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급 부족·전셋값 급등에 '전세→매매'로 선회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서울에서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드는데 반해 가격은 오르는 '기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거래가 많진 않지만 거래가 됐다하면 신고가를 기록하기 일쑤다. 거래량이 줄면 가격도 덩달아 내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아파트 거래량은 14일 기준 96건을 기록했다. 10월의 절반 이상이 지났음에도 아직 100건을 넘지 못한 것이다. 올해 6~7월 수도권을 번진 '패닉바잉'으로 각각 1만5589건, 1만655건을 기록한 뒤로 꾸준히 하락세다. 특히 9월에는 2788건으로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9월 거래량으론 최저치를 나타냈다.

보통 이럴 땐 아파트값도 하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수세가 붙질 않으면 호가가 내려가게 되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 부동산 시장의 현재 모습은 일반적인 현상과는 딴판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8월 0.63%, 9월 0.35%를 기록했다. 상승폭은 둔화되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5일 기준 0.01% 올랐다. 특히 신고가를 새로 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3단지는 전용면적 59㎡는 지난 9일 7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주택형에서 나온 가장 높은 거래가로 직전 신고가(7억1000만원)에 비해 6500만원 높은 가격에 손바뀜했다.

마포구 상암동 상암월드컵파크2단지 전용 59㎡는 지난 6일 8억6800만원에 실거래가를 찍었다. 역대 최고 가격이다.

이처럼 서울 부동산 시장은 거래량이 줄어드는데 반해 가격은 오르는 '기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유는 공급 부족과 전셋값 급등에서 찾을 수 있다. 재건축과 재개발 등 공급 부족으로 인해 집값이 올랐고, 최근 전셋값이 급등하자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돌아서면서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결국 공급은 줄어드는데 반해 서울 진입 수요는 꾸준하다"며 "그러다 보니 거래가 되더라도 신고가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임대차법으로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일부 수요자들이 매매로 눈을 돌린 탓이 아닐까 생각된다"며 "수요는 꾸준하니 이런 기현상이 한동안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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