍼런스 방식으로 취재진과 만났다. 비교적 현장 진행 방식은 매끄러웠으나 대면 행사에 비해 현장감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 “홍보를 안 할 수도 없고”..영화사의 고민

이처럼 추석 영화 세 편은 모두 온라인으로 홍보 행사를 진행했다. 코로나19라는 최악의 변수를 맞은 상황에서 진행한 온라인 홍보는 여러 아쉬움을 남겼다. 한 홍보 대행사 관계자는 “온라인 진행은 원활한 취재가 어렵기도 하지만 MC 섭외, 상영관 대관 등 배급사 입장에서도 고민이 많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렇다고 홍보를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단점을 보완할 방법을 강구하는 게 최선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영화 관계자 역시 “온라인 홍보의 경우 기술적으로는 어려운 게 없다”라면서도 “하지만 대면 방식의 소통이 훨씬 더 친밀감 있게 다가오는 건 사실이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홍보 방식은 배우들도 거리감을 느끼곤 한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코로나19의 상황이 호전된다면 디지털 방식보다는 기존에 진행했던 대면 방식을 진행할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브라운관 출연을 회피했던 배우들이 영화 홍보를 위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친밀감을 유도한 것은 현 상황이라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TV 출연을 기피했던 배우들이 코로나19 상황 속 무대인사나 오프라인 홍보를 할 수 없게 되자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결심하곤 한다”며 “영화의 인지도는 물론이고 대중과 거리를 좁히는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사진=해당 영화 포스터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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