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고덕 아르테온 보류지 4가구 두 차례 연속 유찰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시세 보다 저렴해 한때 나오는 족족 팔려나가던 '보류지'의 인기가 시들해진 모습이다. 서울의 아파트도 두차례 연속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조정장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고덕주공3단지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최근 양일간 고덕 아르테온 보류지 4가구에 대한 재입찰을 진행했지만 4가구 모두 유찰됐다. 앞서도 조합은 지난달에 보류지 10가구 입찰을 진행했지만 전용 59㎡ 4가구와 전용 84㎡ 2가구 등 6가구만 낙찰된 바 있다.

보류지란 분양 대상자(조합원)의 지분 누락 및 착오 발생 혹은 향후 소송에 대비하기 위해 조합이 일반분양하지 않고 여분으로 남겨두는 물량이다. 매각은 보통 경쟁입찰을 통해 진행되는데, 이때 조합이 제시한 최저입찰가 이상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써낸 입찰자가 낙찰을 받는다.

특히 보류지 낙찰은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데다 시세와 비교했을 때 저렴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아 알짜 투자처로 평가받는다. 때문에 작년만 하더라도 보류지는 나오는 족족 팔려나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실제로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의 2차 보류지 5가구는 한채에 수십억을 호가했지만 개별 매각 방식을 통해 전부 낙찰됐다. 5가구의 낙찰가 합계는 최저 입찰가(88억2200만원)보다 2200만원 높은 88억4400만원이었다.

올해도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7월 래미안포레스트(개포시영 재건축) 보류지 3가구가 17억5000만~18억5000만원 선에 매각됐다. 분양가(9억원)보다 약 8억원 높은 수준이었지만 수요가 몰렸다. 강남 뿐 아니다. 강북의 북아현동 힐스테이트신촌(1226가구) 전용 84㎡ 보류지 2가구 역시 각각 13억7520만원과 13억5999만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올해는 다른 양상이다. 이에 공급위축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 속 서울 내 아파트가 주인을 찾지 못하면서 일각에서는 집값이 조정장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다.

통계상으로 서울 집값의 상승세는 점차 둔화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7월 1.12%였던 서울 아파트값 매매가격지수는 8월 0.55%, 9월 0.29%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5일 기준 0.01%를 기록하며 진정된 모습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낙착지 유찰이 집값 하락의 전조로 보긴 힘들다고 설명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각종 세부담으로 인해 주택을 보유하는데 무리가 있어 상급지로 평가되는 강남3구로 수요가 쏠리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유에서 외면 받은 듯 하다"며 "고덕의 경우 강남권이라고 평가받기는 하나 강남3구와는 다른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수세가 줄어든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투자자와 실수요자가 공존했다면 이제는 각종 규제 탓 실수요 위주 매수가 가능하게 됐는데, 3기 신도시 등 공급이 남아있어 굳이 지금 매수는 안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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