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8월까지 누적 증권계좌수 증가 폭, 지난해 두 배
빚을 내서 투자하는 20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빚투에 나서는 20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빚투는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7일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넘겨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까지 20대 누적 증권계좌 수는 지난해 말 대비 240만개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신용거래 잔액 기준으로 133% 오른 수치다. 또 신규 대출액 8조2000억원에 해당하는 숫자다. 증권계좌잔고와 예수금도 각각 57%, 193%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월 말 전 증권사의 누적 증권계좌 수는 지난해 말 대비 1069만개 늘었다. 2018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459만개가 증가했던 점을 감안하면 한 해가 채 가기도 전에 누적 계좌 수 증가 폭이 두 배 이상 커졌다. 

아울러 연령별 누적 증권계좌 수를 살펴보면 40대의 누적 계좌 수가 254만개 개설되며 가장 많이 늘었다. 이어 20대가 246만개로 뒤를 이었다. 

특히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의 지난 8월 말 전체 잔액은 16조2177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76%가량 급증했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0대로 같은 기간 133%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말 1524억원 수준이던 20대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올해 8월 말 3798억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말 20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1691억원 줄었다. 

지난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코스피 지수가 1900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축소됐다. 올해도 코스피 지수가 1500대 밑으로 떨어졌던 3월 말 20대 신용거래 잔액은 1093억원에 불과했다.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는 예탁증권담보융자의 잔액 증가율은 10대가 가장 높았다. 1~8월까지 82% 확대됐다. 그러나 잔액은 98억원에 그쳤다. 이어 20대가 26% 증가하며 잔액 6166억원을 나타냈다. 

전체 연령대로 보면 오히려 지난해 말보다 18억원 줄어든 13조6166억원 수준이었다. 이처럼 20대의 계좌수와 신용거래가 늘면서 20대의 증권계좌 잔고는 지난 8월 말 기준 16조7340억원 달하며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그러나 아직 매매 결제 대금으로 사용되지 않은 증권계좌 예수금 잔액도 2조257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대비 세 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장 의원은 “올해 주가가 급등하면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많이 흘러 들어갔지만, 20대의 경우 많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의 폭등을 보였다”며 “특히 '빚내서 투자한다'는 신용거래잔액이 전년 말 대비 133% 늘어난 점은 매우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20대가 이처럼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한탕주의 때문이 아니라, 갈수록 심화되는 자산격차와 사회 전체적으로 공고해지는 불평등 속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한 것에 기인한다”며 “자산이 없어도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적 자산기반복지를 넘어 청년이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는 사회경제적 기반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1~8월 20대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3798억원 증가했다./연합뉴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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